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어서자!
예배 전 찬양할 때 두 분이 들어오셨다.
류 집사님이 주보를 건넸다.
새 얼굴에 찬양 소리가 높았다.
장로님의 또렷한 목소리도 은혜로웠다.
고통 중에 아파하는 분들 위해 기도할 때 눈시울이 뜨거웠다.
가슴 뭉클한 예배 마치고 오랜만에 함께 2층 계단을 밟았다.
코로나 이후 처음이라 생소한 분들도 계셨다.
밥상 앞에 둘러앉았다.
봉사하신 분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반찬을 접시에 먹을 만큼 담았다.
수육과 김치찌개는 따로 놓았다.
김장 덕에 밥맛이 끝내 줬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커피 잔을 나눴다.
힘든 설거지와 뒤치다꺼리 한 분들이 존경스러웠다.
3년 묵은 부엌살림 정리는 끝이 없었다.
유통 기간 넘겨 버릴 게 넘쳤다.
연식이 오래되어 성한 몸 아닌데 티 나지 않은 일을 말없이 해 냈다.
밥 한 끼 시작하는 일이 이처럼 어려운 줄 몰랐다.
점심 챙겨 드린 뒷모습 보고 왠지 흐뭇한 마음에 젖었다.
이제 오후 예배 회복 위해 기도할 때였다.
요양병원 예배하고 오는 길에 가랑잎이 툭툭 차였다.
노회장님 전화를 받았다.
교단 신문 이사 파송 문제에 지난 상처가 소환되어 파고가 일었다.
빈한 자의 원고는 쓰레기통으로 간 사실을 통감하고 접을 때였다.
서당골 생명샘 발행으로 위안을 삼았다.
신학교 동기가 교단 사무총장 맡을 때 다시 원고 청탁을 받았다.
총회 연구원 학력을 밝혔다.
신문사 후원, 광고할 형편 안 되고 내세울 실력 아님을 드러냈다.
고사하며 발을 뺐는데 그 폐단 막기 위해 새롭게 시작하지 않은가?
책임지겠다는 약속에 2년간 격주로 목양 수필을 썼다.
결국 희다 검다 말없이 그가 떠나 팽 당하며 발등이 찍혔다.
생선가시에 걸린 자처럼 아파 거절해도 적임자란다.
마음 약해 속는 셈 치고 허락하였다.
편집국장의 요청에 증명사진 보내고 만감이 교차하여 파랑새를 꿈꿨다.
전날 밤 손자, 손녀 지킴이로 나서며 천자문을 준비해 갔다.
한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기본을 가르쳤다.
하루 한 글자 10번 쓰기 숙제를 냈다.
관심을 갖고 반응함에 놀랐다.
새벽녘 톡으로 문제를 냈다.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을 내어주는 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가르치고 싶어 하는 분,
예진, 범진 장래 위해 묵묵히 도우려고
상품권, 보리빵, 연필, 동시, 천자문 전한 배달부는 누구 게?
1. 엄마 2. 아빠 3. 할머니 4. 할아버지.. 답을 보내 랏!
오늘은 짧고 재밌고 오래 기억될 동시 골랐어!
‘남긴 밥’ -이상교-
‘강아지 먹고 남긴/ 밥은//
참새가 와서/ 먹고,//
참새가 남긴/ 밥은//
쥐가 와서/ 먹고,//
쥐가 먹고 남긴/ 밥은//
개미가 와서 물고 간다./ 쏠쏠쏠 물고 간다.’
둘이 뻔한 답을 썼다.
어쩌다 바보 할배 되어 새벽마다 글을 써 보낸다.
쉬운 일은 아니다.
목요일 아침, 시찰 예배 참석 위해 나섰다.
개척한 지 3년 된 예수마을 셀 교회!
변방 구석진 자리지만 풋풋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편한 접의자에 앉아 기도하고 따뜻한 차를 마셨다.
‘믿음의 주’ 예수를 바라보자(히 12:2)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훤칠한 키의 목사님! 질긴 망토 같은 열정이 돋보였다.
‘빛이 있으라!’ 인사로 예배가 시작되었다.
‘나의 평생에 가장 복된 일은 내가 예수님을 만난 것이라’
찬양을 애써 불렀다.
‘성령이여 임하소서!’ 간구하는 소리가 간절하였다.
빌라델비아 교회의 모델이었다.
‘코로나 시작할 때 교회 개척!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어요.
그 시대는 지나갔어!
기존 교회도 문 닫는 처지에 안 된다는 소리 많이 들었지요.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수원에서 내려와 성공하고 싶었어요.
작은 교회! 주목하고 마음 더한 사람 없었어요.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했어요.
하나님께서 가라면 가고 멈추라면 멈췄어요.
적은 능력 가지고 배반하지 않았어요.
보여 주신 만큼 순종했는데 하나님께서 인도하셨어요.
세상이 인정하지 않아도 신기하게 예배드리러 오는 분들이 계셨어요.
목회는 하나님이 하셨어요.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고 모든 것을 주관했어요.
선한 목자 장으로 목회 여정을 이끌어 가셨어요.
건강, 재정, 인간관계를 닫고 여신 분이셨어요.
억울하고 속상한 일에 유일한 소망은 예수뿐이었어요.
모든 것 하나님의 은혜였어요.
혼자 기도하다가 무엇하다 왔느냐?
물으시면 영혼 구원이라 말할 것 같아요.
속히 오마 약속하신 대로 반드시 오셔서 눈물 닦아 주실 거예요.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하나님 기뻐하실 일에 큰 영광 돌려 드리네요.’
후한 식사 대접은 풍성한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
‘목사님! 우리 성결이가 총신대학 면접 통과하면 미라클이네요.
기도해 주세요.’ ‘그래요.’
상처받은 아이가 치유자로 세워지길 바라는 숨 빛을 담아 왔다.
최근 제대한 성현 형제를 만났다.
의젓하고 성숙한 청년으로 살인 미소는 여전했다.
버스에 체크카드 흘렸다는 다급함에 차고지로 가서 찾았다.
한 번도 먹어본 일 없다는 오리 탕 맛집에 앉았다.
먹성 좋았다.
운전병으로 양양 산골짜기에서 외로움을 이긴 삶이 대단해 보였다.
‘목사님! 군대 조직에서 함께 하는 법을 배웠어요.
열심히 공부하려고요.
독서와 일기 쓰기 시작으로 버킷리스트에 출판을 넣었어요.’
결기의 눈빛에 치하와 권면을 곁들었다.
‘바늘 끝으로 우물 파는 심정 가지면 호수도 만들 시기다.
실력과 근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자랑 같지만 아침 수영 가면 단숨에 서른 바퀴 돈다.
경건의 훈련과 더불어 지속과 반복하는 습관을 길러라.
믿음과 인문학에 흠뻑 젖어 전공 살려라.
도와줄게, 함께 일어서자!’
2024. 12. 7.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