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The Cambodia Daily 2013-3-18 (번역) 크메르의 세계
[현장] 크메르루주 전범 이엥 사리 사망, 말라이의 빈소 표정
Ieng Sary Mourned by Former KR in Ma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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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imon Lewis / The Cambodia Daily) 과거 크메르루주 반군의 강력한 근거지 중 하나였던 번띠어이 미언쩌이 도, 말라이 군에 위치한 이엥 사리의 자택에 금요일(3.15) 빈소가 차려져 있다. |
기사작성 : Saing Soenthrith 및 Simon Lewis
(말라이) – 크메르루주(Khmer Rouge) 정권의 외무부장관을 지낸 이엥 사리(Ieng Sary) 피고인이 목요일(3.14) 아침 프놈펜의 병원에서 사망한지 불과 몇 시간만에, 그의 시신은 구급차에 실려 신속하게 태국 국경에 위치한 번띠어이 미언쩌이(Banteay Meanchey) 도, 말라이(Malai) 군으로 운구됐다.
'캄보디아 크메르루즈 국제법정'(ECCC)의 전범 피고인이었던 그는 2007년 구속된 이후 생의 마지막 해들을 보낸 감방으로부터 400 km의 여행을 한 후, 자신이 거의 20년 정도 장악하고 있던 곳으로 귀환했다. 이곳에서 그는 아직도 폴 포트(Pol Pot) 혁명의 영웅으로 남아 있다.
말라이 군의 도웅(Doung) 리에는 이엥 사리의 커다란 목조 건물 자택이 위치하고 있다. 그의 외아들이자 빠일른(Pailin, 파일린) 도 부지사인 이엥 웃(Ieng Vuth) 씨는 금요일(3.15) 아침 이곳에서 밀려드는 조문객들을 맞고 있었다. 말라이 군에서 많이 멀지 않은 빠일른에는 아직도 많은 수의 이엥 사리의 후손들 및 그의 부인으로서 ECCC의 공동 피고인이었던 이엥 티릿(Ieng Thirith)이 아직도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이엥 웃 부지사는 이엥 사리 피고인이 말라이 지역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버지는 1979년부터 이곳(=말라이)에서 오랜 시간을 거주했다. 그는 이 집을 좋아했다. 말라이 주민들도 그를 잘 알고 있다. 아버지는 이곳에 와서 여기를 발전시켰다. 학교도 지었고, 병원과 시장도 세웠다." |
'베트남이 1978년 12월 25일 캄보디아를 침공'하여 폴 포트의 크메르루주 정권을 붕괴시킨 후, 이엥 사리는 말라이 군의 정글 속에 크메르루주 게릴라 반군들의 기지를 건설했다. 그는 이후 1996년에 중앙 정부에 항복할 때까지 이 지역을 통제했다. 금요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조문을 온 것에서, 아직도 이엥 사리에 대한 존경심이 남아 있다는 것은 명확해보였다.
* 자료사진 : 1996년, 이엥 사리의 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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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Darren Whiteside / Reuters) 1996년, 중앙 정부에 투항한 이엥 사리가 자신의 휘하에 있던 게릴라 병력이 정부군인 '왕립 캄보디아 군'(RCAF)에 공식 통합되는 기념식을 지켜보고 있다. 당시 노로돔 시하누크 국왕은 그의 과거를 전면적으로 사면한다는 국왕 사면령을 발령했었고, 그러한 사실은 한때 크메르루주 국제재판에서도 쟁점이 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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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당시 제1총리를 맡고 있던 노로돔 라나릿 왕자와 환담하는 이엥 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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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당시 제2총리를 맡고 있던 훈센과 인사를 나누는 이엥 사리. |
집안에는 금장을 두른 관 주변에 꽃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장삼을 입은 스님들과 흰색 소복을 입은 기도자들이 영정 앞에 엎드려 독경을 하고 있었다. 이엥 사리는 약 200만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던 캄보디아 역사의 한 시기에서, 자신이 수행한 역할을 증언하지 않은 채 사망했다.
이엥 사리의 딸들 중 한명인 혼 완니(Horn Vanny, 48세) 씨는 향에 불을 붙여 추모객들에게 전달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망하기 직전의 날들을 이야기하면서,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된 이엥 사리가 목을 끄덕여 말라이를 장례식 장소로 원한다는 표시를 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버지가 말라이를 자신의 진정한 고향으로 여겼던 것 같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실제로 아버지는 1979년 이후 여기로 와서, 이곳의 모든 것을 새로 세웠다. 그는 이곳에서 매우 사랑받았다. 모든 이들이 그를 너무 많이 사랑한다. 하지만 빠일른에서 그는 그곳의 지도자는 아니었다. 모두가 그를 많이 좋아했을 뿐이다." |
이엥 사리의 유해는 3월21일 밤에 말라이의 자택에서 화장될 예정이다. 유족들은 다비식을 대비하여 집 바깥에 [추모객들을 위한] 화장실들도 새로 설치했다. 집 근처의 흙길도 중국 기업 한곳의 기부로 자갈이 깔렸고, 현재 포장 중이다. 따라서 화장에 사용될 화목의 조달이나 문상객들의 접근도 용이해졌다.
금요일 빈소에는 이 지역 관리들과 어린이들, 그리고 전직 크메르루주 전사들도 보였다. 그들 중 일부는 몸에 '크메르 전통 문신'을 새기고 있었다. 캄보디아인들은 그러한 문신이 마술적 힘을 가지고 있어서 전쟁에서 생명을 보호해준다고 믿는다. 손이나 발이 절단된 이들도 많이 보였다.
오른쪽 다리와 손가락 하나를 잃은 미언 뽀우(Mean Pov, 50세)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1987년 7월 7일 말라이에서 베트남 군대와 전투를 벌이던 중에 다리를 잃었다. 그때도 나의 오랜 상관(=이엥 사리)과 함께 있었다. 이곳의 모든 주민들은 [베트남의 침략으로부터]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혁명 투쟁을 벌였다. 우리는 그(=이엥 사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모였다. 그는 과거 우리의 지도자였다. 따라서 우리는 이곳에 와서 추모하고 애도하는 것이다." |
1983년에 말라이로 이주해왔다는 옌 똥(Yen Tong, 53세) 씨는 자신의 남편이 크메르루주 군인이어서 이곳에 따라왔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태국 국경에서 불과 수백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말라이의 위치가 지닌 전략적 가치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곳은 지도부가 새롭게 만든 곳이다. 원래는 숲이었는데 마을로 변했다. 베트남 군대는 이곳을 장악하기 위해 수없이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이곳은 태국으로부터 보급을 받기 아주 좋은 곳이고, 태국 국경 너머로 재빠르게 도망치거나, 아니면 '당렉산맥'(Dangrek Mountains) 속으로 들어가 숨을 수도 있었다." |
맘 소완(Mam Sovann) 씨는 '캄보디아 기록보존센터'(Documentation Center of Cambodia: DC-Cam)의 교육사업 지원관으로서, 이번주부터 말라이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이엥 사리가 크메르루주를 지원하던 국제 원조제공처들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말라이 지역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한 태국 국경 지역에 근거지를 갖고 있던 '여타 반군들'과도 협력했고, 캄보디아 영내의 목재를 태국의 사업가들에게 판매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아직도 말라이 주민들은 거의 모두가 전직 크메르루주 당원들과 전사들 출신이다. 주민들은 이엥 사리에 대한 극도의 존경심을 최후까지 유지했지만, 그들 역시 자신들의 정권이 1975~1979년 사이에 국가를 통치하면서 초래한 황폐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맘 소완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들 역시 당시가 '킬링필드'(killing fields) 시대였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말라이에서 더 나은 생활을 하고 난 후에서야 그러한 사실을 생각하게 되었다." |
이엥 사리의 사위인 셍 론(Seng Ron) 씨는 자신이 목요일(3.14) 밤에 장인의 시신을 모시고 프놈펜의 '크메르-소련 우호병원'(Khmer-Soviet Friendship Hospital)에서 말라이로 함께 왔다고 밝혔다. 철에 맞지 않게 많이 내린 폭우로 인해 이동은 어렵게 이뤄졌다. 셍 론 씨는 중도에 다른 구급차로 갈아타야만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모인 이엥 티릿 역시 남편의 사망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그녀에게 말해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비식 이전에 [빠일른에 거주하는] 장모를 말라이로 모셔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엥 사리의 부인인 이엥 티릿은 크메르루주 정권에서 사회부장관을 역임했다. 그녀 역시 ECCC의 공동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았지만, '치매 증상에 시달리다 석방'(2012년 9월)된 바 있다. 셍 론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장모의 기억력이 현재 좋지 않다. 그녀는 나를 오빠라고 하거나 아들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녀는 원래 프랑스어나 영어로 책을 보거나 말하길 좋아한다. 하지만 그녀는 종종 맨 처음 밖에 기억하지 못하곤 한다." |

(사진: CEN) 목요일(3.14) 밤 말라이 군에서 진행된 이엥 사리의 염습 모습. 머리맡에 앉아 있는 이들은 이엥 사리의 외아들과 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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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FP) 말라이 군에서 진행된 이엥 사리의 염습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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