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부천 중·상동신도시 아파트 입주자들이 ‘아파트 제값 받기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중·상동 입주자 동호회 게시판에는 중·상동 아파트값이 저평가돼 있다며 매물을 내놓을 때 시세보다 1억~2억원가량 비싸게 내놔야 한다는 일부 입주민들의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중·상동 일부 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집값 담합 아파트’에 포함되기도 했었다.
일부 회원들 게시판 통해 담합 부추겨
지난해 극심했던 부천 중·상동 일부 입주민들의 집값 담합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로 옮겨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게시판 글을 통해 1기 신도시인 분당이나 일산 등지에 비해 중·상동 집값이 터무니없이 낮다며 집값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서 카페 회원들에게 매물을 내놓을 때 시세보다 1억~2억원가량 비싸게 내놓으라고 주문한다. 또 매물을 싸게 팔려는 부동산중개업소나 집값 담합에 비협조적인 중개업소에는 매물을 주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들은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이 ‘집값 담합’이 아니라 ‘제값을 받기 위한 주민들의 단합’이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게시물들이 최근 1~2달 새 크게 늘었다. 한 입주민은 동호회 게시판을 통해 “단지 내는 물론 단지와 떨어진 곳(중개업소)을 방문해 주민들이 내놓은 시세에 중개하겠다는 부동산들만 4곳 정도 선정해 매물을 내놔야 한다”며 “비협조 중개업소에는 절대 매물을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협조 중개업소는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비협조 중개업소 명단을 게시판에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면적형별로 구체적인 매물 가격도 제시돼 있다. 중동의 경우 105㎡형 5억, 161㎡형 8억5000만~9억원, 198㎡형 11억원에 매물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일부 입주민 바람일 뿐?
현재 중동 아파트값은 105㎡형이 3억7000만원 선, 161㎡형이 6억4000만~6억5000만원 선, 198㎡형이 7억5000만~8억5000만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같은 일부 입주민들의 집값 담합 부추김은 인터넷상에서만 공허하게 울릴 뿐이다. 중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담합이 심했는데 요즘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최근 일부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은 그저 그들만의 바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또 다른 중개업소 사장은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안 되는 마당에 담합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매물은 계속 나오는데 거래는 안 돼 중개업소마다 매물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주(10월 1일~5일) 중동 아파트값은 0.82% 올랐다. 최근 몇 주 동안 보합세를 유지해 오다 지난 주 들어 크게 오른 모습이다. 반면 같은 1기 신도시인 분당(-0.02%)ㆍ일산(-0.03%)ㆍ산본(-0.05%) 등지는 하락세를 보였다.
1기 신도시 5곳 중 유독 중동만 상승세를 탄 셈이다. 중도 K공인 관계자는 “지난 주 중동 아파트값이 오른 이유는 중소형 아파트값이 소폭 오른 때문”이라며 “매물이 시세대로 나오는 만큼 지난 주 주간 상승률은 담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