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저 살바토레라는 사람을 TSR 사에 소속된
글쟁이 정도로 고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이 캠페인으로 소설 내줘. 이런 의뢰
받고 글 써주는....그래서 고만고만한 실력의
프리 라이터인줄 알았는데....
이 사람이 쓴 다크 엘프 트릴로지를
나우누리에서 번역된 걸로 봤습니다.
아아! 이 충격! 이 놀라움!
워낙 아다다 자체의 설정이 치밀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주인공의 고뇌와 사회 비판적 메세지를
함께, 그것도 극명하고 가슴 저리게 담고 있다니!!
발더스 게이트 아시죠? 거기서 나온 드리즈트라는
다크 엘프 이도류 칼잡이 기억하시나요?
워낙 강한 NPC였기에 죽이면 자랑거리가 되고..
그 강함 때문에 인상적이었던 캐릭터입니다.
바로 그 캐릭터가 주인공입니다.
드리즈트 두어덴의...태어나서 지상으로
나와서 모험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정말 이거 처음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진짜 별로 기대 안했습니다. D&D를 다룬 드래곤
랜스를 보고 실망해서. TRPG 설정으로 쓰는
소설은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이 소설의 무대.
멘조바렌잔은 지하 도시입니다.다크 엘프들의
도시고, 다크 엘프들은 거기서 거미여신 롤스를
찬양하며 삽니다. 다른 신앙은 절대 용납되지
않고, 오직 롤스의 뜻만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모계 사회입니다. 여성의 권리가
존중 받고, 남성은 하인이나 다름 없습니다.
우리 나라 조선 시대 여자 취급 받는 것보다
심합니다. 친아들이 어머니를 어머니라
못 부르고, 아버지라고 못 부릅니다.
남편은 단지 생식을 위한 도구고, 당연히
결혼제도 자체가 없습니다. 새끼 깔 때
되면 맘에 드는 남자랑 생식행위 하고,
자식 낳습니다. 아들 낳으면 초상집 분위기고,
여자 낳으면 잔치 벌어집니다.
그리고 오로지 욕망과 경쟁만이 미덕으로
추앙 받습니다. 진짜...살기 싫은 사회입니다.
여기서 태어난 드리즈트...그는 자신의
순수함과 선량함을 더럽히려는 사회의 끝없는
도전을 받으며..고뇌하고 자아를 찾아 갑니다.
정말...현실 사회와 비슷합니다.
개인의 이상과 꿈을 짓밟고 사회적 기능만을
강요하는 현실과 지하도시 멘조바랜잔은
쌍동이 같습니다. 멘조바랜잔의 학교 시스템도
현실과 비슷합니다. 멘조바랜잔의 학교에서
다크 엘프 소년들은 경쟁을 통해 비정해지고,
어른의 방법을 배우며 더욱 사악해집니다.
드리즈트는 겉으로는 런 사회 시스템에
수긍한 척 하면서....끊임 없이 고뇌하고
자아를 찾으려 합니다.
판타지 모험소설이라기 보다는 거의 판타지
성장 소설 같은 느낌이 나네요....
진짜 드리즈트...오래간만에 보는 매력 넘치는
캐릭터 입니다. 그리고 드리즈트가 아저씨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아버지 자크와의 애증과
자크의 드리즈트에 대한 애틋한 부정...
가슴 아픕니다.
멘조바랜잔에는 아버지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자크는 아들 드리즈트가 현실의 괴리와
양심의 가책으로 고뇌하는 것을 보지만
제대로 충고 한마디 조차 해줄 수 없어
가슴 아파하고....(감시 당하고 있어서 )
하여튼 보십시오. 나우누리 SF/판타지 란에
가면 다크 엘프 이야기라고 있습니다.
이거 출판되면 살 겁니다. 멋지다 진짜...
아. 멘조바랜잔의 교육 내용을 보면 과거
우리 나라의 반공 교육이랑 판박이! 입니다.
보면 압니다. 나중에 드리즈트가 자신이
교육 받고 믿고 싶었던 진실이 거짓이었음을
깨달는 장면...아...감정이입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