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죽 - '환자식'고정관념깨고,'죽명품화'로 성공가도열다
“죽 쒀서 개 준다”는 말이 있다. 또 어떤 일이 뜻대로 잘 되지 않으면 ‘죽 쑤고 있다’고 말한다. 죽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는 말들이다.
죽 전문점 본죽(www.bonjuk.co.kr)은 이러한 죽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고 블루오션을 개척한 중견 브랜드다.
2002년 9월 9일 서울대병원 옆 이면도로에서 30여 미터 들어간 곳의 2층에 첫 점포(대학로 본점)를 열었다. 상가의 수요가 없는 후미진 곳으로 이전 2년 사이 들어선 점포가 네 차례나 연이어 망한 곳이었다.
개업 첫날 올린 매출은 12만5000원이 전부였다. “죽은 환자나 노약자가 먹는 것 아니겠어?” 하는 고정관념의 벽은 높았다. 당시만 해도 이 죽 전문점이 연간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프랜차이즈로 성장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창업 5년차에 접어든 현재 대학가, 오피스텔 상권, 아파트 상가 등의 동네 상권까지 전국 어디에서나 ‘본죽’ 간판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죽 전문점이 됐다.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연 평균 100여 개 매장을 열어 현재는 전국 750여 개 가맹점을 거느리게 된 것이다.
김철호 본죽 대표는 “죽 전문점은 창업 전 창업컨설팅(맛깔컨설팅)을 할 때부터 창업 준비자들에게 추천해온 업종이었지만 대부분 ‘어림도 없는 소리’라며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본죽은 건강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 권하는 음식이 가장 좋은 건강식이라는 역발상으로 새롭게 시장을 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본죽의 성공 키워드는 ‘죽의 명품화’. 죽을 전통건강죽, 영양맛죽의 다양한 메뉴로 세분화하고, 개인별로 일일이 맞춰주는 ‘맞춤죽’으로 고객층을 넓혔다.
현재 본죽 고객의 70% 이상이 20~30대 여성. 건강을 높은 가치로 받아들이고 웰빙 문화에 민감한 젊은 여성의 눈높이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영업방식도 달랐다. 기본 평수 12~13평 정도의 여느 소형 점포들이 배달에 큰 비중을 두는 것과 달리, 본죽에는 배달이 없다. 배달을 하게 되면 자칫 가맹점간 상권 구분이 모호해지고 원칙을 지키는 영업보다는 과당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본사의 견해다.
대신 포장판매 비율이 높다. 대략 750여 가맹점 평균 45% 선. 포장판매 비율이 높다는 것은 점포가 작아도 매장당 매출율이 타 점포보다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점이라는 설명이다.
본죽의 경우 마진율에서도 유리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한식은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35~50%, 분식류는 약 35%를 재료 원가로 보는데, 본죽의 경우 고급 재료를 사용하지만 1인당 객단가(1인당 6500원)에 비해 원가비율은 30% 미만으로 낮아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이 보장된다고 한다.
현재 가맹점주 1인이 2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례가 전체 가맹점의 약 40%, 가맹점 폐업률이 1%가 채 안 된다는 점에서 외식 창업 준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창업 비용은 15평 기준으로 5500만원, 10평 기준으로는 4600만원선(점포 임대비 제외)이다. 그러나 이미 전국적인 가맹점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틈새 시장을 제외하면 신규 가맹점을 내주지 않고 있다. 본죽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선 기존 가맹점을 인수하거나 신도시 등의 새로운 상권을 찾아야 한다. 내년부터는 기존 가맹점을 중심으로 죽 시장의 규모를 늘리는데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김 대표는 “죽을 먹지 않던 사람이 죽을 한번 두 번 먹게 되고 한번 먹은 사람이 두 세 번 먹을 수 있도록 죽에 대한 수요를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본죽 뿐 아니라 죽 시장 전반적으로 수익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본죽을 대신해 현재 예비 창업자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문은 ‘본비빔밥’ 가맹점 사업이다. 2006년 7월 브랜드 출시 이후 전국에 42개 가맹점을 오픈했으며, 하반기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가맹점도 14개에 달하고 있다.
“제2 브랜드는 실패한다”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징크스를 깨고 선전 중이다. 현대적인 인테리어 속에 전통이 함께 살아 숨쉬는 ‘전문 까페’를 지향, 본죽과 마찬가지로 20~30대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본죽의 노하우를 그대로 접목했다는 평이다. 본비빔밥의 경쟁력으로는 한치비빔밥, 수삼비빔밥, 버섯불고기 비빔밥 등 다양한 비빔밥의 16가지 메뉴를 고급화했다는 점이 으뜸으로 꼽힌다. 또 비빔밥이 경기 흐름이나 유행의 변화를 타지 않고 꾸준한 소비 트렌드를 유지하는 음식이라는 점도 안정성 면에서 눈 여겨 볼 만하다.
마진율도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고급 카페 분위기의 한식 레스토랑으로 주류를 취급하지 않으면서도 순수 마진율이 35%에 달한다고 본사는 밝힌다. 또 주방의 조리 과정을 최대한 간소화한 쿡 리스(Cookless) 시스템을 도입, 인건비 지출 면에서도 타업종에 비해 낮다.
창업 비용은 매장 평균 15평 규모에 6350만원선(점포 임대비 제외).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서울 관철동 본사 회의실에서 창업 설명회를 열고 있다.
김 대표는 “비빔밥은 한 그릇 속에 모든 영양소가 들어있으면서도 칼로리가 높지 않아 채식주의와 다이어트에 좋은 웰빙 음식”이라며 “서구식 패스푸트가 갖추지 못한 영양이 고루 담겨 있으면서도 조리 시간이 짧다는 점이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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