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모임에 갔었다. 이젠 시간들이 남아도는 처지라 미리부터 온 친구들이 있었다. 한달만에 만나지만 그동안의 쌓인 이야기가 많다. 솔직해지자면 이야기 소재가 많다기 보다는 나이가들면 잔소리가 늘어난다는 것에 연유한 것일테다.
사건이 될만한 소재는 당연 경조사에 관한 이야기다. 친구의 동생이 죽었는가 하면, 결혼을 제때 하지 않아 애를 먹이던 자녀들이 갑자기 날짜를 잡았단다. 행여나 속도위반이 아니냐는 물음에 애써 손사래를 쳐댄다.
안건 중에는 동창회 참석 이야기가 있었고, 뭐 가수를 몇명 초청하는데 인지도가 높은 모 여가수의 초청경비가 1,500만원 이란다. 헉! 나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 가수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돈을 풍성하게 써 대냐는 것이다. 나는 "그냥 조용하게 가요무대나 보지뭐!"하고 우스개소릴하며 눈치를 보았다. 그런데 다른 가수출연료나 행사경비는 그렇다치더라도 1,500만원이면 몇명이 얼마씩이나 내어야되냐구?
사실 내가 평소에도 이해가 가질 않는 것은 사람들이 살기가 어렵다면서도 거리엔 외제차가 늘어나고 마트를 가면 무슨 큰 잔치라도 벌이는양 카트 잔뜩 먹을 것들을 사서 나르는 모습에 있다. 보태주지 못하는 주제에 어렵다고 먹을 것마져 기죽게 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예전처럼 절약하는 모습을 보기 드문 것 같아 마음이 거시기하다는 말이다.(감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하며 사는게 힘들다고 말해서는 아니될 듯...)
술자리에서 한 친구는 나더러 오래 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에게 술잔은 자주 권해대었다. 나는 나름대로 운동도 많이하는 편이고 아픈 곳도 없는데 웬 말이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오래살지 못할 것 같은 이유인즉 나라걱정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라나.
X뿔 나더러 나라걱정은??? 그렇담 술잔을 자주 권하는 것은 나더러 고심 덜하고 빨리 갈길을 가라는 의미는 아닐테고? 하긴 나도 어지러운 세상 오래 살고싶은 욕심은 조금도 없다고 하였것다.
갈때 가더라도 하여간 남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좀 편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