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독한 예배자”
누가복음 23장 34절, 42절-43절
- 조 성 재 목사
[2020년 8월 30일 주일 원천군인교회 비대면 예배 설교 요약]
여러분들은 고독한 상황에 처해 보신적이 있습니까 ?
우리 장병들은 입대영장을 받고 훈련소에 입소하던 날 부모와 헤어지면서 고독을 경험합니다. 모두가 다 낯선 사람들입니다. 훈련을 마치고 후반기교육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아서 전입한 부대에 들어서는 순간 고독합니다.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개인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어서 근무가 끝나고 저녁시간에 가족과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어느날 여자친구와 헤어지기라도 하면 정말 고독합니다. ‘고독’은 마치 세상에 나 혼자 뿐이라는 상태를 말합니다. 외롭고 쓸쓸합니다.
그런데 2020년이 되자마자 한국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하여 고독한 상황에 처해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지금 수도권에서 오늘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10인 이상의 사람들이 모일 수 없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갈 수가 없습니다. 오랜 시간을 노트북을 펴놓고 과제물을 작성할 수 있었던 카페 의자에도 앉아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극장도 공연장도 갈 수가 없습니다. 여행도 꺼림칙해서 자유롭지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군 생활은 어떻습니까 ? 코로나19 로부터 자유롭습니까 ?
19일부터 31일까지 휴가가 금지되지 않았습니까 ?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입는 곳은 교회입니다. 비대면 온라인 영상예배만 드릴 수 있습니다. 교회의 기능은 예배와 교육, 교제와 전도 및 선교인데 그 어느것 하나도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정부의 행정명령을 대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2천년 교회 역사상 이런 일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예배와 교육 그리고 교제는 교회당 안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당분간은 함께 모일 수 없습니다. 이렇게 고독한 교회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우리 원천군인교회도 주일날 고독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목사는 설교문을 작성하고 예배지침서를 마련하여 주일 오전 9시에 단체카톡방에 올리는 일이 전부입니다. 여러분들은 개인별로 찬송도 없이 기도문을 읽고 설교문을 읽는 것으로 고독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성경에는 우리보다 앞서서 정말 고독한 예배를 드렸던 두 사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얼마나 고독한 상황에서 예배를 드렸는지를 살펴봄으로 힘을 얻고자 합니다.
두 사형수의 사형 집행장에서의 고독한 예배입니다.
아무 죄도 없이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되셔야 했던 예수 그리스도와 악한 죄를 짓고 세상으로부터 버림 받은 사형수의 이야기입니다.
갈보리산 사형장에는 형틀인 십자가가 세 개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한 가운데 십자가에 달리셨고, 사형수들은 양쪽에 달려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는 어머니 마리아와 몇 명의 여인들이 슬픔에 잠겨 예수님을 올려다보고 있었고, 사형집행자인 로마제국의 군인들과 예루살렘 시민들, 관리들이 예수님을 조롱하며 세 사람의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십자가형은 로마제국시대에 가장 무서운 사형방법이었습니다.
양팔을 벌리게 해서 양 손 바닥에 못을 박아 나무에 고정시켰고, 발도 모아서 큰 못을 박아 고정시켰습니다. 그리고 피와 물을 다 쏟으면서 고통가운데 서서히 죽어가는 무서운 사형방법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올려다 보며 비웃고 조롱했습니다. “네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만일 하나님이 택하신 자 그리스도이면 너 자신을 구원하라.”
로마 군인들도 폭소를 터뜨리며 희롱하면서 말했습니다.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
그런데 그 고독한 시간에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 자기들이 하는 짓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원수들을 용서해 주실 것을 구하는 기도였습니다. 예수님은 이미 자신을 모함하고 거짓증언하고 억지로 사형수로 만들어서 십자가에 못 박은 원수들을 용서하고 계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누군가 나에게 손해를 입히면 미운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나의 소중한 것을 강제로 빼앗았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상대방을 제압하고 다시 찾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것이 돈이든, 명예든, 권력이든... 하물며 나의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빼앗으려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
온 힘을 다하여 저항하며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왜 순순히 체포 당하셨고 고문 당하셨고 심문 당하시고 재판정에 서셨고 사형선고를 받고 죽으셔야 했습니까 ?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만 주신 유일한 사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죽으셔야만 하셨습니다. 7백년 전에 이사야 선지자가 이미 예수님의 죽음이 있을 것을 예언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이사야 53:5.6).
그것은 나 같은 죄인이 받아야 할 하나님의 징계를 대신 받으시는 공의로운 일이요 나 같은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한 주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영웅 나폴레옹은 이런 고백을 했다고 합니다. “나는 힘 위에 나의 왕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왕국을 잃어버리고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당한 몸이 되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아무 힘도 없어보였지만 지금 그의 나라는 왕성하여 모든 인류가 그를 경배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하여 죽으려 하고 있다. 그는 사랑으로 그의 왕국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말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은 어떤 사랑입니까 ?
하나님이 주신 사명에 죽기까지 순종하는 사랑, 그리고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대신 형벌 받으신 희생적 사랑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의 죽으심은 인류역사상 위대한 예배였습니다. 그것은 고독한 예배입니다. 그렇지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살리는 예배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의 고독한 예배를 신약성경 히브리서에는 이렇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는 죄를 위하여 한 영원한 제사를 드리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셨다. 그리하여 거룩하게 된 자들을 한 번의 제사로 영원히 온전하게 하셨느니라”(히브리서 10:12절, 14절).
예수 그리스도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켜 드리시고 죄인들을 사랑하셔서 구원하시기 위해 속죄제사를 드리는 한 영원한 예배였습니다.
그런데 또 한 사람의 고독한 예배자를 누가복음 23장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옆에 매달려 있던 사형수였습니다. 그가 예수님께 고백합니다. “예수님,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십시오 !”
단 한 줄의 짧막한 기도지만 엄청난 뜻이 들어있습니다.
기도의 대상 곧 예배의 대상이 예수님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죽음을 면하게 해 달라는 기도가 아닙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합니다. 당신이 하나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생각해 주십시오 하는 기도입니다. 사형수가 사형수에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고통스럽고 절박하고 고독한 순간에 드린 이 기도는 위대한 예배입니다.
주님의 대답입니다.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함께 있으리라.”
이것은 바로 구원의 선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고독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형수가 되어 형틀에 못박혀 죽음을 기다리는 고독한 순간에 드렸던 예수님의 원수들에 대한 용서를 아버지께 구하는 예배와 한 사형수의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예배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고독한 대화로밖에는 들리지 않았겠지만, 두 사람의 고독한 예배에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예배였으니 결코 고독한 예배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우리 원천군인교회 신우회 여러분들이 지금의 이 고독한 개인 예배를 십자가 위에서의 예수님과 한 사형수의 예배같이 간절함과 사랑과 소망의 예배가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당분간 드려야 하는 한국 교회 위에 같은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
“주님, 저희들이 세상에서 홀로 남겨졌다 생각되는 고독한 순간에도 하나님께서 함께 계심을 믿고 기도하며 예배하는 사람이 되게 하시옵소서 !”
[성경 말씀]
“34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42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하니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누가복음 23장 34절, 42-43절)
☆ 사진 및 성화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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