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봄꿈 [김수우]</p><p> </p><p> </p><p> </p><p> </p><p>자정이 넘은 광복동, 거리 악사가 노래하고 있다</p><p>인적 끊긴 모퉁이에 하늘 사다리를 놓은 음표들</p><p>기타에서 튕겨 나온 미래와 과거들, 꽃이 되려는가 가볍다 기</p><p>침한다</p><p> </p><p>벽화 속 고구려 여인은 아직도 춤을 추고 있겠지 오늘도 구원</p><p>을 믿을까</p><p> </p><p>어디선가 상자 넘어지는 소리, 먼지의 먼지들인가</p><p>너도 귀신이었니 나도 귀신이었어 참을성 많은 근심의 외투들</p><p>가난의 병법을 모르는 슬픔이 몸도 없이 모여 앉았다</p><p> </p><p>매일 다녀가는 공허의 약속</p><p> </p><p>잊혀진 용왕이었던가 악사는 자꾸 파도를 낳는다</p><p>아무리 진화해도 나는 용왕의 딸이 되기엔 죄가 많구나</p><p>악사의 가슴에 있던 눈물, 내 눈에 맺힌다</p><p> </p><p>봄꿈을 꾼다 견고한 고독 하나 돌아본다 그래 곧 꽃이 착륙할</p><p>거야</p><p>누군가 기다리던 음표 하나</p><p>추락하는 도시를 끌어올리는 기중기 고리처럼</p><p>내 허공을 끌고 올라가는 손가락이 된다</p><p> </p><p>어디서 왔니 어디로 가니, 곧 순례가 시작될 거야</p><p> </p><p>아래 계단 아득하고 위로 칸칸이 가파른데</p><p>종일 욕망의 시선에 시달린 간판들 종말의 징후가 되는데</p><p>밤은고장난 기선처럼 제자리서 깊다 푸르다</p><p> </p><p>어디선가 강물이 걷는 소리, 우리 곧 만날 거야</p><p> </p><p> </p><p>            - 시와편견 2024 봄호</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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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봄길이 떠나는 이와 더 닮았네요... 봄이 오는 소리가 점점 차분해집니다
회양목에 노란 꽃들이 피었고
많지는 않지만 벌들이 잉잉거리고 있군요.
그 많던 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