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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http://pann.nate.com/talk/324286914
제목; 상견례 이후.. 힘들 정도로 고민되요..
글쓴이; 우울증
글 길어질지도 모르겠네요.
고민이 많아요.
경험 있으신 분들의 진심어린 조언을 듣고 싶어
오랜만에 이곳을 찾았습니다.
읽어주시면 감사해요.. ㅠ
소개팅으로 만나 연애 2년차..
성격이 달라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많이도 싸웠지만.. 극으로 치닿을 때 조금씩 양보했고..
현실적인 제약에 겹쳐 도중에 헤어짐을 얘기하기도 했지만..
결국엔 결론을 '결혼하자'로 바꾸며.. 나름 알콩달콩한 연애를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격 결혼 얘기가 나오면서.. 이젠 우리만의 결론이 될 수 없기에..
진짜 법적으로 구속되고 새로운 가정을 만나는 현실 앞에서..
저도 결국에 '결혼은 현실'을 실감하고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우선 상황 설명을 드리면..
남자친구..
서른중반.. 중소기업에 박봉으로 3년, 하지만 최근에 안정적인 공기업으로 이직에 성공하였습니다. (제가 잔소리 하고 도움도 주면서.. 이끌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일 수습을 떼고 정식 직원이 됩니다.
다만 지금껏 모은 돈은 3천 안쪽입니다..
아버지는 2년전 뇌경색 오셔서 경제활동 못하신다 하셨고, 어머니도 아무 일 하지 않으십니다.
저는 서른초반.. 공기업 6년차..
운 좋게 연봉 좋은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하였고..
덕분에 돈을 부족하지 않게 쓰면서도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산 기준으로는 제가 남자친구 약 3배 정도..
아버지는 사업 하시고, 엄마는 병원일 하십니다.
두분 다 배운 거 없으시고 몸이 안 좋으심에도 경제활동을 놓으신 적이 없기에
손 벌리신 적도 없습니다. 다만, 이혼한지 10년 정도 되셨습니다.
결혼 얘기가 나오면서,
남자친구네 집에 인사가게 됐습니다.
늘 꿈꾸던 친구같고 수더분한 인상의 시어머니 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결혼은 우리 돈으로만 반반 하려한다.. (남자친구는 어쩔 수 없이 대출을 껴야 한다..)
그러니 예단 같은 거는 최소화 할까 한다..
이런 말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여 수긍해주시기에.. 그래도 개념은 있으신 분들이구나 해서
구체적인 결혼 준비들을 진행했습니다.
택일 후 예식장도 가계약까지 걸었습니다만..
상견례는 시어머니가 많이 뒤로 미뤘습니다.
개인사정이 있다고 하는데 좀 납득하기 힘들었지만..
뭐 구걸하는 입장도 아니고.. 기다렸습니다.
추석 일주일 뒤로 상견례 날을 잡고..
상견례 때 나올 수 있는 '예단' 같은 부분에서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안 되겠단 생각에..
남자친구한테 명절 때 예단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부모님 의중을 물어보라고 언질햇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이 좀 충격이었던 건..
남자친구가 다 빚으로 하는 결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심에도 불구하고
(반이라고는 하지만, 반은 제 자산이 고스란히 들어가고 반은 남자친구 대출)
예단 천만원을 주면 오백은 돌려줄 수도 있다?
제가 최소화해서 했으면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이건 뭐....지?
제 기준에 최소화는 그게 아니었기에..
그것가지고 남자친구하고 명절에 전화로 얼마나 싸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옆에서 울 엄마가 전화통화를 듣고 말리더군요.
왜 그런걸로 싸우냐며.. 니가 원하는대로 예단 해주고 그만큼 받으면 되지 않냐고요.
하아.. 그래그래. 혼자 다독이며 지나갔습니다.
그제 상견례를 치뤘고..
이혼가정인 우리 부모님 사이에 어색한 감은 있었지만
양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됐는데요.
상견례가 끝나고 보니..
상견례 자리에서 나온 말들로
양가 심기가 서로 불편해진 부분이 있더라구요.
상견례 자리에서 우리 엄마가 껄끄러울 수도 있는 예단 얘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예단 때문에 싸우는 딸과 남자친구를 보신 때문이겠죠.
애들 하는 얘기 들어봤는데..
어쨌건 애들이 대출을 껴서 하는 결혼이고..
예단을 좀 줄이면 애들 대출이 조금이라도 줄 것 아니겠냐고..
그러니 허례허식은 줄였으면 한다..
그럼에도 이 정도는 원한다 하면 말씀을 하셔라..
시어머니 되실 분은 그때도 네, 네.. 하면서 지나가시더군요.
이번엔 저희 아버지가 살짝 또 물어보신게 있습니다.
몸이 이렇게 아프신데.. (시아버지 뇌경색..부분) 생활은 어떻게 하시냐고..
경제활동을 안 하시는데, 남자친구가 도움 드린 부분도 없다는데..
어찌어찌 생활을 해나가시니까 저도 미스테리한 부분이었는데요..
아버지도 딸 사윗감 될 사람한테 이렇다할 대답을 들은 게 아니라 걱정되는 마음에서 물어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때 시어머니 되실 분은..
아버지 이렇게 되고 나서 보험과 연금을 앞당겨 받고 있고..
비록 이렇게 생활하지만 애들한테는 우리 사정 말한 적도.. 돈을 요구한 적도 없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어찌 될지는 알수 없는 노릇이지 않냐...
뭐 이런 말씀을 하셨더랬습니다.
상견례 끝나고..
우리 식구들이랑 얘기를 하는데..
다들 첫마디가... "으이구~ 앞으로 등골 좀 뽑히겠구만"
이 말이었습니다. 내가 뭔 얘긴가 했더니..
아빠, 엄마, 동생 하나같이 다 똑같은 점을 느꼈더군요.
결국에 사정이 안 좋아지면 아들, 며느리한테 기대겠다는 얘기 아니겠냐고요.
저도 그 얘기를 좀 곱씹어보니.. "아.. 그런가" 싶더라구요.
집으로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남자친구랑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제가 먼저 우리 부모님 걱정하시는 부분이 이렇더라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나도 약간 그 부분이 걸린다 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나중에 말할걸..)
그랬더니 남자친구가 "고민이 많냐?" 이러면서 웃고 넘어가더라구요.
그런데 옆에 남자친구 부모님이 있었나 봅니다. "고민 안해도 된다" 라는 소리가 전화기로 넘어오더라구요.
헐..
나중에 부모님 안 계실때 통화하자 하고 전화 끊었습니다.
밤에 남자친구 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집에 잘 도착했냐고..
그러면서 한다는 얘기가 우리 부모님 기분 상하셨다..
상견례 자리에서 너무 돈, 돈 하는 것 같더라..
예단 얘기는 나중에 했어야 했다..
부모님 현재 생활을 물어보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아니냐..
나는 더 발끈했습니다.
예단얘기,, 서로 얼굴 봤을 때 얘기하지..
지방도 꽤나 멀어 얼굴 볼 기회도 더 없을텐데 언제 또 얘기하냐..
그리고 아빠가 물어본 얘기는 나도 궁금한 거였다..
근데 정말정말 현실적으로.. 우리 월급에 오빠네 부모님 미래가 불투명하면..
우리 부모님 입장에서 걱정되서 물어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
남자친구는 정말 필터링이 없었습니다.
원래 중간다리 역할 못한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우리 부모님 많이 언짢으셨고.. 너희 부모님 얘기 듣고는
"예단도 천은 받아야 겠다, 생활비도 생각 없었는데 받아야겠다" 라고 하시더라...
예단 받아 집에 보태겠다 하시더라.
그 말에 너무 화가 나서 저도 많이 소리를 질렀네요.
당연히 물어볼 수도 있는 말에.. 하루 아침에 없던 생각이 참 구체적으로도 생기셨다구요..
예단은 그새 2배가 되네? 하며 한참 비꼬았습니다.
어찌 잘 다독여 전화를 끊긴 했지만..
오늘 아침 우리 부모님 전화오셔서 한마디씩 하시는데..
맘이 힘들더라구요.
부모님은 잠도 한숨 못 주무셨고..
아빠는 안 되면 그 쪽 집에 내가 직접 전화라도 해야겠다..
아들 결혼에 한푼 보태지도 않는 사람들이 왜 그러냐며..
엄마는 해줄만큼 해주고도 감당이 안 되면 결혼을 지금이라도 접는게 어떻겠냐고..
울 것 같아 부모님이랑 긴 말을 못하고 빨리 끊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남자친구 반응이 더 섭섭합니다.
남자친구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집을 다 하면 결혼에 맞춰 차까지 사야하는 남자친구 부담이 덜 것 같아
제가 집까지 다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엄마 허례허식 줄이자는 말에 발끈해서 예단비 높이는 그 쪽 부모님이나..
그 쪽 부모님 말을 그대로 옮기는 남자친구나...
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그냥 각자 번 돈, 각자 관리하고 반반 생활비로 하자고요.
내가 번 돈 부모님 생활비로 쓰면 나 허탈해서 못 살 거 아니겠냐고요.
그랬더니 남자친구는 어차피 결혼하면 니돈이 내돈, 내돈이 니돈인데 왜 그렇게 사람이 계산적이냐구요.
예단같은 경우에 원하는 대로 해줄테니..
우리 엄마, 아빠한테도 그 정도로 돌려줘라.. 예물이든, 패물이든..
내 돈 다시 받아 집에 보태는 그런 거 싫고.. 똑같이 소모적인 형태로 갚으라구요.
그랬더니 그냥 대답을 아예 안 합니다.
"쉬어"라고 말하고 끊고 이 시간 되고 보니.. 별 잡생각 다 드네요.
시작부터 우울한 결혼준비..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 부모님 힘들게 하며 진행하는 결혼..
그 어느것 하나 만족스러운 게 없습니다.
주말부부로 시작하는 것 때문에 마음에 걸려서 직장을 그만둘까 살짝 언급했더니..
더 좋은 직장 잡기도 어려울 텐데.. 라고 하시며 그런 부분에선 만류하시던 그 쪽 부모님 얼굴이 유독 크게 다가오네요..
이 결혼 잘 끌고 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재고하는 게 좋을지요..
----------추가
많은 분들 읽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중간역할 참 못하죠..
여우같이 현명하게 행동 못하고
제 처지와 상황,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다 드러내는건 제 문제가 맞습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저희 부모님이 예의가 아닌 것도 맞겠죠..
그렇지만 남자친구 인사 드리러 우리 집에 왔을 적에도 미리 물었었고 나도 따로 물었지만..
그 때마다 남자친구가 시원한 대답을 안해준 것도 있습니다..
집안사정 잘 모른다, 아직 용돈을 드리고 있진 않다..
이혼 하셨음에도 노후를 스스로 준비하시고, 자식 결혼에 보탤 필요 없다해도 한푼이라도 더 주려고 하시는 우리 부모님 대비해서
시댁에선 아들 결혼자금 대출에 대해서 그 금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 묻지도 않았다 하시고
사회생활 오래한 것도 아닌데(?) 모은 돈 없는 건 당연하다..?
본인 한복이랑 아버지 옷, 작은아들, 친척, 사촌동생들 돌아갈 예단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적잖이 놀랐습니다..
남자집에서 집 하는게 예의라치면, 굳이 반반 하겠다는 저한테 예단은 하지 말거라.. 할 줄 알았던거죠.
제가 노는 며느리가 될 것도 아닌데요.
생활비는 도리를 하는 적정 한도에서 할 생각이지, 하기 싫다는 생각 안해봤습니다..
남자쪽 부모님 자존심 건들였지만 영락없는 딸 가진 죄인이네요..
바리바리 싸들고 가도 이런 대접이라니..
저도 워킹맘이 되야할거고.. 대출이자랑 육아부담이 미혼된 입장에서 벌써 두려운데.. 너무 큰 기대를 하실까봐 그저 그 부분을 저어한 거였습니다..
조언 주신대로 이미 틀어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부모님 속 썩인 못난 딸이 되었구요..
눈물이 흐르네요..
정규직 임용받고 나한테 젤 먼저 전화한다며 좋아하는 남친에게 저는 지금 미안한건지 속상한건지 자꾸 눈물만 흐릅니다..
장거리 연애 힘들었는데.. 결혼도 너무 힘들기만 하네요..
주말에 어떤 식으로든 얘기를 해볼게요..
조언 감사합니다
-----------추가추가
남친이랑 울면서 전화로 많은 얘길 했고..
우리 부모님이 예의가 아녔을 지언정,
제가 집도 하고, 예단도 드리면서 그동안 효도 못하며 알뜰살뜰 6년 모은 돈 다 깔고 덮고..
앞으로 제가 벌 돈도 생활비 명목으로 가져가실 거라는거.. 결국엔 홧김에 빈말이 아니란 것을 어느 정도 확인했습니다..
그 내용을 다 적진 못하겠구요.
남친이 적어도 생활비 매달 50이라는 말, 예단은 이제 어쩔 수 없단 말에.. 파혼을 다짐했습니다.
지금이야 남친도 저와 마지막까지 얘기해보자 하지만 성격상 남친이 부모님 의지를 거스르지도 못할 거 같네요..
다들 성인군자 같으신데.. 우리 부모님 아니면 저는 어느 통로를 통해서 그런 그쪽 속내를 알 수 있었을까요..
다들 돈에 참 쿨하셔서 그 부분 간과하시나본데, 전 못나서 제 통장 포기 못하겠어요.
지인들은 다들 제 사정 듣고 이해를 해주시는데.. 참 이상하죠?
남친은 제 안정적 직장을 포기할 정도로 사랑하지만.. 빨대역할은 못하겠기에 그냥 혼자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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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
상견례때 돈얘기 안하는 게 맞긴 하지만 그쪽에서 먼저 대출 그쪽에서끼는 한푼도안보태는 결혼에 예단운운했잖아 여자부모님 잘못 없는 것 같은데.
근데,, 처음부터,, 간소화 하자고했는데,, 천중에서 오백을 돌려준다니,,, 게다가 아무일도 안하시면서 몸이 편찮으신데, 앞으로 생활을 어떻게 할생각이였던거지,, 그래도 이부분은 남자랑여자 둘이서 얘기하는게 맞는거란 생각은 드네,, 생활비를 드려야되는 상황이냐, 그런 상황이면 얼마나 드려야하는거냐, 앞으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그렇게 두루뭉실 하면 어떻게하냐 이런식으로 풀어나갔어야 하지만,, 빼박,, 벌기무섭게 시댁으로 들어갔을거 같은데,,, 뭐,, 어쨋든 나가리여도 여자쪽에서 손해볼건 없는듯,,
설마 여자네 부모님이 상견례자리에서 그런거 물어보는거 아니란거 모르고그러셨겠어..하도 안가르쳐주니까 그러신거겠지 계속 물어봤는데 속시원히 말안했단거 보니까 안물어봤음 그대로 어영부영 결혼했을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