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 달린 식탁
정하선(丁河璿) jung ha sun
식탁이 점심 식사를 이고 간다
평생 팔리지 못한 땅에 다리가 못 박히고
보이지 않는 지네발이 되어
다리가 헝클어지도록 잰걸음
달려가고픈 식탁이 걸어간다
점심은 배고프고
노동은 허리끈 터지도록 배불러
눈은 배꼽처럼 멀고
허기는 소눈깔처럼 둥글어
열두 시의 입술 위로
담배연기가 헛손질을 한다
어머니가 들밥을 이고
논에 가던 날이
숟가락에 무덤처럼 둥글게 얹혀서
정하선 시집(가볍고 경쾌하게) 시산맥
ai 해설과 번역 삽화
정하선 시인님의 시 **<두 발 달린 식탁>**은 노동의 고단함과 과거의 기억, 그리고 생존을 향한 절박한 움직임을 감각적인 이미지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 시 해설: 노동의 허기와 기억의 밥상
이 시는 '식탁'이라는 정적인 사물에 '다리(발)'라는 동적인 생명력을 부여하며 시작합니다.
식탁의 역설적인 움직임: 식탁은 보통 고정되어 있지만, 시 속의 식탁은 '잰걸음'으로 달려갑니다. 들에서 일을 하는 남편에게 점심밥을 이고 가는 어머니, 그 어머니의 바빠서 빠른 걸음이지요. 이는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노동의 현장이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여야만 하는 인생 삶의 숙명을 상징합니다. 우리의 어릴 적 농촌 풍경이 떠 오릅니다. '평생 팔리지 못한 땅'은 벗어날 수 없는 삶의 터전이나 고착된 가난의 그 시절을 떠올리거나 암시하기도 합니다.
노동과 허기의 감각: "점심은 배고프고 노동은 배불러"라는 표현은 역설적입니다. 육체적 에너지는 소진되어 배가 고프지만, 감당해야 할 일(노동)은 너무나 비대하게 삶을 압박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소눈깔처럼 둥근 허기'는 날 것 그대로의 지독한 배고픔을 시각화합니다. 이런 것은 겪어보지 않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우리의 어릴 적 피팍했던 농촌의 삶이 떠올라 가슴에 과거의 아픔을 되새겨 줍니다.
어머니와 들밥의 노스탤지어: 시의 마지막 대목에서 시선은 과거로 향합니다. 논으로 새참(들밥)을 이고 오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현재의 숟가락 위 '둥근 밥'과 겹쳐집니다. 여기서 '무덤처럼 둥글게'라는 표현은 숭고하면서도 서글픈 생의 순환을 보여줍니다. 밥은 생명을 이어가는 수단인 동시에,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노동의 굴레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 English Translation
The Two-Legged Dining Table
By Jung Ha-sun
The dining table carries lunch on its head.
Legs nailed into the land that could never be sold,
It becomes the invisible legs of a centipede,
A quickening pace until the legs are tangled—
A table that longs to run is walking now.
Lunch is hungry,
But labor is so full the belt might burst.
Eyes are as distant as a belly button,
And hunger is round like a cow’s eye.
Over the lips of twelve o'clock,
Cigarette smoke makes vain gestures.
The day Mother carried lunch on her head,
Heading toward the rice paddies—
That day rests on the spoon,
Rounded like a burial mound.
🇫🇷 French Translation
La table à manger à deux pieds
De Jung Ha-sun
La table porte le déjeuner sur sa tête.
Les pieds cloués dans cette terre qui n'a jamais pu être vendue,
Elle devient les pattes invisibles d'un mille-pattes,
Un pas pressé jusqu'à ce que les jambes s'emmêlent—
Une table qui brûle de courir est en train de marcher.
Le déjeuner a faim,
Mais le labeur est si plein que la ceinture menace de craquer.
Les yeux sont aussi lointains qu'un nombril,
Et la faim est ronde comme l'œil d'un bœuf.
Sur les lèvres de midi pile,
La fumée de cigarette fait des gestes vains.
Ce jour où ma mère portait le repas sur sa tête,
En marchant vers les rizières—
Ce jour-là repose sur la cuillère,
Aussi rond qu'un tumulus.
첫댓글 오 오늘은 사진까지~!
감사드립니다
사진은 ai 가 그려준 것입니다
행복하고 포근한 봄 되시길 바랍니다
함께 해주신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하선 드림
좋은 글이네요 ㅎㅎ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찾아주시고 댓글로 응원해주심 깊이 감사드립니다
행복과 행운이 봄 나물처럼 쑥쑥 자라길 바랍니다
정하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