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씨
삼상1:11을 보자.
“...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아들”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제라 아나쉼(זֶרַע אֲנָשִׁים)”으로 “남자들의 씨”다. LXX도 “사람들의 씨(σπερμα ανδρων)”라고 번역했다.
“남자들의 씨”라니? 아들을 낳을 수만 있다면 다른 남자의 씨도 괜찮다는 뜻일까? 머리가 굉장히 복잡해진다.
한나는 불임 여성이었다. 고대에서 여성의 불임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라헬은 아들을 낳지 못하면 “죽겠다”고까지 했다. 삼상 3:13을 보자.
“... 이는 그가 자기의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자기의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메칼림 라헴 바나브(מְקַלְלִים לָהֶם בָּנָיו)로 직역하면 “그의 아들들이 그들을 가볍게 여겼다”는 뜻이다. 그들을 가볍게 여겼다”니 도대체 “그들”은 누구를 지칭하는 말인지 알 길이 없다.
원래는 하나님(אֱלהִים)이었던 것을 서기관이 “그들(לָהֶם)”이라고 바꾸어 쓴 것이다. 제사장의 아들들이 하나님을 가볍게 여겼다는 사실이 서기관으로서는 너무나 불편했기 때문이다.
한나는 자신이 불임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간구했다. 따라서 한나가 금식(삼상1:18)까지 해가며 간구했던 것은 “사람들의 씨(זֶרַע אֲנָשִׁים)”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하나님의 씨”(זֶרַע אֱלהִים)였을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삼상1:17절에서 엘리가 대답하기를 “평안히 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가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라고 말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