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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사회학과 명예 교수다. 평생 여성 노동과 사회 문제를 연구했고, 이 책 《나를 빌려드립니다》를 포함해 모두 7권의 저서를 냈다. 이 중 세 권, 《감정 노동(The Managed Heart)》(1983),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The Second Shift)》(1989), 《시간의 구속(The Time Bind)》(1997)은 《뉴욕 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감정 노동》으로 미국사회학회가 주는 찰스 쿨리상을 받았고,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와 《시간의 구속》으로 제시 버나드상을 받았다. 또한 평생 사회학의 대중화에 앞장선 공로로 사회학 대중화 공로상을 받았다. 이밖에도 《뜻밖의 공동체(The Unexpected Community)》(1973)와 《사적인 삶의 상품화(The Commercialization of Intimate Life)》(2003), 공동 편집한 《글로벌 우먼(Global Woman)》(2003) 등의 저서가 있다.
‘감정사회학(Sociology of Emotion)’의 창시자라는 칭호를 안겨준 《감정 노동》은 인간, 특히 여성의 감정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에 따라 규정되고 상품화되고 이용되는 과정을 밝힌 책으로 1983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구겐하임, 풀브라이트, 멜론 펠로우십을 받았고, 학부 생활을 한 미국의 스와스모어 칼리지, 덴마크의 올보르 대학교, 노르웨이의 오슬로 대학교, 핀란드의 라플란드 대학교에서 각각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감사의 말
머리말 - 마을 사람과 외주자
1장. 3초의 시간 ― 러브 코치의 사랑과 진실
사랑에도 조언자가 필요하다 | 전송 버튼 누르기 | 그다지 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 끝없이 뻗어 나가는 러브 산업 | 결혼의 조건
2장. 레몬나무의 전설 ― 웨딩 플래너의 완벽한 하루
해피스트 데이 | 전설의 약속 | 탈인격화, 재인격화 그리고 그냥 평범한 사람
3장. 검은 머리와 파뿌리 ― 결혼 생활 상담 치료사의 사랑과 전쟁
32년 결혼 생활의 북엔드 | 온라인 상담 치료 시대
4장. 우리의 아기, 그 여자의 자궁 ― 구글 베이비와 대리모 찾는 사람들
조용하고, 비쩍 마른 대리모 | 모든 게 상품이 된 시대
5장. 내 자궁, 그 사람들의 아기 ― 임대 자궁과 대리모 이야기
“두 번이면 충분합니다” ― 대리모 안잘리 이야기 | “내 아이를 건네준 건지, 낳기도 전에 돈 주고 판 건지……”
6장 아이 키우는 데 서비스 몰 하나가 통째로 필요하다 ― 서비스 몰의 빛과 그림자
자동차 튜닝과 아이 기르기의 공통점 | 부족한 것을 다른 곳에서 보충하기
7장. 다섯 살짜리 아이 웃기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요 ― 파티 플래너의 영업 비밀
“전문가들에게 맡겨요” | 안에서는 가족을 걱정하고, 밖에서는 기업을 파괴하고
8장. 7점 만점에 7점 ― 가족 추억 만들기와 점수 매기기
패밀리 360의 모범 가정 | 추억은 만들 수 있다
9장. 러브 인 아시아 ― 필리핀 유모와 가족의 가치 수입하기
“사람들은 제가 아기들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 글로벌 바다에 이는 파문들
10장. 보이지 않는 사랑 ― 자기 자신에게도 보이지 않는 하우스 매니저
브라운 가족 | 서비스라는 장막의 뒤편 |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보는 것
11장. 아버님 댁에 말동무 놔드려야겠어요 ― 노인 돌보미와 감정의 아웃소싱
도저히 믿을 수 없는 | 특별한 부류의 친구
12장. 뭐든 돈 주고 사는 게 낫다 ― 친구여 시장에서 만날까
치료사만큼 좋은 친구? | 시장 관계와 우정 | 시장은 구세주?
13장. 우리 엄마라면 그렇게 해드렸을 겁니다 ― 노인 요양보호사의 지금을 살아가는 법
그런 일에 실망하면 전문가가 아니다 | 지금 속에서 산다는 것
14장. 묘비명에 새겨진 시장 ― 장례사와 사생활의 마지막 순간
물속으로 | 애도의 아웃소싱, 감정의 시장화
맺음말 -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 아웃소싱 자본주의와 원톨로지스트
주
참고 자료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감사의 말
머리말 - 마을 사람과 외주자
날마다 나는 나를 아웃소싱한다!
엄마, 아빠, 할머니, 친구, 애인을 사고 가족, 사랑, 우정, 슬픔을 판다
사생활의 시장화와 서비스의 상품화가 빼앗아간 공동체의 삶
‘그냥 베푼다’라는 선물의 정신이 사라진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시대
오늘도 돈을 주고 시장에서 나를 빌린다!
빌려야 산다 ― 아웃소싱 자본주의와 사생활의 시장화
K씨는 매일 아침 배달되는 녹즙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배달 반찬으로 아침을 먹은 뒤에는 막내 아이와 집안일을 돌볼 조선족 도우미를 맞는다. 초등학생 첫째는 체험활동 진행자와 유적지 답사를 가 추억을 쌓고, 결혼을 앞둔 조카는 웨딩 플래너와 함께 하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등 결혼 준비가 한창이다. 회사에 출근해 펀드 매니저한테 온 자산 운용 보고서를 읽던 K씨는 뒤늦게 오늘이 고등학교 은사의 생신이라는 걸 알고 선물 배달 사이트에서 선물과 카드를 고른다. 밤이 늦어서야 퇴근해 중매 업체를 통해 결혼한 남편을 만나 집으로 돌아오고, 주말에는 나이 든 어머니가 지내는 노인 요양원에 간다. 곧 다가올 명절에 쓸 음식은 케이터러에게 의뢰하고, 벌초는 대행 업체에 맡긴다. 지인의 장례식에서 유급 문상객을 봤다는 남편의 말에 어떻게 그런 일까지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지 혀를 찬 K씨는 빠듯한 생활비 때문에 야근과 특근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가족과 친구, 이웃보다 시장을 믿으며 사생활을 아웃소싱하는 2013년, 한국인의 평범한 하루다.
‘감정노동’을 처음 명확한 개념으로 제시한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는 [나를 빌려드립니다(THE OUTSOURCED SELF: Intimate Life in Market Times)]에서 러브 코치, 웨딩 플래너, 결혼 생활 상담 치료사, 대리모, 파티 플래너, 가족 관계 도우미, 유모, 하우스 매니저, 노인 돌보미, 유급 친구와 문상객 등 사생활 서비스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만난다. 최첨단 기술과 빈곤층 여성을 이용해 아이를 주문 생산하고 유통하는 ‘구글 베이비’부터 고객이 지금 정말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해주는 ‘원톨로지스트’까지 사생활 서비스 시장을 움직이는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개인의 감정이나 사생활의 외주화와 시장화로 특징지어지는 ‘아웃소싱 자본주의’는 사생활을 시장 영역으로, 인간관계를 상품 관계로, 교감과 인내 등 감정과 공동체의 베풂을 상품으로 바꾸며, 공동체 구성원이 자기 자신과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역량을 과소평가하게 만들어 공동체를 파괴한다. 여성, 이주민, 빈곤층 등 소수자를 중요한 공급자로 하는 아웃소싱 자본주의에서 사생활 서비스는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생의 각 단계에 맞춰 다르게 작동하며, 침실, 아침 식탁, 애정 생활 등 은밀한 사적 영역을 무대로 ‘공동체적인 것’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또한 혹실드는 아흔이 넘은 엘리자베스 고모가 낯선 사생활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실제 사례를 통해 일하는 여성의 등장과 이혼율 증가, 만연한 고용 불안과 허술한 사회복지 체계 때문에 무너진 공동체의 영역을 사생활 시장 서비스로 무마하는 미국 사회의 복잡한 현실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임신에서 무덤까지 아웃소싱 ― 편재하는 감정노동 시장과 불평등한 사생활
"집에 낯선 사람을 들인다고? 필요 없다. 돈을 왜 줘." 1924년생 엘리자베스 고모는 이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돈을 주고 고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속적인 관계를 전제한 공동체의 ‘그냥 베푼다’라는 선물의 정신이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반면 혹실드가 만난 아웃소싱 서비스 판매자와 구매자는 시장에 의지하는 방식에 더 익숙하다. 사생활을 시장의 영역으로, 베풂을 상품으로 만드는 아웃소싱 자본주의는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
아웃소싱 자본주의는 공동체가 함께 의논해서 해결하던 문제를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권한다. 러브 코치, 웨딩 플래너, 결혼 생활 상담 치료사, 장례식 도우미 등이 그렇다. 비전문가인 가족과 친구의 노력은 ‘풋내기 보살핌’이나 ‘야생 데이트’로 폄하되며, 시장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회의 이상적 표준으로 규정된다. 파티 플래너에게 맡기던 아이의 생일 파티를 직접 진행한 아버지는 "전문가들에게 맡겨요. 우리 같은 부모들은 잘 모르잖아요"라는 조언을 듣고, 수도원 모형 만들기 숙제는 "대형 완구점에서 산 수도원 모형"이면 충분하다. 경험과 추억마저 시장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아웃소싱된다.
시장의 평가 기준, 곧 기업이 노동자를 평가하는 척도와 방식이 이제 사생활 영역에 그대로 적용된다. 데이트 상대를 찾으려고 인터넷 사이트인 ‘이하모니’나 ‘매치닷컴’을 이용하려면 자기 자신을 등급 매겨야 하고, 2000달러를 내면 가족 구성원으로서 제구실을 다하는지 ‘패밀리 360’을 통해 수치화할 수 있으며, 연간 150억 달러를 버는 상조 업체를 통해 애도를 드러내는 정도와 방식까지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임대 친구는 상황에 따라 50달러, 75달러, 100달러만큼만 친구 노릇을 하고, 난자는 SAT 점수 100점당 2000달러씩 더 비싸게 팔린다.
또한 경제적 불평등은 사생활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필리핀에서 온 유모는 구매자의 아이를 보살피느라 자신의 아이를 안아줄 수 없고, 하우스 매니저는 고된 노동 때문에 정작 자기 집을 청소할 수 없다. 미국의 대리모는 8만 달러에, 인도의 대리모는 1만 달러에 자궁을 임대해 다른 사람들의 아이를 낳는다. "그 사람의 아름다운 집을 보살피는 동안 제 인생은 산산이 조각나고 있었습니다"라는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이 사생활을 아웃소싱하는 동안 그럴 능력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사생활은 아예 사라지고 만다. 서비스 노동자가 대개 여성, 이주민, 빈곤층 등 사회의 소수자라는 사실은 아웃소싱 자본주의가 사회의 불평등을 더 깊게 만드는 현실을 드러낸다.
아웃소싱 자본주의는 아주 복잡한 양상을 띤다. "저는 도움이 필요할 때 가족에게 부탁할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저랑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공동체가 파괴된 현실에서 일회적이고 계약적인 아웃소싱 서비스는 때때로 가장 친절한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저도 그렇지만 집수리, 세탁, 요리, 육아를 아웃소싱하고 직장에 나갔다가 퇴근해서 남편이랑 예쁜 정원에 나가 오붓이 앉아 칵테일 한 잔 마시는 이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웃소싱하면 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직접 개를 산책시킬 여유가 있는데도 왜 누군가를 고용할까? 직접 고르지 못할 선물을 왜 할까? 직접 사진을 고르고 분류할 수 없는데 가족 앨범을 간직하는 이유는 뭘까? 공동체가 무너지고 시장이 인생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구세주가 된 현실에서 우리는 이런 의문을 끌어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공동체의 대안은 시장? ― 공동체적인 것을 향한 인간적 필요와 현실의 가능성
‘1인 가구’ 비율이 넷 중 하나로 늘어나면서 한국에서도 소형 아파트, 간편 음식, 방범 서비스, 도우미 서비스 등 새로운 소비자층을 노린 ‘솔로 이코노미’가 인기다. 그러나 무연고 사망자가 매년 100여 명씩 늘어나는 현실과 소규모 가족일수록 행복 인식이 낮다는 연구 결과는 시장이 공동체를 대신할 수 없다는 불편한 사실을 보여준다. 혹실드는 "생일 파티용 풍선을 스스로" 불고 토요일에는 직접 개를 산책시키는 등 시장에 넘긴 사생활을 되찾고, "남에게 발각돼 난감한 상황이나 감정이 상하는 경우를 피하려고 은밀한 경로를 통해 시장을 사생활에 끌어"들이거나 "서비스 제공자하고 적극적으로 교감을 나누는 등" 사생활 서비스를 변형하고 재인간화하려는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적나라한 현장인 미국에서 ‘공동체적인 것’을 향한 인간적 필요와 현실의 가능성을 포착해낸다. 최근 서울시가 자본주의 문제를 넘어선 대안 경제 운동인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도 생활협동조합, 의료협동조합, 마을 공동체, 교육 공동체 등 시장에 포섭되지 않고 공동체에 의지하려는 흐름이 활발하다. 독거 노인 지킴이들은 반지하방에 갇힌 노인들을 마을 공동체로 끌어들이고, 취업 대란 속에 히키코모리가 된 20대와 과로 사회에 시들어가는 사람들도 더는 시장에서만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사생활 시장은 여전히 공동체와 사회복지 정책 등 공공 부문이 무너져도 시장에서 나를 빌리면 행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현장을 탐사한 [나를 빌려드립니다]는 이 주장이 감춘 진짜 현실을 파헤쳐 우리에게 보여준다.
모든 서비스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한다. 홀로 사는 사람에게 임대 친구는 비용을 받고 함께 저녁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체육관에 운동하러 가거나, 사진을 정리하거나, 여행할 친구가 돼준다. ‘전통적인’ 가족의 식탁 분위기가 그리운 사람에게 임대 할머니는 같은 문화권 출신, 예를 들어 나이 지긋한 이탈리아계, 아프리카계, 멕시코계 미국인 여성과 함께 쇼핑하고, 요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한 가족처럼 밥도 먹고, 때에 따라 ‘전통' 요리법도 가르쳐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문 23~24
당신이 실직 상태라면 직장을 얻으려고 무슨 일을 하시겠습니까? 독신이라면 사랑을 찾으려고 무슨 일을 하시겠습니까? 저는 고객들에게 사랑을 찾으려고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하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3초만 시간을 내세요. 등급을 확인하세요. 그러나 열은 받지 마시고요"라고 말합니다.
본문 44
한 회사가 한 단계 진전된 유료 데이트 서비스를 내놓았다. 남성이 데이트 상대인 여성에게 데이트 대가를 지급하고, 회사는 중간에서 중개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이다. 2011년 3월 29일, 왓스유어프라이스닷컴은 이 서비스를 내놓인 지 한 달 만에 가입자 5만 명을 끌어모았고, 5000건이 넘는 데이트를 중개했다. 싱가포르 출신으로 이 사이트를 만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졸업생 브랜든 웨이드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게 진짜 자유 시장 원리죠."
본문 68~69
미국이라는 사회가 단순하게 마을 사람들의 세계에서 외주자들의 세계로 옮겨간 것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감정이 거래되는 시장’을 창조했다. 아이러니한 요소는 시장이 우리에게 판매할 수 있는 감정 중 하나가 바로 우리가 이런 시장 외부에 존재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교묘한 상술이다.
본문 95
여기에 심리 평가를 받는 비용에다 변호사 비용이 추가됩니다. 합하면 한 번 시도하는 데 2만 달러에서 2만 200달러가 듭니다. 게다가 베티가 임신하면 일을 못 하니까 월급을 보상해줘야 합니다. 이 비용은 5만 달러 정도 되는데, 물론 이 돈이 아까운 건 아닙니다. 미국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을 대리모로 고용하려고 해도 2만 5000달러에서 4만 달러를 써야 하거든요. 이래저래 따져볼 때 대리모를 통해 아기를 낳으려면 8만 달러 정도가 필요합니다. 인도에서는 이 모든 일을 1만 달러에 할 수 있습니다.
본문 128
‘자궁 임대’를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는 활동가들이 많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각자 알아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멕시코 암시장에서 장기를 사고파는 짓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 인도인 대리모들은 아주 가난합니다. 물론 이 사람들이 인도를 돌아다니다보면 자주 눈에 띄는, 파란색 방수포를 씌운 허름한 움막에서 사는 사람들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더 잘산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왜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하지 않는 거죠? 이게 뭐가 잘못이죠? 불쌍한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은 일 아닌가요?
본문 138
대리모가 아기에게 모성애를 갖지 못하게 하려고 파텔 박사는 대리모에게 이식하는 난자가 대리모의 난자가 아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자신들의 자궁을 물건을 담는 자루나 여행 가방처럼 몸밖에 존재하는 단순한 운반 수단으로 생각하도록 대리모들을 세뇌했다. 더욱이 ‘여분의 태아’를 낙태하거나 제왕 절개를 해야 하는 경우 대리모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아칸크샤 크리닉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는 제왕 절개를 거친다.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감염을 줄이려고" 한 결정이라지만, 사실은 산모에게 진정제를 투여해 아이를 낳는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게 하려는 게 목적일 수도 있다. 이 클리닉은 모유 수유를 금지하는 정책을 폈고, 대리모는 아기를 직접 보거나 마지막 인사를 나눌 법적 권리가 없었다.
본문 164
이미 러브 코치, 웨딩 플래너, 대리모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뒤라 한때 ‘당연히 엄마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던 일들을 이제 유급 도우미들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별로 놀라지 않았다. 에이프릴은 아동 발달의 관점에서 육아 문제를 접근하는 영국 태생의 심리학자 "페네로프 리치를 믿는" 유모를 고용했고, 또 여름 캠프장을 알아보는 사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치는 훈련사, 아이들을 학교나 학원에 태우고 다니는 운전사,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나 기생충을 옮아올 때 치료하는 아줌마 등을 찾아주는 컨설턴트도 고용했다. 에이프릴은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아웃소싱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본문 174
저는 제가 다니는 회사가 업무에 적용하는 논리를 제 자신에게도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면 자동차는 중국에서 만들고, 대신 우리는 우리가
첫댓글 앨리 러셀 혹실드 지음 / 역자 류현 옮김 / 역자평점 9.8 / 출판사 이매진 | 201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