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모인 반탄 3만명… "여기도 이런 목소리 있다, 알리려 나와" 금남로서 최대 규모 보수 집회
광주광역시=조홍복 기자
광주광역시=김정엽 기자
광주광역시=김명진 기자
광주광역시=안준현 기자
입력 2025.02.17. 00:55업데이트 2025.02.17. 07:09
15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탄핵반대 집회./김영근 기자
지난 15일 오후 광주광역시 금남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연이어 열렸다. 찬반 집회는 충돌 없이 끝났다. 경찰은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 버스 4대로 ‘차벽’을 만들고 경찰 1200여 명을 투입했다.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인 ‘국가비상기도회’에는 경찰 추산(비공식) 3만명, 집회 측 추산 6만명이 몰렸다. 왕복 6차로인 금남로가 인도까지 인파로 꽉 찼다.
그래픽=송윤혜
광주에서 보수 성향 단체가 이 같은 대규모 집회를 연 건 처음이다. 금남로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였다. 광주에선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장소’로 통한다.
본지 기자들이 반대 집회 현장을 취재해 보니 참가자 10명 중 3명은 광주 등 호남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나는 고흥 사람입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김동열(60)씨는 “호남은 사실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기 굉장히 어려운 지역이지만 나 같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어 전남 고흥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며 “우리나라의 정상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조희정(43)씨는 전남 강진군에서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참가했다. 조씨는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살 수 있길 바라는 마음뿐”이라며 “호남에서도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했다.
서로 다른 주장 울려퍼진 '5·18의 성지' 광주 금남로 - 15일 오후 3시 20분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린 광주광역시 금남로를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이 버스 4대를 'ㅁ' 자 모양으로 세워 차벽을 만들었다. 사진 위쪽이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개최한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이고, 대형 태극기 아래쪽이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탄핵 찬성 집회 현장이다. 탄핵 반대 집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시작해 이때가 절정이었고, 탄핵 찬성 집회는 오후 4시에 시작이어서 참가자가 다 모이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탄핵 찬성 집회에 1만명, 반대 집회에는 3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비공식)했다. /김영근 기자
호남 지역 참가자 중에는 20~30대가 눈에 띄었다. 광주 남구 봉선동에서 왔다는 직장인 김명현(26)씨는 “회사에선 모두가 대통령을 비난하고 욕해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며 “직장에서 쌓인 울분을 토하려고 나왔다”고 했다. 김씨는 “호남에도 상식인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전혜림(28·광주)씨는 “계엄 선포 때는 놀랐지만 그 이후 민주당이 해온 행태를 깨닫게 됐다”며 “이제는 분노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대학생 문모(20·광주)씨는 “창피하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거리로 나섰다”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내 고향 광주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에서 왔다는 고등학생 윤성호(18)군은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해 정부 발목을 잡고 있는데도 호남은 여전히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며 “답답해서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그는 “대전,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에도 참가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부 광주 청년은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정민석씨는 “우리는 진보, 보수를 떠나 오직 국가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이 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광주가 민주당의 표밭을 자처했는데 도대체 바뀐 게 무엇이냐”며 “천안, 김해에도 있는 코스트코 하나도 없는 게 자랑인가. (광주엔) 죽어가는 상권, 청년 인구 유출, 차일피일 미뤄지는 지하철 공사로 인한 교통난밖에 없다”고 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가 몰렸다. 서울에서 온 이수진(51)씨는 “광주에서도 이런 집회가 열려야 지역 분위기에 눌려있던 사람들도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찾아왔다”고 했다.
연단에 오른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추모하기 위해 빨간색 옷을 입고 왔다”며 “호남이든 영남이든 나라의 위기 속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과거 위기를 겪을 때마다 똘똘 뭉쳐서 극복했다”며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 경제적 위기 역시 모두가 하나 되어 뭉친다면 그리고 윤 대통령이 복귀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전씨는 본지 기자와 만나 탄핵 반대 집회를 비판한 강기정 광주시장 등에 대해 “그들이 투쟁, 갈등을 외친다면 우리는 화합·통합·사랑을 내세우는 전략을 펼치겠다”고 했다.
세이브코리아 측은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22일에는 대전, 다음 달 1일에는 서울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부산역 집회에 경찰 추산 1만3000명이 모인 데 이어, 지난 8일 동대구역 집회에는 5만2000명이 집결했다.
☞금남로
금남로(錦南路)는 광주광역시 도심을 관통하는 약 2.6㎞ 길이 도로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로 광주 시민 등이 계엄군에 맞섰던 곳이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도 금남로에 있다. 매년 5·18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는 5·18민주광장이 조성돼 있다.
관련 기사
전한길 "광주 반탄 집회로 지역 갈등 종식" 박은식 "野 지켜본 국민 결집"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지난 15일 광주광역시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빨간색 옷을 입고 단상에 오...
70m 거리서 1만명 '찬탄 집회'… 野 대거 참석
15일 오후 광주광역시 금남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는 경찰 추산(비공식) 1만명이 모였다.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
조홍복 기자
사회부 호남취재본부 기자 조홍복입니다.
김정엽 기자
김명진 기자
안준현 기자
조선일보 안준현입니다.
100자평
103
도움말삭제기준
최신순찬성순반대순관심순
나자린
2025.02.17 07:35:30
전국에서 총동원 된 사이비교회의 목소리일뿐.....관광버스로 실어나른 동원 된 인원들....자기목소리 내려면 서울 사람은 광화문에서 대구 사람은 동성로에서 부산사람은 서면에서 하면 되는데 왜 관광버스 빌려 거기까지 간겨??? 아우쉬비치 유대인 학살 장소에서 나치집단 모임과 뭐가 다른데??조선일보 이자들 나라가 망하던 말던 ...한줌 이득을 위한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드는데 최선봉...언제인가 내란동조 혐의로 폐간시켜야...
답글1
0
5
양삿갓
0 / 500
등록
양삿갓
2025.02.17 07:39:52
나 잘난 맛에 사는구나....이런 인간때문에 나라가 망국으로 가고 있구나
블루웨이브22
2025.02.17 07:35:22
상식인이 통하는 세상~~자유애국심
답글작성
1
0
가야한 아래
2025.02.17 07:31:36
지역 감정 부추기는 국회의원들이 죽으면 지역 감정은 사라진다. 쥐꼬리 만한 나라에 지역 감정이 누구려져야 나라가 좋은 나라로 갈거다
답글작성
11
0
초당객인
2025.02.17 07:30:27
조선일보가 참회를 했나? 옛 모습으로 돌아오라. 그게 나라를 위하고 조선일보를 위한 일이다. 행여 중공에게 빚을 진 일이 있다면 스스로 고해하고 용서를 빌면 된다. 언론으로서 법과 진실을 보도하면 된다.
답글작성
7
0
아리수영
2025.02.17 07:30:27
한때 히틀러도 압도적인 지지율을 가졌지요. 더불어 민주당을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니 처단하겠다는 말에 열광하는 모습 씁쓸해요.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북한에 저 자세라 하지만 마찬가지로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일본에 저자세인 사람들을 친일이라고 몰아붙일 수는 없는법인데 자기들이 곧 정의라는 광기 어어할꼬...
답글1
4
2
회원49312738
2025.02.17 07:37:41
줄탄핵. 차별 금지법등 반국가 법령 제정 밀어 부치는 반 대한민국 세력이 광기입니다.
sonamu
2025.02.17 07:30:14
배신자한동훈이가 기만하고분렬시킨 국민을다시금결집시키는 평범한 강사의 진정성있는웨침이 희망을주고있다.
답글작성
7
1
피에트란젤로
2025.02.17 07:29:44
이기회에 조선일보 망해야 한다
답글1
2
5
양삿갓
0 / 500
등록
양삿갓
2025.02.17 07:42:16
정.신.병.원.에나 가보라
아우렐리우스
2025.02.17 07:28:45
좌파 정권 , 전교조의 허상이 들어나는 순간? 헌재는 듣거라!이것이 대통령 비상계엄의 진실이다!.
답글작성
11
0
회원33746039
2025.02.17 07:27:18
교묘하게 숫자를 내세워 상황을 호도하고 있는 조선일보. 아직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촛불집회 때는 차치하고라도 지금까지 소위 좌파 집회 보도 때 인원 수를 얼마라 보도했는지 돌아봐라! 그때는 주최측 주장 숫자를 크게, 경찰 추산은 작게 보도하지 않았나? 문 닫아라. 찌리시 수준의 의지라면 공연히 독자들만 스트레스 받게 만든다.
답글작성
6
6
대영
2025.02.17 07:23:47
이번기회에 자유우파로 돌아서지 못하는 호남사람들은 시대흐름에 뒤처저 자식세대 까지 가난을 면치 못할겁니다. 그이유는 자신이 한번 주변을 돌아보면 알거다.좌파들 대게 가난하다 물론 문제인 이재명 같이 부자도 있지만 그건 알다시피 정상으로 번돈이 아니다 .이제 자유대한민국에 동참해서 훗날 자시세대 까지 다 같이 잘사는 세상 한번 만들어봅시다.
답글작성
20
0
리아빈탄
2025.02.17 07:23:34
호남의 젊은세대가 변하고 있다 뭔개소리하던 막말 전과자 깃발을 꼽기만하면 당선되던 호남이 변하는거다 3만명중 2만명이상은 호남인일거다 그래 변하라 호남이여 ~~
답글작성
20
0
베토벤과 모차르트
2025.02.17 07:23:08
돌이돌이 시위꾼들이 뭐라하든 조선일보 같은 사이비 언론들이 뭐라하든 윤석열은 탄핵되어야 합니다. 내란죄 부분은 증거나 증인들을 통해 심리해서 죄가 되면 처벌하는 것이고 아니면 말고...나는 윤석열이 같은 중늙은이 하나 감옥에 가는 것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구요. 다만 그가 내가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이 대한민국, 한국의 대통령 자리에서 파면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것만 이루어지면 나는 윤석열 그 친구에 대한 관심을 끌 것입니다. 헌법재판소가 분발해서 조속히 결정하여 주길 바랍니다. 나는 100% 탄핵 인용 및 파면을 확신합니다. 법을 좀 공부한 사람이라면 윤석열의 탄핵은 기각할 수가 없거든요. 요즘 조선일보의 헌재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과 헐뜯기가 아주 심각합니다. 하지만 헌법재판관 여러분...그냥 개방귀 소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조선일보와 같이 그릇된 사시의 시각을 가진 언론은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긴 뭐 요즘 세상에 김대중/양상훈이 글에 현혹될 사람도 없기는 하죠. 네...
답글1
0
24
양삿갓
0 / 500
등록
양삿갓
2025.02.17 07:44:51
베토벤은 귀가 먹었다. 이 인간도 귀가 먹었구나
skfro
2025.02.17 07:22:38
"찬탄 집회 vs 반탄 집회" 라고 생각하니까 놀랍게 느껴지는거지.... 동남아 국가들이 화교들에게 장악되어 있듯이, 대한민국이 화교들의 손아귀에 넘어가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반중 애국 집회 vs 친중 매국 집회" 라고 생각하면 하나도 놀아운 일이 아니지.... 나라 팔아먹는 매국노에 대한 저항 의식이 그 어느 지역보다 강한 광주에 친중 매국노들 보다는 조국수호를 위한 애국자들이 더 많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답글1
13
0
과학기술이나라살린다
2025.02.17 07:22:02
선관위의 부정선거혐의에 대해 우리 사회가 이런 식으로 비겁하게 무한 침묵 방치한다면, 그것은 2030을 비롯한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일이다 ....... 부정선거, 반드시 깨끗이 청소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민주주의 체제가 존속될 수 있다.
답글작성
14
1
핵대핵
2025.02.17 07:21:37
민주화의 성지답게 차별없는 집단의식에 매몰되지 않는 분위기가 보고 듣기 좋네요
답글작성
12
0
바른노래
2025.02.17 07:21:05
광주에 부는 상식과 진실의 바람. 처음엔 미약할지 모르나 더불당만 지지하던 바람의 방향이 바뀐것은 확실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