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안도현 시 ‧ 온수 그림
판형 225×225mm
쪽수 40쪽
책값 14,000원
대상 유아 4~7세, 초등 1~2학년
발행일 2024년 7월 24일
ISBN 979-11-7147-072-3 77810
주제어 물꼬, 농사, 가뭄, 장마, 시작, 길, 통로, 상상력, 시골, 자연, 계절, 시간, 공감, 시 그림책
물꼬, 물꼬가 뭐기에?
마음속 빗장을 풀고 상상력의 물꼬를 트는 시 그림책!
○ 기획 의도
‘물꼬’는 논에 물이 넘어오거나 나가도록 만든 좁은 길을 뜻하는 말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의존해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물꼬 보는 일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벼를 잘 키우려면 논물의 양을 잘 조절해야 하니까요. 가뭄이 들거나 장마가 오면 물꼬를 트거나 막아서 적당량의 물이 논에 차도록 조절해야 하죠. 그래서 농사꾼들은 물꼬를 보러 하루에도 몇 번씩 논으로 가곤 했습니다.
《물꼬》는 논으로 물꼬 보러 간다고 하시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물꼬’가 무엇인지 알아내려 재미난 상상을 거듭하는 아이의 무궁무진한 상상 세계를 담은 시 그림책입니다. 안도현 시인은 순수하고 장난기 가득한 동심의 세계를 유머와 재치 넘치는 상상력으로 풀어냈습니다. 여기에 창의적인 그림들이 물꼬의 의미를 확장하며 장면마다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한 달 만에 반가운 비가 내리자, 할아버지는 삽을 들고 서둘러 논으로 나가십니다. 물꼬 보러 간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아이는 어리둥절합니다. 물꼬라는 말을 처음 들었으니까요. 아이는 물꼬가 무엇일지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물꼬, 물꼬 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나요?
이 책은 낯선 단어를 마주한 아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뜻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물꼬를 되뇌며 자꾸 생각하니, 물꼬는 머릿속에서 개구리처럼 꼬륵거리기도 하고 고양이처럼 꼬리를 치켜올리기도 하죠. 물꼬 트이듯 생각이 흐르고 흘러 상상은 날개를 달고 날아갑니다. 이미 만들어진 말, 익숙한 풍경, 친숙한 사물도 낱낱이 분해하고, 작게도 보고 크게도 보며 이리저리 궁리하면 새로이 보이지 않을까요? 책을 보며 함께 물꼬가 무엇인지 상상력을 발휘해 보세요! 자신만의 상상 세계를 넓히는 사이, 감수성은 풍부해지고, 창의력은 쑥쑥 자라날 겁니다.
○ 도서 소개
* 물꼬, 물꼬가 뭐기에? 단어로부터 시작되는 상상의 효과!
꼬르륵꼬르륵. 물꼬를 떠올리니 빈 배 속이 연방 꼬르륵거리듯이 머릿속이 간질거립니다. 공기 방울들이 물 위로 솟아오르듯이 머릿속에서 무언가 생각날 듯 말 듯하죠. 개구리, 고양이, 새, 벼, 가지, 당근, 무당벌레… 물꼬를 따라 다양한 동물, 사물이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떠오릅니다.
일상의 익숙한 장소나 사물들에 상상력을 조금만 더하면 색다른 장소와 독특한 생물로 탈바꿈합니다. ‘상상’만큼 재미있는 놀이가 있을까요? 상상 속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없으니까요.
이 책은 물꼬라는 단어 하나를 시작으로 독자를 쉽고 재미있는 상상 놀이터로 안내합니다. 오히려 주어지는 정보가 없기에 상상하는 데에 제한이 없으며, 독자는 단어로부터 내 마음대로의 이미지를, 이야기를 마음껏 그려낼 수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며 신나게 책을 읽다 보면, 일상의 평범한 것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할 거예요. 시점을 살짝 바꾸기만 해도 일상은 즐거워집니다. 상상력을 발휘한 탐구는 창조성을 기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 팡팡 웃음을 터뜨리는, 똥꼬 아닌 물꼬의 미학!
분명 우의를 입고 가셨는데도 논에서 돌아오신 할아버지는 온몸이 젖어 있습니다. 할아버지 눈썹에 땀방울인지 빗방울인지 모를 방울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죠. 그런데도 할아버지는 연신 싱글벙글하십니다. 논에 물꼬 보러 갔더니 비가 백만 원어치나 왔다고 합니다. 물꼬가 도대체 뭐기에 할아버지는 저리 신나신 걸까요?
알쏭달쏭한 물꼬의 뜻 찾기. 아이는 ‘똥꼬발랄’한 아이다운 생각으로 물꼬의 뜻에 아주 가깝게 다가갑니다. 물꼬가 ‘어떤 일의 시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이기도 하듯이, 이 책에는 막혀 있던 생각이, 꼬였던 일이 술술 풀릴 것 같은 재미와 반전이 있습니다. 똥꼬, 말만으로 웃는 아이들은 책을 보고 이제 똥꼬 아닌 물꼬만으로도 팡팡 웃음을 터뜨릴 겁니다.
* 상상의 여지가 가득한 발랄하고 감각적인 삽화!
비가 똑똑 떨어지는 처마 끝, 바람이 들고나는 대청마루, 녹이 슨 낡은 대문… 시골집 한옥 풍경을 자연스럽게 시로 끌어들인 온수 화가는 한 장 한 장 풍성하고 감각적인 그림으로 독자를 더욱 재미있는 상상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빗줄기가 개구리와 고양이, 삽, 화분, 물뿌리개 등 수많은 사물과 곤충, 동물로 변신해 활발히 움직입니다. 짧고 리듬감 있게 반복되는 시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화가는 익숙한 풍경과 상상의 세계를 절묘하게 버무려 놓았습니다. 더욱이 땅딸막한 키, 동글동글한 몸과 얼굴,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주인공 캐릭터는 어린이의 모습 그대로라 누구나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뭐든지 생각할 수 있게 돕는 시, 장면마다 유쾌함과 즐거움을 주는 그림!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감수성과 상상력을 잃지 않고 마음껏 펼쳐나가길 바랍니다. 상상력은 평범한 일상을, 가까운 미래를 이끄는 새로운 원동력이 될 테니까요.
○ 본문 중에서
한 달 만에 오는 비라고
할아버지 삽 들고 논에 나가신다
물꼬 보러 간다 하신다
나는 혼자 물꼬를 생각했다
물꼬, 물꼬 자꾸 생각하니까
물꼬는 내 머릿속에서
개구리처럼 꼬륵거리기도 하고
고양이처럼 꼬리를
치켜올리기도 했다.
나는 결국 아무것도 알지 못하게 되었다.
논에서 돌아오신 할아버지
우의를 입었는데도
양쪽 어깨가 다 젖었다.
눈썹에도 빗방울이
대롱대롱 달렸다.
나는 물꼬에 대해 묻지 않았다.
나 혼자 알아내고 말 거야
○ 작가 소개
* 안도현 · 시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났습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11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 등의 동시집과 다수의 동화를 쓰기도 했으며, 100쇄를 넘긴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소월시문학상, 백석문학상, 석정시문학상 등을 받았습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 온수 · 그림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 같은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그림을 작업하고 있으며, 《밤은 아주 포근해》를 쓰고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