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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wish for freedom≫
생각해보니까 나..
"란!"
부인이랑 란이랑 식사를하다가 튀어나온거지..
..그럼 지금쯤 그들은 나를 기다리고있을까?
아니면 먼저 가버렸을까?
[란? 란과 아는사이인ㄱ..]
"으악!!!니미럴,이럴시간이 없다구요!여기 어디로가야되요?"
나는 렌에게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여자치고는 낮은 내 목소리가 쩌렁쩌렁 숲속에 울려퍼졌다.
꼭 숲을 배경으로 역할극을 하고있다는 기분이 든다.
"예?"
"식당!레스토랑에 가야해요!"
렌은 잠시 생각을하더니 아직도 나의 손에서 꿈쩍않는 나무씨의 왼 팔을 빼앗아갔다.
빼앗아갔다라는 표현은 좀 부적절한가?
가져갔다 라는 말이 더욱 적절한것 같다. 왜냐면 나는 나무씨의 왼 팔을 순순히 내주었으니 말이다.
혼자 서있지도못하는 나무씨를 지탱해 바닥에 세우더니,
렌은 뭐라뭐라 나무씨의 왼팔에게 마법을 걸었다.
"이 나무가 안내할겁니다."
렌은 같이 안가는것인가?
안타깝다. 이로서 짧디짧은 두번째 만남이 막을 내리는구나.
에휴.보고싶을거에요 렌.
정말 많이..
렌의 손을 떼었지만 그대로 서있는나무씨는 이내
콩콩 튀면서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비록 크기는 내 허리정도까지밖에 오지 않았으나, 그래도
"너무너무 반가워요!!!!"
나무씨.
"루시는 쓸데없는말을 자제해주세요"
렌의 마지막 충고를 뒤로한채 루시와 루나를 챙겨 통통 튀어가는 나무씨를 따라 숲을 내려왔다.
자그마한 동산같았는데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있다니.
자칫하면 정글속에서 길을잃은 토끼신세가 되겠구만.
식당의 모서리가 조금씩 보이기시작했고 식당의 입구에
마차. 나를 기다려야할 마차는..
먼저갔을라나?
없을리가 없을텐데.. 부인의 성격 상 그들은 나를 기다려주고 있을..
"있다! 야호!"
올때 탔던 신데렐라의 호막마차처럼 예쁜 이 마차가 왜이리도 반가운건지
폴짝 폴짝 뛰어내려가다가 결국 나는
"냐아옹!!!!"
[에이스- 조심!]
치마를 밟고 넘어져버렸다.
덕분에 폴짝폴짝 뛰던 산토끼는 데굴데굴 굴러내려갔습니다.
머리가 돌이랑 나무에 부딪히고 드레스가 풀과 꽃들에 긁힌 나는
그냥 한마디로 망 신 창 이 였다.
그러자 마차안에서 날 발견한 란이 투다다 뛰어나와 나를 부축했고,
예쁜 드레스가 흙에 쩔어 더러워지고 무릎도 까졌다.
드레스가 찢어져서 무릎의 상처가 드러났다.
마차에 올라타자 부인이 나를 심상찮게 쳐다본다.
어떻게 이 꼬라지를하고 고개를 들 수 있을까
"죄송해요"
고개를 죄인마냥 푸욱 숙이고 기어들어가는목소리로 사과를 했다.
부인과, 란에게 .
"플라온이 미안할 필요는 없죠. 다친곳은 없어요?"
"아니, 드레스 찢어지고 더러워졌는데.."
무뚝뚝하고 도도해보이던 란의 대답에 할말을 잃었지만,
"괜찬습니다. 새로 만들면 되니까요. 그보다 무릎이 까진것 같던데.."
또한번 부인의 감동적인 위로에 폭풍 눈물이 쏟아질것 같았다.
기슴찡- 하다는게 바로 이럴때 쓰는 말이구나 흑흑..흙..흙흙
모래모래
..........조크. 이것은 조크. 저스트 키딩.
만약에 첫번째 만났던 그 사치귀족이였덜라면 아마도
'죄송한건 알아서 다행이네요'
라고 했을지도 -
[여자애가 덤벙대긴.]
에..응..미안하네 여자애가 덤벙대서 참 미안한데-
루시는 활이다. 속은 모르겟지만 겉으로봤을때는 영락없는 황금색의 활이였다.
이런 활이 말을한다는 사실을 모를 란과 부인앞에서
아무렇지 않다는듯 그렇게말하면 부인과 란이 얼마나-
"루시? 설마했는데 루시였어요?"
[오호!란이구나?어랏?레니시아백작도 있었고만?]
"반갑군요"
..반가워하는데..
...
서로아는사이인가봐.
그런데 아줌마가 레니시아백작부인이 아니라 백작이란말이야?
이런 시대라면 보통.. 음 소설에서 봤을때는 대부분 남자가 백작이던데,
아줌마가 백작부인이 아니라니 뭐.
신기하군.
대단한 사람인가보다
"란, 몇살이야?"
이 수다쟁이 활이랑 아는사이라면 란도 혹시 렌과 같은나이가 아닐까?
막 셀 수 없는 나이라던지, 아니면 흠. 설명할 수 없는 삶을 산다던지말이다.
"동갑이에요"
동갑? 누구랑 동갑이라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나랑은 아닐 것 이다.
나랑 동갑이라면 더더욱 저아이가 내게 존댓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에.."
아 뭐지.. 복잡한 세계구나 자유바라기 왕국은.
평균 나이따위 궁금하지않아!!
라고하고싶지만 이 세계사람들은 보통 몇년을 평균으로 살고있을까
[에이스, 여자에게 나이묻는건 실례다]
지랄
"루시는 여전히 시끄럽군요"
[칭찬으로듣겠..]
"욕- 입니다"
아줌마. 말투는 나긋나긋하다 치지만 빨은 쎘다.
조곤조곤 할말 다 하는 그런 사람들 있지않은가?
아니면 렌처럼 미소를 짓고있지만 조금 냉정해보이는 그런 무서운 사람들.
어 , 단미 이상하다.
좀처럼 렌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제길... 천하의 루시가 오랜만에 깼다고 무시하는거냐!]
호- '천하의 루시'라.. 뭔가 대단한 활인가 보지?
내가보기에는 아니, 루시의 정체를 모르는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저 말하는 귀여운 활로 보일것이다.
그래도 나름 가오는 있나보지.
화살이 신기하긴 했다.
한 생명체에게 쏘면 해가되기도하고 좀비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그런데..
"나무씨 어디갔어!?"
아까 렌이 마법을 걸어주어 두번 살아난 나무씨의 왼팔.
아까 나무씨의 왼쪽팔이 여기까지 안내했었는데 마차에 타지 못했던걸까?
[여기있고만]
비좁은 활통에서 '통'하고 퉁겨져 나오는 나무씨.
헤. 반가워요
또한번 반가워요
"플라온님이.. 화살을 쏘셨어요?"
잉! 왜놀라! 활 다루는건 그냥 식은죽 먹기지!
장난감 활을 갖고 논 경험이 많았으니 말이다.
장난감 활을 가지고 놀면서 한때는 양궁선수를 꿈꾸기도 했다.
지금생각하면 정말 웃긴일이 아닐수가 없다.
렌도 신기해 했다.
내가 이 활을 컨트롤하고 화살을 명중시켰다는것에대해 적지않게 호기심을 보이고 신기해했다.
대한민국에서 자라난 단미는 이런 상황을 이해할리 없었고
그냥 '난 역시.. 다재다능한건가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뭐, 쉽던데요"
훗. 내 가 쫌 !
[그래?그렇다면 너겠..음. 넌 곤란한ㄷ]
"루시 ! 제발 쓸데없는 말은 말아주세요"
루시 .. 불쌍하다.
아까 렌 때문에 세번
레니시아 백작님 때문에 두번
[이런, 말자르지마!]
말 잘렸다.
순간 굉장히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루나는 다시 잠든것인지 숨만쉬고 있었고 아무 미동 없었다.
그런데 이 침묵속에 나는 볼 수 있었다.
"어.."
"..."
순간 이상한 표정을 짓는 아줌마와 란을.
[...아..]
그리고 당황하는 루시의 작은 한탄도 들을 수 있었다.
'통 통' 거리며 창밖을 구경하는건지 어딜보는건 지 알 수 없는 나무씨와
"...zZ"
내 예상대로 내 품안에서 고히 잠든 루나.
....아직도 적막하기만 한 마차 안 공기.
요상야리꾸리한 기분이 드는건 뭐지
10
궁궐같은 거대한 저택에 도착,
내방으로 초고속으로투닥투닥 달려가
내 방 앞에서 날 기다린 로베리를
"로베리!! 일리와!"
얼른 방으로 초대해서
'쾅'
close
문닫기.
이 일이 진행된 속도는 컴퓨터에서 창닫기버튼 하나 누르는 그 속도?
훗 역시 단미 대단하다.
나는 로베리가 있던 말던 옷을 훌렁 벗어재끼고 다른 편한옷으로 갈아입었다.
어찌됐건 로베리는 여자고 나도 여자고,
속에는 속치마라는 허연드레스를 입고있었으니 말이다.
"엥? 나무가 혼자 서있네?"
나무씨는 통통거리며 로베리의 말에 응답했다.
그런 나무씨를 보면서 로베리는 동그란 두 눈을 말똥말똥하게 치켜뜨고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얘는 나무씨야"
내 은인이고, 내 새로운 친구이기도 하지.
"이름 되게 평범하다. 새로 지어주자. 나무씨가 뭐냐 나무씨가!"
나무씨가 뭐냐니!!!얼마나 귀여운 이름인가?
내 머리에서 나온 나무씨라는 이름의 발상을 저쪽으로 치워두고
막 고민하기 시작하는 로베리다.
나참..황당하기도하고 로베리가 귀엽기도하고..
난 나무씨가 좋은데, 나무씨 이름 귀엽잖아!
나무한테 이름이 있다는게 더더욱 이상할 것 같아
"아냐, 나무씨가 좋아. 그치나무씨?"
나무씨는 어린아이마냥 발랄하가 통통거렸고
이것은 필히 '좋다'라는 뜻이 된다.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 로베리는 소리쳤다.
"아냐아냐, 나무씨. 음....나무돌이 어때"
헉..
나무돌이래 나무돌이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로베리
이럴수가.. 로베리의 발상이 더더욱 깜찍했다.
나무씨를 비판하고 새로지은 이름이 나무돌이라니 황당하기 그지없는 발언이였다.
나무씨는 미동도 않고 가만히 서있었다.
자기도 황당하겠지 나무돌이라니.
지금 나무씨의 행동은 '싫다'는 의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봐. 나는 소외된건가]
로베리는 급작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두리번 두리번.
아까 나무씨를 관찰했던 그 말똥말똥한 두 눈으로.
하지만 그 말똥거리는 두 눈에는 루나와, 나무씨와, 나와, 이 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여기다 인간아]
그러다가 이내 두 눈의 초점을 황금색 활에게 맞추었다.
정지. 그대로 정지된 로베리
"음.. 로베리 얜 루시고, 간단하게.. 말하는 황금 활이야"
"..."
잠시 뚱-하게 루시를 쳐다보더니
"귀엽다!!!!!"
며 처음 루시를 봤을때 내가 했던 행동과 같이
루시를 꼬옥 껴안꼬 '우와우와하하'하면서 웃는 로베리였다.
[이봐ㅡ,난 귀여움받을 나이는 지났어!]
"나랑나랑 친구해요!"
[뭐?]
로베리는 엉뚱했다. 이 소녀는 엉뚱하고 발랄하고 활기차다.
그래서 언제나 보는이들의 입가에 미소가 어리게 만드는 그런 행복바이러스같은 소녀
"나랑 친구한다고약속해요!"
[...]
루시는 아무말이 없었다.
그리고 내심 몇천년동안 자고 일어나서 외로웠는지
[그래]
하고 짧게 대답한다.
그래그래 몇천년동안 쿨쿨 잠을 자고 계셨다 이거지.
역시 루시는 귀엽다. 나이가 거슬리긴 하지만,
상관없다. 누가봐도 루시는 말하는 황금 장난감 활 같았다.
나이가 외관상으로 드러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 그런데 루시"
[응,왜]
로베리의 품속에서 퉁명스럽게 대답을 툭 던지는 루시.
맘껏 귀여움을 받는것이 못마땅한지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렌이 하지 말랬던 쓸데없는 말 해주세요"
내 호기심을 자극했던 그 발언.
'쓸데없는 말은 자제해주세요'
내게 하면 안되는 쓸데없는 말 이란, 즉슨 신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나는 나에대한 신탁이라는 확신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재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아니 아예 렌은 그 얘기를 피했다.
[난 죽기싫다]
죽다니
"에?"
[그냥 딱 두개만 알려주마]
"네!"
나는 두 눈을 반짝이며 가까이다가가자 로베리는 루시를 살짝 내려놓았다.
정말 재미있고 귀여운 신기한 장난감을 가졌다는듯 유치원생같이 환하게 웃는 로베리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 담겨져있었다. 친구가 있다는 첫번째 행복과 신기한 친구를 얻었다는 두번째 행복그리고
그 둘과 함께하고있는 현재의 행복.
[있다가 알려줄게]
"진짜죠?"
[응! 골든에로우는 거짓따위 하지않는다]
음..이거 손가락 걸고 약속해야하는데 손가락이 없으니 원, 그냥
"말안하면, 뿐질러뜨릴거에요"
말로 하는게 낳겠다. 거의 협박에 가까운 수준이였지만 루시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위협적이군]
'너같은 인간은 몇천년동안 살아있던 나한테는 껌이다'라는듯이 거만하고 차분한 말투였다.
그런 그의 말투에 기분이 상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냥 재미있다.
루시는 재미있고 신기하다. 그래서 나쁘지 않은것일지도 모른다.
"플라온,플라온!"
"응,응?"
"나무씨 물줘야되는거 아니야?"
"아, 그런가?"
하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일단 나무씨가 내은인이자 친구이기 전에 나무라는 식물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줄 방법이 없었다. 아까 한번 죽었던 나무씨에게 렌이 마법을 걸어 나무씨를 살려주었고
이런 나무씨에게 뿌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주지"
어쩌면 줄 필요가 없을지도
"나무씨 목말라요?"
나무씨는 통통 거리다가 뚝 멈추었다.
부정을 할때 나무씨는 통통거림을 멈추는 것 같았으니
일단 나무씨가 필요하다고 할때 생각해야겠다.
"로베리"
"응?"
"루나 밥을 뭘줘야돼지?"
그러고니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먹인 것 같다.
참.. 옆에 있는 친구들이 많으니 챙길것이 한두개가 아니다. 사람이 아니니 여러모로 신경쓸것이 많다.
"회를 줄까?"
"회?..안비싸?"
대한민국에서 회값이 비쌌기에 난 지금까지 돈많은 삼촌 생일이아니고는 먹어본 적이 없다.
내가 뼈저리게 가난하게 산 것도 아니지만 일단 대전이라는 지역은 산들로 둘러쌓여 회를 파는 식당의 회의 신선도가 찝찝했고 먹으려면 몇시간을 차로 달려 바닷가로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여름방학에 바닷가로 놀러가긴하지만 회는 먹지 않았다.
여름회는 먹는것이 되지 못한다며 엄마와 아빠가 손을 내저었기 때문이다.
"여기널린게 회다. 저 앞바다 안보여?"
그런데 그런회가 그냥 생선살이라는듯 아무렇지도 않게 널렸다는 로베리의 태연함.
난 여기가 바다근처라는걸... 오늘- 처음알았다.
"내가 몇점 가지고올게"
"응!많이 갖고와"
"큰걸로 가져오마"
오케이. 로베리가 방문을 열고 나갔다.
비록 루나가 지금 잠을자고있기 하지만 미리 챙겨놔야 할 것 같아.
그동안 아무것도 준게 없는데 배고프다고 울어대지도 않고 참.. 배가 안고프다면 그건 거짓말인데,
이럴때는 루나가 사람이였으면 좋겠다.
모든 생각을 말로 털어내는 그런 사람.
"루시!"
나는 방 안에 말을 알아들을 사람이 사라진 사실을 깨닫고 루시에게 궁금증을 풀 기회라고 생각했다.
루시는 내 부름에 바로 대답했지만
[물어봐. 딱 두개 알려줄게]
루시는 깐깐했다.
'딱 두개'라니! 나는 물어볼게 한두개가 아니란말이다.
루시에 대한것, 렌에대한것,
자유바라기에 대한것그리고 제일 궁금한건..
신탁의 내용.
내 이름이 거론되었다는 렌이 쉬쉬하는 그 신탁의 내용
"네개는 안되요?"
[한개?]
"아 알았어요. 루시는 뭐에요?"
루시는 잠시 아무말이 없었다. 아마도 기억을 가다듬고 있는것 같았다.
[나? 골든에로우다]
"그게 뭐에요"
[몇천년 인지 기억은 안난다만..]
몇천년. 이놈에 자유바라기 왕국의 시간개념은 왜이리도 광범위한건지 모르겠다.
[난 몇천년동안 잠들어 있던 위대한 전설의 활이지]
하하. 자기자신을 위대한 활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루시.
내 생각엔, 내생각엔말이지 '말많은'이 더 맞다고 생각하는데.
"나무씨는 화살에 맞았는데 왜.."
신기했다. 화살에 맞은 나무씨의 상처가 아물고 뿌리째 뽑혀 내 아군이 되어주고
찢겨저 사라졌지만 날개에 상처가 있던 나비마저 멀쩡히 나의 편이 되어줬으니 말이다.
[니 마음이다. 악감정이 없고 순수하다면 모든 사무까지도 니 편이 될수있고,
악감정이 있다면 데미지를 입히기 마련이지.]
호오..그래서 케르베로스는 내 편이아니라 데미지를 입은거였구나..
참 유능한 활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활이 대한민국에도 있다면!
난 음.. 난 제일먼저 냉장고를 내 편으로 만들것이다.
나무씨는 옆에서 조용히 통통거리며 방안을 돌아다녔다.
그래서 내 순수한 마음 덕분에 나무씨가 저렇게 살아있을 수 있구나.
"렌을 알아요?"
렌.
난 그의 존재가 가장 궁금했다.
[알고말고, 잠들기 전에 한때 전장에 함께갔었다.]
전장에 함께 갔었다고? 그럼 렌이 '이활..'이라면서 말끝을 흐린 이유가 그 사실 때문이였나보다.
자기가 가지고 전쟁에 나갔었던 그 활.
지금 그 활이 내 손에 있었으니.. 신기할 만도 하다.
"그럼.. 자유바라기를 구해야한다는 말은 뭐에요"
[...]
혹시 렌의 말을 의식하고 이러는 걸까
질문 2개가 끝났는데도 자연스레 질문을 하는 내말에 조용한 루시이다.
"아무도없잖아요..말해주세요"
나 나쁜가봐. 모범생이였던 단미는 몰래 뭔가를 하지도 거짓말을하지도 않았는데
'아무도 없으니 말해도 괜찮다'라니.
많이 변했구나 단 미.
[질문 두개 끝났어]
역시 순순히 말해줄 루시가 아니다.
"그럼 이곳이 뭐가 문제인지 알려주세요"
난 솔직히, 이곳이 이렇게 호화로울 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
막 전쟁터 같을줄 알았어. 맨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때 렌이 그랬거든.
흐릿하고 잡음이 많았지만 그때 렌의 목소리는 그렇게 말했었거든.
'.......자유바라기를... 구해달라' 고..
이리도 평화로운데 나보고 무엇을 어떻게 구해달라는지 잘 모르겠거든..
솔직히 이곳이 아무렇지 않은걸 알고 대한민국에 정말 절실하게 가고싶었어.
그런데 지금은 아니야. 이상하게 렌한테 호기심이가고, 로베리한테 정이들어버렸어.
[케르베로스를 봤으면 알거아냐. 마계가 자유바라기의 반을 꿀꺽했어. 아직 이곳까진 영향이 없지만 마계문지기 개새끼가 이곳 숲에 나타났다면.. 얼마지나지 않아 이곳에도..]
"막의 영향이 미치겠죠"
헉. 이목소린..
이 낯익은 목소리는
"렌?"
문열리는 소리를 듣지도 문이 열리는걸 보지도 못했는데,
루시의 이야기에 너무 집중하고 있던걸까?
렌이 말을 하기 전까지 나는 아무런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이럴수는 없어
아직 물어볼게 많았는데..흑
[호- 이게 무슨일인가?]
이런걸 바로 굳 타이밍이라고 하지.
타이밍 끝내주게도 멋지게 등장한 렌이다.
"루시. 나랑 얘기좀 할까요?"
살벌하다. 렌의 어투는 나긋했지만 그 나긋한 어투에서 느껴지는 살벌함은 이로 표현할 수 없다.
싱글 생글 웃고있는 렌의 표정이 더더욱 무서웠다.
웃고있지만 웃지않는듯한 그런 표정은 이해할 수 없을만큼 살벌했으니까.
[무슨얘기? 난 너랑 할말이 없다]
딱 잘라 거절하는 루시의 태도에
"그럼 거기까지. 입을 막아버리기전에-"
[허.]
무시하는듯 콧방귀를 뀌는 루시의 태도에
렌이 무척이나 화나보였다.
렌이 이렇게까지 반응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렌이 이런 태도를 보일때마다 내 궁금증은 하늘로 치솟을 뿐이다.
그런데..
그런데말이지,
렌이 들어온듯한 테라스의 유리문이..
저 연약해 보이는 테라스의 유리문이 불안하다.
'쨍그랑-!'
....아...!!
"입을 막아버리기 전에 아무 정보도 흘려선 안됩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사실이야?
자유바라기가 무슨 상황인지, 내가 어떻게 해야 구할 수 있는건지.
그리고 렌이 무엇인지, 루시는 무엇인지..
자유바라기를 구해달라면서. 구해달라면서 이정도 사실도 알려줄 수 없는거야?
[무식하긴. 알았다 알았어.]
햇빛이 반사되어 깨진 유리조각들은 별들처럼 반짝거리며 흩어졌다.
순간 아름다운 광경이였지만,
한방울. 한방울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렌의 붉은 피에
"히-익-!피!!!"
정신을 차렸다.
"생각보다 조금 아프군요"
언제나처럼 미소를 짓는 렌이지만, 왠지모를 위압감이랄까..
미소가 사나워보인다는 말이 웃길지도 모르지만,
렌의 미소는
사나웠다.
[렌. 흥미롭지 않은가?]
로베리는 왜이렇게 안오는거야..
..지금 남자 둘(?)이 이렇게 살벌하게 대면하고 있는 판국에 나와 나무씨는 뻘쭘한데..
로베리 이녀석은 왜이렇게 안오는거야
"따로 말하기로 하고.. 그보다 소란을 피운 무례함을 용서해주시겠습니까?"
첫댓글 잘봤습니다~! 도대체 신탁이 머길래?
뭘까여헤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