세월이 흘러 강산이 몇번 바뀌어도 변치 않는 감동을 주는 영화 중 하나에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 볼 때 더 감동적인 장면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리라.
쥴리 앤드류스의 The hills are alive, with a sound of music~ 으로 시작하는 역동적인 첫 장면은,
맑고 투명한 산지의 초원으로 단박에 관객을 끌고 들어가는 명장면이다.
극장에서와 달리 집에서 편안히 감상하노라면, 그 노래 가사 또한 어디에나 뒷동산이 있어,
누구나 외로울 때면 산을 즐겨 찾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안성마춤이라 하겠다.
오늘 날의 아웃도어 열풍도 IMF 사태로 속절없이 실업자가 된 수 많은 아버지들이
누구나 큰 돈 없이 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소일거리로 시작한 등산에서 비롯되었다는게 정설이다.
뮤지컬을 영화화 대 히트를 시켜, 쥴리 앤드류스를 세계적 대스타로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답게,
이 영화는 가족갈등, 세대갈등, 문화갈등, 세속과 영적 욕구의 갈등, 미지의 불안 등
인생의 제반 문제들을 별다른 설명 없이 주옥 같은 노래 한 곡씩으로 녹여내어 불후의 명작이 되었는데,
노인이 되어 다시 보니, 老 수녀원장이 깊은 달관의 경지를 노래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쥴리는 어릴 때 부터 노래를 잘해 이미 스타였었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타였는데다,
어떤 클래식이나 대중가수 보다 또렷한 가사전달 능력에다 맑고 밝고 쟁쟁한 목소리라,
극 중 어린이들의 음악선생님으로는 적역이었다고 새삼 느끼게 된다.
지금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도레미 송등이 각 나라의 언어로 번안,
학예회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뮤지컬이라고 하니,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게 실감난다.
할머니가 되어버린 쥴리와, 당시 출연했던 아역들이 어른이 되어 같이 출연한 굿 모닝 아메리카 토크쇼에서,
당시 16세 역을 했었던 어린 처녀가 얼굴에 주름이 잡힌 중년의 아줌마가 되어 인생무상을 느끼게도 되나,
과거 영화 속의 풋풋했던 기억이 오버랩되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런 장면을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접근해 볼 수 있다는게 문제도 많다는 인터넷의 순기능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