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이승환(36)은 미국에서 7집 음반을 녹음하던 중 계란요리를 접했다.계란찜 계란말이 계란부침 등….
김이 모락모락나는 계란요리를 보면서 이승환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바로똑같은 계란일지라 해도 요리 방법에 따라 각양각색의 맛과 형태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럼 대중음악은 어떨까? 그 역시 마찬가지다.대중음악도 음악성만 잘 받쳐준다면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음악팬들의 미묘하면서도다양한 취향을 한꺼번에 맞출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승환이 발매한 7집 음반에는 이 같은 그의 생각들이 잘 스며 있다.그래서 앨범 타이틀 또한 ‘에그(egg)’.
이를 계기로 이승환은 대중과 대중음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말한다.이승환의 이번 7집 음반에는 대중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과함께 이승환 자신이 새롭게 지향하는 록음악이 다수 수록돼 있다.
대중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들은 그동안 이승환이 추구해온 감미로운 ‘이승환식 발라드’다.이에 비해 이승환이 새롭게 지향하는 록음악에는헤드뱅잉의 충동을 느낄 수 있는 철저한 록음악들이 자리하고 있다.이를 두고 이승환은 동서양의 정서가 절묘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음반에서 두가지 부류를 동시에 충족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죠.그래서 이번 음반은 그 어느 음반보다 정밀하게 짜여 있습니다.악기 선택에서 소리 배열까지….사운드적인 측면에서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라는 의문을갖고 음악을 듣는다면 훨씬 더 다양한 소리의 세계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승환의 다양한 음악적인 연출은 노랫말에서도 나타난다.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정서를 고루 대변했다.사회참여적 성격이 강한 공격적인 가사가 있는가 하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유치한 가사에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노랫말이 그의 음반에 수록돼 있다.
타이틀곡 ‘잘못’(이승환 이지은 작사·이승환 유희열 작곡)은 이승환의음악적인 변화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 발라드곡이다.최대한 감정을 자제하면서도 음악적인 감동은 최고조로 이끈 이승환의 재능에 감탄을 느끼게 하는곡이다.
이승환은 이번 앨범에 그 어느 때보다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23곡의 수록곡 중 19곡을 작곡했고 20곡을 작사했다.앨범 재킷 디자인은 물론 의상 헤어스타일 공연연출 기획 등도 스스로 해냈다.
이번 7집은 양과 질적인 면에서 블록버스터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국내는 물론 미국 체코를 오가며 진행된 앨범녹음에는 모두 500여명의 음악스태프가 참여했고 체코 현지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영화 ‘스타워즈’제작팀이 직접 참여해 화제가 되고 있다.
“2년 만에 낸 음반입니다.제 인생의 전환점을 제공해 주는 앨범이라 해도과언이 아닙니다.”
‘라이브의 황제’ 이승환은 오는 23∼25일,29∼31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7집 음반 발매기념 콘서트를 연다.올해를 마감하는 최고의 이벤트를준비하고 있다.이승환.그의 끝없는 도전은 항상 풍성한 화제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