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MBN 노동조합원들은 11월 15일 23시부로 전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평소 저희 MBN에 대한 시청자 여러분의 사랑을 배신하고 파행 방송을 수수방관해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된 점을 다시 한 번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저희 MBN 노동조합이 파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매일경제 컨텐츠 보증금 75억원”
저희 MBN의 자본금은 300억원입니다.
저희 MBN은 매일경제 사옥에 세들어 살고 있습니다. 12층 건물 가운데 2개층 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임대료로 매일경제에 215억원을 맡겨놨습니다.
참고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메디슨 벤처타운(전 동아TV 건물로 방송용으로 지어졌습니다) 가격이 요즘 310억원입니다.
2002년 주주총회때 저희 노조가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라고 항의했습니다.
경영진들은 215억원 가운데 75억원은 ‘매일경제’ 기사 사용료, 브랜드 사용료의 보증금 차원에서 맡겨놓았다고 주장합니다.
저희 MBN은 지난 2002년 이후 매일경제신문 기사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 법인명이 ‘매일경제TV’입니다. 회사이름이 ‘매일경제TV’인데 무슨 브랜드 사용료입니까? 궁금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컨텐츠와 지불할 필요 없는 브랜드 값으로 75억원을 맡겨놓은 경영진들은 뉴스채널의 핵심인 10억원짜리 중계차 한대도 돈이 없다며 투자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획실 신설 회사가 거부한다?”
이번 파업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MBN 미래에 대한 부분입니다.
저희는 10돌을 맞이한 MBN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경영진에게 꾸준히 요구해왔습니다.
그 구체적인 모습이 바로 ‘기획실 신설’입니다.
회사측은 자금 부족과 신규 인력 채용 여력을 이유로 ‘기획실 신설’을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자본금의 3분의 1이 넘는 돈을 모회사인 매일경제에 현금으로 입금시켜 놓고 자금이 부족해서 안된다는 논리를 저희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경영진은 지노위의 조정안 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저희 노동조합의 요구안과 경영진의 안건을 조율해 11월 8일 조정안을 내놓았습니다.
기획실이 어려우면 ‘컨설팅기관의 미래 경영을 위한 컨설팅을 받으라는 조정안’이었습니다.
저희 노동조합은 대폭 양보해 조정안을 받아들였지만, 경영진은 조정안을 거부했습니다.
경영진이 조정안을 거부했을 때, 노동조합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파업’밖에 없다는 현실이 슬픕니다.
“너희들과는 대화하지 않겠다”
저희는 회사와 대화하고 싶습니다. 빨리 파업을 풀고 정상방송으로 복귀하고 싶습니다. 현재 회사 경영진은 저희 노조와 대화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중간간부들은 노조원 가족들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노조원들이 빨갱이”라며 노동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회유와 협박을 일삼고 있습니다.
2004년 노동운동에 5공.6공식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MBN 미래 경영을 위해 비전을 제시해 주십시오“
저희의 요구조건은 너무 단순합니다.
더 높은 임금, 더 많은 복지가 아닙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더 좋은 뉴스, 더 빠른 뉴스, 더 공정한 뉴스를 제공할 수 있는 미래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저희 MBN 홈페이지 (www.mbn.co.kr)에 방문해서 방송 정상화를 위한 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