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여행 (양곤서신-182호 190923)
올해도 어김없이 졸업여행이 있었습니다. 오는 27일이면 우리 신학교가 2007년 12월 개교한 이래 9번째 졸업식(유아교육과는 3번째)이 있게 됩니다. 그 열흘 전에 졸업생 18명이 저의 인솔 하에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코스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미얀마에서 자연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미얀마 중부 샨주에 위치한 인레호수와 그 주변이었습니다. 인레호수의 수면은 해발 약 900m이고, 호수주변에는 1,300~1,500m 의 산봉우리들이 호수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인레호수가 자연경관으로는 미얀마 제1의 관광지이지만, 놀랍게도 18명의 졸업여행자들 중에 16명이 인레호수를 와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졸업여행의 목적은, (1)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마음껏 누려보는 것이고, (2) 공부하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쉼을 통해 회복하는 것이고, (3) 인솔교수(총 4명)와 학생들간에, 학생들 상호간에 교제와 나눔을 경험해보는데 있었습니다. 여행은 대체로 은혜롭게 진행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무런 사고 없이, 건강에 이상 없이 여행을 끝낼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지 모릅니다. 여행은 즐거웠지만,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학생들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슬픔이 솟구쳐 오르는군요. 물론 졸업 후에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들어서인지 헤어짐이 서운함으로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사역현황에서 계속).
사랑하는 파송교회와 여러 협력교회들 그리고 개인 후원자님들에게 오늘도 주님의 이름으로 먼저 문안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헌신에 늘 감사를 드립니다. TV를 통해 한국의 소식을 듣습니다. 정치판은 하루하루 바람 잘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9월 들어 2번의 태풍이 불어 많은 피해를 보았고요. 정말 하나님 앞에 저절로 무릎이 꿇어지는군요.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라는 시편 62:5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새벽마다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우리나라를 지키시고, 부강하게 해 주세요” 그래야 계속해서 세계선교를 하지 않겠습니까?
1. 가족근황. 9월 중순이 넘어서면서 비가 줄어들고, 푸른 하늘이 이따금씩 보이는 좋은 날씨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0월 중순이면 우기가 완전히 끝이 납니다. 우기 내내 우중충한 날씨로 습도는 높고, 끈적끈적 했는데, 지금부터는 습도가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가 나기가 무섭게 무척 덥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저와 아내는 별다른 이상 없이 건강하게 지내면서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바울이와 동우는 직장 일로 바쁜 가 봅니다. 저는 요즘 두 아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저들이 바쁜 생활 가운데서도 주일에 봉사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한국의 청년들이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하경이는 8월 말 개학을 하여 7번째 학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경이는 내년 상반기까지 학교를 다녀야 합니다. 그 이후 진로에 대해서 지금부터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합니다.
2. 사역현황. 졸업여행 일정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1) 9월 16일 아침 8시 반에 대절한 버스를 타고 양곤을 출발하였는데, 저녁 9시가 다 되어서야 첫 번째 숙소인 샨주 아웅반이라는 도시의 한 호텔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2) 9월 17일 아침 9시에 호텔을 출발하여 삔따야라는 곳에 위치한 동굴사원을 구경하였습니다. 삔따야 동굴사원은 석회동굴로 그 안에 무려 약 8,000개 정도의 불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신학생들이 무슨 불교시설을 구경가야하나라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미얀마에서는 불교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만 불교도들에게 전도를 할 수 있습니다. 동굴 속 크고 작은 불상 하나하나마다 그 불상을 봉헌한 사람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미얀마 사람들의 불심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듯합니다. 미얀마가 나라는 가난해도 국민들이 불교를 위해 쓰는 마음과 물질은 과히 올림픽 금메달감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지극히 어리석고 헛된 일이지만요. 오후에는 일찌감치 인레호수가 위치한 낭쉐로 들어와 호텔 체크인을 하고, 저녁 먹을 때까지 자유 시간을 가졌습니다. (3) 9월 18일 제3일째는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5명 혹은 6명씩 4대의 보트를 나누어 타고 인레호수를 둘러보는 날이었습니다. 호수의 크기는 남북으로 길이가 22km, 동서로 폭이 11km 되는 넓은 호수입니다. 보트는 북쪽 끝에서 남쪽 끝으로 약 30분 이상을 달려 호수주변의 수상마을을 둘러보는 것으로 운행되었습니다. 중간에 호수 위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고요. 호수 관광을 마치고 저녁은 호텔에서 준비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우리 모두 평생 잊지 못할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저녁식사 후 호텔직원들이 미얀마 샨주 전통노래를 춤과 율동을 겸하여 5곡이나 들려주었고, 우리 학생들이 찬양과 율동으로 저들의 공연에 보답을 하면서, 호텔직원들과 우리 학생들이 어울려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호텔직원들에게도 언젠간 하나님의 복음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았습니다. (4) 9월 19일 아침부터 샨주 주도인 따웅지로 가서 놀이공원에 가고, 따웅지에서 대표적인 교회 한군데를 방문을 하였습니다. 놀이동산에서 기구 몇 가지를 타려했는데, 정전이 되어 발전기를 돌려 겨우 1가지 기구만 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학생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는지요. 이후 방문한 교회는 1933년에 문을 연 오래 된 교회이며, 여러 종족들이 시간대별로 나누어 예배를 드리는데, 합하면 그 수가 무려 1,300명이나 된다고 했습니다. 미얀마에서도 오지인 이곳에도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오후에는 아웅반으로 옮겨 첫 날 묵었던 호텔에 다시 투숙하여 수영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저녁 먹은 이후 선물을 사느라 쇼핑을 하였습니다. (5) 9월 20일, 드디어 4박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양곤으로 돌아오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아웅반을 출발하여 점심때가 되어서야 중간 기착지 딱꽁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에는 교회와 유치원을 열려고 마련해 놓은 약 600평 부지의 땅이 있습니다. 우리 일행은 이 땅을 바라보며 언젠가 이곳에 예배당과 유치원을 지을 꿈을 꾸면서 뜨겁게 기도하였습니다. 네비도로 와서는 또 다른 교회부지가 있는 곳으로 가서 기도를 하였습니다. 앞으로 미얀마 여러 지방에도 교회가 세워져 복음을 전하리라 꿈을 가지며, 양곤으로 돌아왔습니다. 양곤에 도착하니 밤 9시 30분이나 되었습니다.
이제 이번 달 서신은 정리하고자 합니다. 졸업여행을 끝낸 학생들 중 16명(신학과 9명, 유아교육과 7명)이 27일이면 졸업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신학과 졸업생들은 사역현장으로 가게 됩니다. 신학교 재학 중 이미 목회를 시작한 학생들이 많지만, 그들은 졸업 후 사역현장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됩니다. 아무쪼록 졸업생들을 통해 미얀마 복음화에 더 많은 진전이 있기를 기도해주세요. 아울러 다음 학기 입학생들이 졸업생들보다 훨씬 많아지도록 또한 기도해주세요. 그래야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사역자가 생겨나니까요. 저희 신학교를 위해 기도와 물질로 헌신을 마다하지 않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늘의 복으로 충만하길 바랍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손한락/안미숙 드림.
(기도제목)
1.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Myanmar Reformed Presbyterian School of Theology, MRPST)가 종교개혁과 성경에 입각한 개혁주의 신학을 미얀마에 전파하는 차별화된 신학교가 되고, 복음전파에 불타는 훌륭한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되도록. (연중 동일).
2. 미얀마개혁장로교단(Myanmar Reformed Presbyterian Churches, MRPC) 산하 43개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도들의 헌신위에 든든히 서고 성장해 가도록. 개척준비 중인 3개 교회가 조만간 개척될 수 있도록 (연중 동일).
3. 미얀마개혁장로회신학교의 장기 비전인 신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특히 2020년 12월에 M. Div. 과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아울러 국적을 초월하여 많은 우수한 교수들이 준비될 수 있도록. (연중 동일).
4. 우리 신학교가 아세아신학협회(ATA)의 인준신학교가 되기 위해. 가입조건들을 잘 갖추어 나갈 수 있도록. (연중 동일).
5. M. Div. 교실 확보, 도서관 확충, 행정실 및 교수연구실 확보를 위한 본관건축에 주님의 큰 은혜가 부어지도록. 특별히 본관건축에 후원교회와 후원자를 만날 수 있도록. 목표치 5억 원 확보를 위해. (지난달에 이어)
6. 9월 27일에 있을 제9기 졸업식에 주님의 큰 은혜가 넘쳐나도록. 아울러 졸업생들의 앞날을 주님께서 인도해주셔서 미얀마 복음화에 큰 진전이 있도록.
7. 교회마다 에어컨 달아주는 사역이 잘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17대 설치), 마음이 감동된 후원자들과 연결되도록. (1.0 HP. 기준 1대 35만원, 설치비 포함).
8. 2019년 12월에 입학 할 학생들을 보내주시도록 (신학과 20명, 유아교육과 20명).
9. 작성중인 제 논문이 올해까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교수수정-제출-심사-통과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있도록 (지난달과 동일).
10. 장모님 팔순을 맞아 아내가 한국방문 잘 하고 올 수 있도록. 아울러 가족의 건강과 바울, 동우, 하경이의 직장과 학업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