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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버핏, 결국 상속세를 피해가다 정규재 < 논설위원.경제교육연구소장 >
불행히도 신화와 전설의 속내를 분해해 볼 수밖에 없다. 만일 버핏을 한국의 정서와 법률적 조건 속에 그대로 끌고온다면 이들 지극한 존칭들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불행히도 답은 "아니올시다"에 가깝다. 자칫 상속세를 내지 않은 준탈세범으로 매도될 수도 있고 거대 재벌을 통째로 아들에게 세습한다고 비난받을 여지도 있다. 문어발 기업을 족벌체제로 운영하는 전근대적 경영자이며, 상속세 때문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눈물을 머금고 팔 수밖에 없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으로 자신의 이익을 삼는 부도덕한 사람이며 나아가 금산법이며 출총제 등 온갖 종류의 기업법을 송두리째 위반한 범법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총체적으로는 악덕 기업가로 낙인 찍힐 위험이 크다. 다른 자에겐 상속세를 내라 하고 스스로는 자선재단의 이름을 방패삼아 결과적으로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는 이중적 인물로 비쳐질 수도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국의 정서와 법률 구조 하에서라면 말이다) "상속세 폐지는 역겨운 것이다"고 목청을 높였지만 그는 우선 상속세를 한푼도 내지 않게 되었다. 빌 게이츠에게 보낸 '약정서'에 또렷이 쓰여져 있는 '기부의 조건'만 하더라도 그렇다. 그는 "이번 기부금이 증여세 혹은 다른 어떤 세금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재단이 반드시 만족시킬 것"이라고 쓰고 있다. 한마디로 "세금은 못 내겠다"는 말이다. 기부의 또 다른 조건은 "빌 게이츠 부부중 한 명은 반드시 생존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짐작하기 어렵다. 아마도 장차 자신의 아들인 하워드 버핏이 경영권을 지켜내도록 빌 게이츠가 평생에 걸쳐 후원자가 되어줄 것을 기대한다는 것인지….당연한 말이지만 버핏이 나이가 많으니 사후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버핏의 계열사 중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상속세를 내기 위해-자식이 팔아치울 때 사들인 기업이 많다. 데어리 퀸, 벤 브리지 주얼리,스타 퍼니처 등이 그런 기업들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버핏에게는 상속세가 매우 좋은 세금일 수도 있다. 버핏 자신은 벅셔 헤서웨이의 현직 이사로 있는 아들 하워드에게 이사회 의장 자리를 물려주기로 이미 선언한 상태다. 세금 없는 상속은 이렇게 매끄럽게 이루어졌다. 버핏이 소유한 벅셔 헤서웨이는 44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보석 운송 건자재 가구 정밀기계 제과 보험 신발까지 전방위적이다. 한국에서 말하는 소위 문어발이다. 모기업인 벅셔 헤서웨이는 또 금융회사다. 그래서 한국의 금산법 24조를 적용하면 이들 44개 계열사는 모조리 금산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 삼성그룹을 괴롭혔던 바로 그 금산법 말이다. 미국에는 금산법이 없냐고? 물론 그런 법은 없다. 버핏 소유 주식은 모두 '클래스 A' 주식이다. 보통주인 클래스 B 주식을 1 대 30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A주식의 의결권은 30개가 아닌 200개다. 한국에는 이런 황금주가 없냐고? 물론 없다. 버핏은 이 A주식을 매년 5%씩 B주식으로 전환해 기부할 예정이다. 버핏이라는 이름에 이건희라는 이름 석자를 대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이재용 장학 재단을 설립해 모든 것을 물려주고 이 재단을 통해 삼성을 통치하도록 한다면 말이다. 아마도 한국서는 곧바로 자선 재단의 주식 보유도 금지시키자고 나설 것이다. 버핏을 신격화하는 방법으로 한국 기업인들을 매도하는 것은 또 다른 공세일 뿐 어리석고도 무지한 일이다. jkj@hankyung.com |
첫댓글 글쎄요? 기자가 뭔가 착각 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음 신격화하면 안되겠지요 비판해야 할 행동이 나타나면 비판하고 의심하고 수용해야겠죠. 기자가 보는 시각이 날카롭다고 말하고 싶네요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그렇군요.
이 글은 버펫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금산법등을 예로 들며 한국사회의 반기업정서를 비판하는 글로 생각됩니다. 교묘히 비꼬아 얘기하고 있지요..
기자가 자기 주장에 사실을 오용하고있는 경우죠.. 버핏은 결정적으로 자기회사의 지분을 절대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죠 이건희회장은 능력은 인정하지만 지분자체가 적죠
이 분은 한경에서 칼럼 등을 많이 써오신 분입니다. 현재 기자는 아니죠. 저도 오늘 이 글을 신문에서 보고 참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쓴이가 말할려고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합니다.
"이번 기부금이 증여세 혹은 다른 어떤 세금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재단이 반드시 만족시킬 것"은 자선단체에 대한 증여계약(증여가 법률적으로는 계약이죠.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에 있어서는 항상 따라다니는 관용구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요. 제가 잘못 안 것인가요?
미국에서는 증여세를 주는 사람이 물거든요. 우리나라는 받는 사람이 물고요. 따라서 자선단체에 기부하면서 증여세까지 물면 너무 억울하쟎습니까?(물론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는 원칙적으로 증여세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위 글을 읽어보니 제가 잘못 안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국가에서 인정하는 기부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준조세로 인하는 것으로 압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부분이 도입될 것으로 생각하며, 앞에서와 중간에 전제하였듯이 우리나라의 현행법과 아주 다르며, 우리법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바라미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버펫의 기부 뒤에는 그의 평소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글 쓰신 분 의도는 알겠지만, 다소 버펫의 기부를 표면적인 시각에서만 해석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세금 내기 싫어서 전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한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그런 경우는 절반 정도만 기부해도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미국의 비영리재단법인의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률과 제도가 상속세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만큼 허술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시스템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식들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게이츠 부부 살아있어야한다는 조항 같은 것은 일종의 신뢰감의 표시이고, 그 정도는 기부자의 권한이라고 볼 수도 있지요. 게이츠 보고 기부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비행기 사고로 죽는다면? 그런 경우에는 기부를 중단할 수 있어야합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지분으로 삼성전자를 좌우하는 이건희-이재용 부자와 버펫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봅니다. 이건희씨가 얼마전 기부한다고 발표한 돈도 자발적인 기부가 아니라 일종의 '벌금' 같은 성격이었구요. 한국 국민들의 反 대기업 정서는 대기업 스스로 풀어나가야할 숙제라고 보여집니다. 미국도 저렇게 부자들에 대해 인정하고, 존경할 수 있게 된 것은 카네기, 록펠러 같은 좋은 선례가 엄청나게 많이 축적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자연스러운 전통이 된 것이죠. 우리나라도 이제 그러한 좋은 전통을 만들어가야할 때라고 봅니다.
저도 바라미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이 글의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한국의 반기업정서를 비판하는 글인것 같습니다. 금산법을 예로 들었는데 금산법의 근본 취지는 자신이 돈이 아닌 타인의 자금으로 소유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버펫의 경우에 금산법을 적용하는 것은 어거지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교묘하게 버펫을 공격하는 것처럼 하면서 대기업의 주장을 정당화시키고 있습니다. 주장하는 내용은 황금주 도입이 필요하다. 금산법은 폐지되어야 한다. 입니다. 하지만 몇가지 부분은 생각하지 못했던 지적으로 일종의 빌게이츠로의 경영권 승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그 전부터 버펫이 빌게이츠를 후계자로 생각하는 듯한 느낌은 많이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