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대 전국시대 조나라의 조괄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서 병법을 공부하여 군사에 대해 얘기를 하면 그를 당할 사람이 없었지만 실전(實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장군의 직에 임용되지 않기를 원하였으나 조나라 왕은 끝내 그를 대장으로 임명하여 전투에 내보냈다.
진나라 장군 백기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조나라 군대를 유인하여 공격하였다. 이 전투에서 조괄은 오로지 병법에만 의존하고 융통성 없이 무모하게 공격을 감행하다가 진나라 군사의 화살에 죽고 수십만의 조나라 군사들은 항복했다가 모두 생매장 당하였다.
여기서 유래된 것이 탁상공론 [卓上空論] 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책상 위에서 나누는 쓸데없는 의논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다.
며칠 전에 이 탁상공론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나왔습니다.
<서울시교육청(조희연 교육감)이 본청 및 교육지원청과 학교에서 구성원 간 호칭을 ‘○○쌤’이나 ‘○○님’으로 통일한다는 방안을 내놨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급히 설명자료를 내고 “학교에서 ‘수평적 호칭제’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교직원에게만 적용할 생각으로 마련한 방안일 뿐 교사와 학생 사이에까지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평적 호칭제는 ‘과장’ ‘국장’ 같은 직급 대신 ‘○○님’ ‘○○쌤’과 같이 통일된 호칭을 쓰자는 취지다. 서울시교육청이 앞서 발표한 ‘서울교육 조직문화 혁신방안’에 포함됐다. 서울시교육청을 예로 들면 실·국장들이 조희연 교육감을 ‘교육감님’이 아니라 ‘희연쌤’이나 ‘희연님’으로 불러야 한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자유로운 업무환경과 토론이 있는 조직을 운영하는 게 목적이란다.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최근 국내 IT기업과 대기업·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님’이나 영어 이름 같은 수평적 호칭 문화가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 현장과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무 추진 과정 자체가 ‘상명하복’식이라 호칭만 개선해서는 효과에 한계가 있어서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면서 호칭 문제까지 개입한다는 지적도 있다. 호칭 문화 개선이 필요하면 학교에서 알아서 결정할 일이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는 보수와 진보 할 것 없이 시교육청의 이런 방침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일제히 논평을 내고 “학교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고 했다. 교권 추락이 심각한 상황에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없애면 교사로서 자존감과 정체성이 더 낮아진다는 걱정이다. 더구나 ‘○○쌤’이라는 호칭은 표준어도 아니고, 국어사전에도 ‘교사를 얕잡아보는 호칭’으로 나와 있다.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권장할만한 용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혁신방안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말 13명의 위원을 위촉해 ‘조직문화혁신 TF’를 구성해왔다고 한다. 이 중에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장이나 교감·교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시교육청은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하며 ‘학교를 우선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학생과 교직원 모두가 ‘아침이 설레는 학교를 만들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탁상정책을 추진한다면 그런 날이 오기는 힘들다.>전민희 교육팀 기자, 중앙일보] [취재일기] 서울시교육청의 ‘○○쌤’ ‘○○님’ 소동.
저도 아이들이 '쌤'이라고 부르는 것을 무척 싫어해서 제게 이런 호칭을 쓰지 못하게 합니다.
예전에 마지막 담임을 맡았을 때에 어머니들이 제게 "쌤'이라는 호칭을 쓰는 게 싫어서 모든 분께 메일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하기가 싫다면 하지 않으면 됩니다.
'선생님'으로 불러달라고 얘기한 적은 없지만 적어도 교사들끼리는 그렇게 부르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이제는 별 해괴한 얘기가 다 교육청에서 나오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