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가정마다
함께 식사하는
겸상(兼床)의 그림은
아름다움의 극치이고
더할 수 없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전통 모습이다.
그 중에,
밥과 국을
정성스레 맛나게 뜨서
노부모님께
가장 먼저 드리는 것은
두 말 필요없는
아주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
그런데,
유달리
자식이 귀한 집에는
어린이집 다니는
손자손녀(孫子孫女)가
너무나 귀엽고
자랑스럽다면서
밥과 국을
가장 먼저 뜨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밥과 국을
서열 순서대로 뜨야 되는
중요한 의미가
하나 더 숨어 있다.
어른들을 공경하는
예의 차원 보다
훨씬 앞서는
밥과 국을
가장 먼저
내 놓는다는 의미는
언제
어느때
나이 순서대로
이별(離別) 하자는
가족들간
무언(無言)의 약속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생각 해서도,
일어 났어도,
안되는 일 이지만
만약,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먼저 앞세우는
그러한 황망한 일은
상상해 보는 자체가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에는
반드시 지켜야 되고
반드시 지켜져야 할
차례와 질서가
있음을 뜻하는
오륜(五倫)의
장유유서(長幼有序)가
우리들의 눈 앞에
시퍼렇게 살아
작동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세월따라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죽을 확률이
점점...
갈수록...
높아 가기도 하고
죽음에
한걸음씩 다가선다는
싸늘한
자연적 현상이기도 하다.
밤 하늘에
선명하게 자리잡은
국자 처럼 생긴
북두칠성(北斗七星) 맨 끝자락
파군성(破軍星)에는
인간의 수명과
인간은 건강을 관장하시는
파군성군(破軍聖君)께
나는
가장 관심이 많고
묻고 싶은 것도
참 많으며,
언제
어디서나
북두칠성으로
되돌아 간다는 생각을
항상 되뇌인다.
이별(離別)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부부(夫婦)와의 이별
형제(兄弟)간의 이별
친구와의 이별
이웃간의 이별
동물과의 이별...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고
어느 하나라도
슬프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데,
사랑과 이별(離別)은
불가분의 관계 일지도 모른다.
자신도 모르게
빠져드는 사랑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랑은
심오(深奧)한
죽음과 이별을 낳기 때문이다.
어느것도
의지대로 되는 것은 없다.
다만,
죽음에 대한
이별의 순서(順序) 이다.
사람은
순서대로 태어나지만
죽음은 그렇지 않기에
더욱 슬픈 것이다.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어 있음에도
사랑과 이별은
이렇게 쉼없이 매일같이
연필이 부러지면
다시 연필을 깎듯이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이별에 대한
나의 자세는 무엇인가?
죽음의 고통이
연속 동반 할지라도
사랑과
이별을 항아리에 담아
과감하게
순리(順理)에 맡기는 것!
한마디로,
Let it be...
Let it be...
사람에게는 누구나
복원력(復原力)이 있어
이별속에
자신만의 예술성과
사랑속에
자신만의 창의성으로
자연적 스스로
치유(治癒)될 수 있다는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비위사비(非爲死悲)
노가비야(老可悲也)
죽는 것이
슬픈게 아니라
늙어간다는 것이
더 슬프지는...
게다가,
기온은 떨어져
따뜻한 것만 찾게 되는
시간들이
더욱 그러하다.
오늘도,
항상
감사하고 감사하다.
甲辰年
九月 第二十七天
寓居泗川 灑落堂
律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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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는 것...
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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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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