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시
- 신순말
시를 놓고 읽는다
잘 읽히면 잘 읽히는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시를 따라 들어가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만난다
읽지 못할 시가 없다면
읽지 못할 마음이란 없다
거듭 읽다 보면
읽지 못할 사람이 없다
오독(誤讀)도 정독(精讀)이 된다
―고경연 송영미 신순말 동인시집『삼색제비꽃씨』(세종기획,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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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일에서 손을 떼고 지내는 동안에도 시를 읽고는 있었습니다
막내와 며느리가 받아오는 신문과 회보 예전에 구매했던 서책을 통해서였지요
딱 하루 아동문학소백동인회 연간지 교정작업차 영주를 들렀기도 하구요
실로 오랫만에 제 시조가 표제작으로 선정되고 3년만에 동화를 싣기로 했거든요
오타를 찾아라내고 문맥을 살피는 일은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일과도 비슷합니다
짧은 시의 낱말과 구절에서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면 행복해집니다
'그럴 수 있어'라고 짐작함으로서 너와 내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요즘 세살을 달구고 짜증나게 만드는 사람들이 시를 썼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시가 아닌 오염된 언어를 쏟아내고 있어서 더 더워지는 나날입니다^*^
첫댓글 제목처럼 시는 (닫힌) 세상을 여는 데 가장 적합한 장르 같습니다. 뜨거운 여름이지만 매미 울음소리 요란한 마을 느티나무 그늘 아래 누워 시 한 편 감상함도 좋을 듯 합니다. 오독도 정독이 되는 그런 시 한 편 말입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