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 전 몇 분의 지인이 좋은 영상이라고 Finding Star에서 소개한 “깃털의 힘은 검보다 강하다.”는 동영상을 보내왔다. 보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감명 깊게 영상을 감상했고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글을 쓰려 한다.
영상 내용은 아프리카와 유럽 크로아티아에서 일어난 철새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도 황새가 있으나 멸종위기이다. 우리나라 황새와 유럽 황새는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황새(oriental stork, 학명: Ciconia boyciana) 라고 부르나 유럽의 황새는 부리가 빨간 암적색이어서 홍부리황새(Ciconia ciconia)라고 부른다. 깃털은 까맣고 몸통의 털은 흰색이다.
유럽의 황새는 봄에 유럽 지역에 와서 번식하고 북반부의 겨울이 되면 아프리카 남부 주로 남아공 지역에서 월동하고 봄에 다시 돌아오는 철새이다. 그러니 그 거리가 만만하지 않다. 아프리카 대륙 남북의 길이는 대략 8,000km이니 아프리카 북단에서 지중해를 건너서 아드리아해 북쪽의 크로아티아까지 가려면 상당한 거리가 될 것이다. 영상에서는 16,000km라고 소개하지만, 원본 영상에서는 8,000 miles이라 했으니 12,800km로 보면 될 것 같다.
이런 거리를 황새가 이동하는데 편도 약 30여 일이 걸리는 모양이다. 그러니 일 년에 두 달은 길에서 보내게 되겠지, 그 여정에서 일어나는 황새와 인간의 갈등이 이 영상의 주된 문제 중의 하나로 보인다. 아프리카 북부의 리비아(Libia)를 통과하는 200km에서 장총을 가진 수렵(狩獵) 군들의 횡포로 1년에 200만 마리(이 수 자는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를 의미한다고 보인다)의 황새가 희생된다고 한다. 인간의 횡포이지, 아프리카의 맹수, 코끼리 등의 멸종위기는 모두 인간이 자초한 것이니, 인간이 얼마나 잘못했는지를 알게 된다.
크로아티아 공화국(Republic of Croatia)의 사바강(Sava River, Croatia 지도에서 확인) 변에서 낚시하던 스테판 보카치(Stefan, Vokach) 씨는 1993년 총기에 의해 다친 황새를 발견하게 된다. 황새를 집에 데리고 와서 치료해주고 먹이를 잡아서 먹여 상당히 상처가 호전되었지만, 황새는 날을 수가 없었다. 이 황새는 암컷이어서 스테판 씨는 이름을 마레나(Malena)로 지었고 8년을 한결같이 물고기를 잡아 먹이면서 돌보아 왔다. 크로아티아에서 황새는 “생명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 집 지붕에 마레나의 둥지를 짓도록 해 둥지에 살면서 스테판 씨는 마레나를 돌보아왔다. 대단한 노력이다. 이들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마레나를 돌보기 8년째인 2001년 봄, 마레나 둥지에 수컷 황새가 날아들었다. 스테판 씨는 이 수컷에게 클렙톤(Klepton)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장애가 있는 마레나를 클렙톤이 받아들일까? 의구심이 있었으나 둘은 아주 다정한 부부가 되었다. 클렙톤은 마레나에게 물고기를 잡아다 먹이게 되니 스테판 씨가 하던 일을 클렙톤이 하게 되었다.
크로아티아에 가을이 찾아올 때 홀연히 클렙톤이 사라졌다. 그리고 돌아 오지 않았다. 스테판 씨와 마레나는 크게 실망했었다.
그러나 클렙톤은 그다음 봄에 둥지로 돌아왔다. 유럽 황새는 가을에 떠나서 아프리카 남부지역까지 날아간다. 그리고 거기서 월동하고 봄이 되면 다시 돌아온다. 스테판 씨는 철새의 이동을 모르고 있었다. 북반부인 유럽의 봄에 번식하고 북반부의
겨울엔 남반부 아프리카 남부지역에서 월동하고 돌아온다.
이런 주기적 이동을 하면서 15년을 계속 클렙톤은 마레나와 가족을 이루며 살았다. 그간 마레나와 클렙톤은 새끼 60여 마리를
길러서 내보냈다. 그런데 2016년에 클렙톤이 돌아올 날이 지났는데 오지 않아서 스테판 씨는 황새의 이동 경로를 조사하게 되었고 황새가 이동하는 경로 중 아프리카 북단의 리비아(Libia)를 통과하는 200km 지역에서 장총을 가진 수렵꾼들에 의해 이동하는 철새가 1년에 200만 마리가 희생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테판 씨는 클렙톤 둥지에서 클렙톤의 깃털을 하나 채취해서 그것을 펜으로 해서 리비아 미셀 아운(Michel Nain Aoun, 1935- , 2016-2022 재임)대통령 에게 탄원서를 썼다.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클렙톤과 마레나의 사랑 이야기를 쓰고, 이들이 새끼 60여
마리를 길러서 내보냈다는 것, 그리고 인간에 의해서 철새가 살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대통령이 직접 철새 보호에 나서기를,
그리고 클렙톤의 깃털로 이 글을 썼으며 대통령께서도 문서에 이 깃털로 서명해 주기를 탄원했다.
이 일로 클렙톤과 마레나의 사랑 이야기는 세계여론에 알려졌고 “21세기의 love story”로 간주 되었다고 한다. 아운 대통령도
크게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클렙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마레나 둥지에 CCTV를 설치하고 이 영상은 시민광장
모니터에도 연결되어 모든 시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얼마 지나서 여러 곳에 상처를 입은 클렙톤이 둥지로 돌아와서 온 시민이
열광하였다는 love story이다.
스테판 씨의 리비아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로 리비아에서 수렵 금지 조치가 취해졌다고 한다. 이런 노력이 1년에 200만 마리의 황새의 생명을 살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깃털의 힘은 검보다 강하다. (feather is mightier than the sward)
인간은 철(鐵)을 생산하고, 철강(鐵鋼)을 만들고, 정밀기계기술을 개발하고, 고성능 망원경을 부착한 총을 만들고 동물을 마음대로 살육해 왔다. 아무 죄책감도 없이, 재미로, 돈벌이를 위해서, 식용으로 쓰기 위해서 그리했다. 결과는 자연을 교란한 것이다.
동물의 종과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아프리카이다. 인간이 이곳에 가니 맹수들이 멸종하고, 멸종위기에 빠지고, 코끼리 같은 동물이 멸종위기에 처하니 인간이 지은 죄이다. 사람이 있는 곳에 자연의 아노미 현상이 일어나고, 파괴가 일어난다.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 아니다. 지구는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공유(共有)이다. 인간의 탐욕은 많이 소유하고 누리려 한다.
그만큼 다른 생명체에 위축이나 멸종을 가져온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인류 역시 종말을 맞겠지, 인류의 산업혁명은 지구를 병들게 하였고 지구 전체가 위기를 맞게 되었다. 늦었지만 스테판 씨가 보인 사랑은 우리가 모두 가져야 할 자세이다.
더 늦기 전에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 분명한 것은 자연에 순응하지 않으면 멸망한다는 것이다.
2024년 6월 7일(금)
김정권
대한예수교 장로회
대구침산제일교회 원로장로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첫댓글 봄에 유럽 지역에 번식하고 겨울이 되면 아프리카 남부 주로 남아공 지역에서 월동하고 봄에 다시 돌아오는 철새인 홍부리황새(Ciconia ciconia) 마레나(Malena)와 클렙톤(Klepton)의 사랑에 감동합니다.
다쳐서 나르지 못하는 암컷 마레나(Malena)와 15년간 먹이를 잡아다 주는 숫컷 클렙톤의 사랑에,
그래서 마레나와 클렙톤은 새끼 60여 마리를 길러서 내보내며 가족을 이루워 사는 사랑에 감동합니다.
그러다 숫컷 클렙톤이 오지를 않습니다. 아프리카를 통과하는 지역에서 장총을 가진 수렵꾼들에 의해
희생당한 까닭입니다.
이에 철새 보호자 스테판 씨가 클렙톤의 깃털을 하나 채취해서 그것을 펜으로 해서 리비아 미셀 아운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냅니다. 보낸 탄원서로 리비아에서 수렵 금지 조치가 취해집니다.
‘깃털의 힘은 劍보다 강하다’는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늘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김교수님의 글에 감명받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