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숙, 방수 하셨어요 ?"
.......
당숙이 친구인 방수쟁이에게
선금을 주고 건물의 방수작업을 시켰는데
그 친구가 차일 피일 미루었고
그 일을 시킨지가 1년여가 지나 장마철이 되었기에
그일의 진행이 얼핏 궁굼하여 물었더니...
"작업을 하긴 했는데
작업한곳중에 물이 새는곳이 있어서
그 친구를 다시 불러다 추가 작업을 했다.
참 힘들게 마무리 했다."
하고 당숙이 대답한다.
그러면서,
그날 어쨋든 일을 끝내고 술을 한잔 하는데
이친구가 갑자기,
꺼이 꺼이 울어서 엄청 당황했다 고 한다.
"아니, 왜 울어요 ?"
........
"아들 때문에 속상하다고 울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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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은 길었다.
방수쟁이는,
나이가 30대 중반쯤되는 아들이 있는데
그 아들이 어렸을때 이혼을 하였고
그후 떠돌이처럼 이여자 저여자와 사귀기도 하고
살림을 차리기도 하는등,
70세가 가까운 지금까지
제멋대로 살아온 인생이다.
그러다보니 아들은
결손가정에서 자란 탓인지
학교에서도 공부는 뒷전이고 말썽만 피웠는데
고등학교 시절에는
그야말로 '은평구 휘발유' 였고,
학교를 중도 하차 하고는
당연히 '깍두기'의 세계로 들어 갔댄다.
그런데 어떤 계기가 있었던지
그 무리에서 어렵게 발을 뺏고
그후 아버지를 따라 방수 시다바리 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방수 기술자로 일한다는 것이다.
올해초 방수쟁이는
목포에 4억짜리 방수공사를 땃는데
방수면허가 없어서
평소 잘아는 방수업체의 면허를 빌려서
아들을 그 회사의 이사로 등재 시켜놓고
자기는 부장이란 직함으로
공사 현장인 목포에 내려간 것이다.
그런데,
이사이며 현장소장격인 아들이
본공사의 관계자들이나 방수현장의 인부들에게
아버지와 아들 사이란 사실을 숨기고
그 관계가 드러날까봐서 전전긍긍함은 물론
아버지에게 수시로 입조심을 시키며
마치 정말 회사의 부장 대하듯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와 아들이 수차례 부딪쳤으며
결국 아들과 대판 싸우고는
공사는 자기가 딴 자기 공사인데
이사 아들에게 법대로(?)에 밀려나
자연스럽게 쫒겨나는 신세가 되어
가져올 짐도 없으니
내려갔던 그대로 칫솔 하나만 덜렁 주머니에 꽂고
서울로 올라 올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자식을 죽이고 싶더라.
그래서 부모 자식간에 살인 사건이 나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그친구가 계속 찔찔대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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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방수쟁이는
아들의 깍두기 생활의 무용담(?)을 자랑했었고
무척 든든해 하는듯 하였지만
아들을 훈도한적은 없었으며
항시 내팔 내가 흔드고 네팔 네가 흔드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식이 남매인데
자식들의 결혼식장에 조차 가지 않을 정도로
무심했다는 것이다.
한번 지나면 돌이킬수 없는 인생사
70여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 오면서
그는 늘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사는동안 재미있게 살면 되지
앞으로의 일을 걱정할게 무어냐'고 하였댄다.
그랬던 그가,
서럽게 울고 있는 것이다.
아들에게 서운해서...
방수공사를 괜히 땃다 후회 하면서..
그저 서운하고 억울 하기만 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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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숙의 긴 얘기를 듣고,
남의 일이지만 그 인생이 답답하다.
앞으로 남은 인생이야
어째 흘러갈지 모를 그만의 몫이지만...
아직도 살아온 인생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그 몽매함이 답답하고,
잘못됨을 돌아 보기는 커녕
남의 탓으로 돌리고 그저 서운하고 억울해 하기만 하는
그 단순함(?)이 연민 스러워 진다.
인생 재미있게 살면 된다고 ?
살아온 세월이나 살고 있는 지금도
뭐,
별나게 재미지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더구만....
진리는 가까운곳에 있었다.
'뿌린대로 거두리라...'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 등애거사의 표현이 서툴렀습니다.
부부중 어느 한쪽이 비어있다 하여 모두 결손이라고 싸잡아 말할순 없지요..
그나 저나 사표내라 고 하기전에 물려 주시지요..ㅎ
@날개. 곡해도 곡해 할만한 사람이 하는거지요.
날개님이 고까짓걸로 삐지겟어요 ..ㅎㅎㅎ
@날개. 여인은 좀 삐지기도 해야 매력 있습니다요...ㅎ
@등애거사 제 남편이 "불광동 신나" 였나 보더라구요.
근데여... 저에게 맨날 깨저욤. ㅎㅎㅎ
나이든 본인보다 젊은 아들을 밀어주지...
너무오랜기간 아버지로서 살지않고 혼자만의 인생을 살아온 대가라하면.. 너무한가요??
아들을 밀어 주려고 면허를 빌려서 이사 등재 했겟지요..
아들도 문제이고 아버지도 문제이고..
그걸 서로 모르는건 더 문제이고...
필리핀 장마 잘 보내신거 .. 이제야 인사 합니다.그려 .ㅎㅎㅎ
인생사!
어떤 때는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으니까요!
ㅎㅎ 그렇지요..
소설은 꾸며 쓰기나 하지요...
개구리와 애들은 어디로 뛸지 모르는거와 같은게 인생입니다..ㅎㅎ
더운데 훈훈한 좋은 글 감사드리고 ~~
나도 이 글을 끝까지 읽을 수 있어서 더 좋다..
휴일 잘 보내세요
ㅎㅎ 너무 길게 써서 미안합니다..
@등애거사 잼난 글은 길어도 좋다..머..
휴일 잘 보내소....거사양반...^^
"뿌린대로 거두리라" 는 그 진리를 알면서도,아버지이기 때문에 그런셈이지요 ㅠㅠ
오래간 만인것 같습니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진리를 알면 가족을 외면하고 그 오랜 세월을 살았을까요?
그래도 한가닥 부정은 있었겠지만..
자식이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듯 합니다.
삶의 무게가 여러가지로 무거워 보입니다.....타산지석으로 삼아 미리미리 조금씩 짐을 내려놓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습니다....그래야 가벼운 마음으로 여생을 즐기며
보낼수 있겠지요.....ㅎ
설마그런 사례가 많기야 할려구요..
그저 할 도리만 하며 살면 될것 같습니다..
중용이 젤 중요할것 같구요..
어느집이나 사연없는집은 없는것같아요~
저도 말을 안해 그렇지 책한권 써도 모자랄것같아요..
출판할까요? 거사님이 사주실래요?
나도 한권 출판하고..
서로 사주기로 합시다.. 한 백권쯤..
자식이 섭섭할때는 "그래 네인생 네멋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살지뭐" 하는 속좁은 생각 들때가 있었습니다.
이글을 읽고 스스로 반성하게 됩니다. 그래도 '내리사랑'이라고...부모는 자식을 끝까지 보듬어줘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