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 했던 약속대로 9월 첫주에 웅진리로 가서 웅진2터널 오른쪽 급사면을 치고 456봉으로 올라가지만 그 흔한 발로차 버섯과 싸리도 하나 보이지않아 날씨가 건조해서 아직 능이가 나오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절기가 변해 한결 선선해진 바람을 맞으며 뚜렷한 산길 따라 봉우리들을 넘고 주민들의 사면 길을 눈여겨보며 능이를 찾다가 쓰러진 나무 한그루에서 실한 표고를 수확하고는 욕심을 버리고 도솔지맥의 806봉 헬기장으로 올라간다.
청명한 날씨에 펼져지는 가리산줄기를 바라보며 월명현으로 올라가 러시아 청년들이 낀 인부들을 만나 양구에서 지내던 이야기를 나누다가 외딴 정자를 지나 등산로 샘터에서 라면을 끓이고 짭짤한 자반고등어를 안주로 술을 마시며 망중한을 즐긴다.
도솔지맥으로 붙어 내려오는 등산객들을 지나쳐 작년에 능이를 땄다던 자리를 두리번거리다 해발이 높아지며 나타난 잡버섯들을 구경하며 날개 달린 개미 떼들이 점령하고 있는 사명산(1198.1 m)으로 올라가니 오랜만에 깨끗한 조망이 펼쳐져 감탄사가 나온다.
짓푸른 파라호 너머로 대암산과 설악산 그리고 일산과 청평산을 휘휘 둘러보다 정상에서 바로 밑으로 떨어져 소담스럽게 꽃을 맺고있는 큰 더덕들을 지나서 잡목들을 헤치며 계곡 최상단으로 내려가다가 왼쪽의 등로로 올라선다.
맑은 물이 철철 쏟아져 흐르는 계곡 따라 항상 지겹게 느껴지는 돌밭 길을 지나 임도를 건너고 백구 한마리가 맹렬하게 짖어대는 선정사로 내려가 늘 하던 그 자리에서 차가운 물에 땀에 찌들은 몸을 딱고 옷을 갈아입는다.
도로 가의 많은 펜션들을 바라보며 웅진면사무소를 지나고 46번 국도의 웅진2교로 되돌아가 실속 없는 산행을 마치고는 바로 도착한 동서울행 버스로 남춘쳔 역 앞의 짬뽕 전문 집으로 달려가지만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해 오늘도 역시 헛탕을 치고만다.
첫댓글 암튼 요즘 시야가 좋아서 어디서나 보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예 아주 조망이 좋습니다. 시간 되면 같이 다니시지요...?
이제 맑고 푸른 가을하늘아래 멋진 조망속에 잘 다녀오신 산행기로 대리 만족합니다,.수고하셨습니다 ^^**
예전 양구에서 군 복무 할 때 간부들만 모여 단독 군장으로 사명산 오르다가 탈진했던 기억이 납니다.^^
와~ 조망 끝장입니다. 날이 참 청명하네요.
날이 참 좋았습니다...
목적산행이었는데 별볼일 없었나 보군요....ㅎ 나도 양구에서 군생활할 때 통신선 깔러 사명산 몇번 갔었는데...
백두산부대...^^ 2사단 유격장 계곡이 끝내주더군요.
감 형님은 통신병이었나봐요.
난 방위라 그런 개고생은
안했어요 ㅎ
@ddc. 21사단 양구북쪽 최전방사단 통신대 가설병....에고 고생한 것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에 몸서리가.....ㅎ
ㅎㅎ 눈물에 목이 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