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중학생이 되는 아들과 함께 했던
수 많은 시간들과 추억들을 지금 다시 떠 올려보니
행복했고 의미 깊었던 여행과 활동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장애인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인식을 가지게 해 주었던
-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 아동들과 함께 2박3일 동안
국립 평창 청소년 수련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 어우러지기 캠프”가
- 우리 가족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도
깊은 의미를 남긴 활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캠프는 안양시 가족봉사단의 게시판을 통해서 행사 내용을
알게 되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캠프 참가 전,
가족 모두의 단합된 마음과 도움이 함께 어우러지지 않으면
2박3일의 일정을 소화해 내기가 힘들다고 생각 되었기에
아들이 선뜻 동의해 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무른 말도 없이 흔쾌히 동의해 주어서
기쁜 마음으로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얼마 전에
가족이 함께한 미국 여행을 통해서
장애인과 자원 봉사활동에 대해
나름대로 느꼈던 점이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미국 여행 중 여러 곳을 다니면서
장애인을 위해 마련된 편리하고 세심한 시설들과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여러 곳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자원 봉사자들을 보면서
자기 나름대로 느낌과 생각이 남달랐나 봅니다.
그 나라의 장애인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외출하기가 정말 힘든 곳도 쉽게 다닐 수 있게
여러 가지 편의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는 것을 보고서,
그리고 장애인 관람객이 편히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맨 앞자리에 넓은 공간을 마련해 주며
여러 자원 봉사자들이 도움을 주는 것을 보며
참 놀랍다는 말을 여러 번하곤 했었는데
그때의 경험들이 2박3일 동안 별다른 불평 없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 같았습니다.
2박3일 동안 저희 가족과 함께 생활 할
세 아이들이 모두 정신지체 장애인이어서
다소 힘들고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캠프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러나 2박3일 동안
세 아이들을 통해 느끼고 깨달은 것이 참 많았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는 말들을 수도 없이 들어왔고,
제 아들에게도 그렇게 말해 왔지만
제 마음에는 그들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많이 자리 잡고 있었나 봅니다.
그 애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제가 가장 놀랐던 점은
아이들이 티 없이 맑고 밝은 것이었습니다.
그 애들이 불행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한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어찌 보면 정상인(?)의 기준과 잣대로 그들을 재단하여,
몸이 불편하고 사고력이 다소 떨어지니
우리보다는 불행하겠거니 생각하며
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리고 어쩌면 그들이 진심으로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할 것이라는 우리의 짐작 하나만으로
우리들이 만든 행복의 기준과 틀 안으로
그들을 밀어 넣으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캠프 가기 전에 불안한 마음이 들어
아들에게 이것저것 사전 교육을 시키다 보니
아이 자신이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며
초초해 하는 것처럼 보여 걱정이 되었는데,
첫날 저녁 식사로 오므라이스를 만들면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것을 보며
아이들에게는 장애란 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캠프가 끝난 후
캠프에 대한 소감을 쓴 아들의 글을 보고서
저희 부부는 “백문이 불여일견” 이란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쓴 글을 여기에 옮겨 보았는데,
2박3일 동안 장애 아동들과 함께 지내면서 저희 가족이 느꼈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 텔레비전에 나오는 장애인들을 보면
나와 많이 다르게 생겨서
생각하는 것도 많이 다른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서 장애인 친구들과 지내보니
그 친구들도 나처럼 “웃찾사“ 를 보고 웃었고,
컴퓨터 게임 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리고 나처럼 수영장에서 물 장난치고 노는 걸 무척 좋아했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 노래도 많이 알고 있었다.
이 친구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몸이 조금 이상하게 생기고
말도 조금 이상하게 해서
처음에는 어색하였으며,
내 친구들과 많이 다른 줄 알았는데
같이 지내다 보니 별로 다른 것이 없었다.
여기서 친구들과 지내면서
진짜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다.
다음에 또 오고 싶다.
그 친구들을 다시 꼭 만나고 싶다.
세상 사람들,
이제부터 장애인을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마세요.
우리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편견을 버려 주세요.
첫댓글 소중한 체험을 하셨네요. 우리는 일상에서 직접 경험하지도 않은 채 듣는것만으로도 다 아는것인양 생각하지만, 체험을 통한 느낌만큼 하겠는지요. 로빈훗 가족의 좋은 경험이 2006년에도 주위를 향그럽게 하시길...
체험과 현장학습을 통한 자녀교육 모습을 잔잔한 감동으로 읽었습니다. 아드님이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잘 쓰신 글 많큼이나 인상도 좋으신 가족이시네요. 단란하신 가정에 즐거움이 늘 함께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