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의 구정리 수로에서 눈폭탄 맞고
게다가 다음 날부터 강추위가 몰려 온다기에
무안 보다는 조금 덜 추운 해남권을 찾아갑니다.
해남 연호리에서 낚시하시던 지인분과 통화가 되어
씨알 좋은 붕어가 나온다는 포인트를 안내해 주어 찾아갑니다.
짐을 어느정도 옮겨 놓았는데 강풍이 불기 시작하여
뒷바람이 부는 곳을 찾아가 보기로 합니다.
몇몇곳을 둘러 보고 뒷바람에 잔잔한 곳이 있어 이동합니다.
그리고 서둘러 대를 펴는데...
바람이 옆바람으로 바뀌며 2박 일정의 고행을 예고합니다.
대편성중에 해가 지고 있습니다.
바람은 강풍이고 기온은 급강하 합니다.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대편성을 마저 하던중 입질을 받았습니다.
일렁이는 파도 속에서도 정직하게 찌를 올려줍니다.
첫수로 고맙게도 턱거리 월척이 나와 줍니다.
바람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오기로 버텨 보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밤이 깊어지며 함박눈이 쏟아집니다.
더 이상은 버티기가 힘듭니다.
강풍에 흔들리는 텐트 속에서 밤을 지샜습니다.
다음날 아침입니다.
동이 트며 바람이 잦아든듯 합니다.
밤사이 내린 눈이 많이도 쌓였습니다.
그리고 영하7도까지 떨어진 기온에 낚시대를 만지기도 싫습니다.
떠 놓은 물도 꽁꽁 얼어버려 강추위를 실감합니다.
그나마 바람이 약해 지면서 낚시는 가능했습니다.
밤새 강풍이 불면서 본류권은 얼음이 얼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없는 날은 영하 1도에도 얼음이 잡혀 낚시를 못합니다.
밤새 많은 눈을 내린 먹구름도 어느정도 물러간듯 합니다.
해가 뜨려고 동쪽 하늘이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다시 시작된 폭설...
세상을 백지로 만들어 버립니다.
눈이 오던가 말던가 사람 입질이라도 해야되기에
바로 옆에 있는 본부석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다시 눈이 그쳤습니다.
다음날까지 도깨비 같은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오전 9시가 지날 즈음 다시 입질이 들어 옵니다.
이번에도 월척급 붕어입니다.
눈발이 날리기는 하지만 바람이 죽었습니다.
기회는 바로 지금...
부지런히 떡밥을 갈아주며 낚시를 이어 갑니다.
에라이~~
뭔 심술이더냐?
그 새를 못참고 다시 함박눈이 쏟아집니다.
그래도 입질은 합니다.
이번에는 32cm에 육박하는 멋쟁이 월척 붕어입니다.
눈은 오는데 해도 떠 있습니다.
이거야 원...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날씨입니다.
이후 바람이 바뀌면서 다시 낚시를 포기합니다.
밤이 되며 다시 강풍이 불어옵니다.
결국 밤낚시도 하지 못하고 잠만 푹잤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보니 바람이 잦아 들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붕어가 한마리 나옵니다.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고는 있지만 뒷바람이라 낚시하기는 좋습니다.
다만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힘들게 합니다.
수초가 있는 앞쪽은 얼음이 얼어 있지만
바람이 불면서 찌가 서 있는 곳은 얼지가 않았습니다.
다시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이날 동출했던 조우들은 낚시를 못했습니다.
강추위와 강풍 그리고 폭설...
이런 날씨에는 쉬는것이 맞을것 같습니다.
해가 떠 오르고 있습니다.
일행들이 낚시를 포기하고 철수 하겠다고 합니다.
한명은 겨울낚시에 장비가 부족해서 힘들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명은 집안에 일이 있어 철수했다 다시 내려온다고 합니다.
저도 철수를 결정합니다.
그래도 해는 떠 오릅니다.
철수도 어렵습니다.
모든것이 얼어버렸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철수를 시작했지만
오전 11시가 다 지나서야 어느정도 철수가 이루어 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텐트와 좌대등이 남아있습니다.
어렵게 철수를 마쳤습니다.
저의 2박 일정에 나온 붕어들입니다.
큰 붕어도 없지만 잔챙이 붕어도 없습니다.
고만고만한 붕어가 악천후에서도 나와 주었습니다.
어렵게 겨울낚시에 도전했던 반딧불님.
낚시도 못하고 조기 철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매년 해남권을 찾고 있지만 이번처럼 힘든 낚시는 처음인듯 합니다.
암튼 일행들과 같이 철수를 하고 저혼자 다른곳을 찾아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