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봉(鶴峯) 다녀 오는 길 <2021. 8. 27(금) 흐렸다가 갬, 4.5Km 3시간 소요(관해정-씨름장-팔각정-배나무고개-십자바위- 학봉- 너른마당-도솔암-서원곡입구)> 관해정 계곡따라 서원곡 들어서니 맴맴맴맴 매앰맴맴 메에앰- 철철철철 처얼철철 처어철-
서원곡 보양식 언덕 올라서면 원각사옆 오리하우스 총총히 늘어선 백숙집 촌집, 초정, 대밭골, 푸른집, 돌담집 제각기 맛자랑 늘어섰고
백운사 다가서니 주막 아낙의 컬컬한 목소리 칡 아저씨의 싹둑싹둑 작두소리 왁자지껄 머스마들 탁배기 한잔소리
팔각정 다가서니 어제 내린 비로 계곡물은 콸콸 구멍구멍마다 물구멍 오늘만 같아라
숲속 들어서니 상큼한 8월의 풀내음 짙게 드리우고 생의 탈피를 향한 애벌레의 꼼지락거림 하마나 들킬세라 웅켜짐을 감싸주는 낙옆 졸졸졸 물소리 삐리리 산새소리 훔치며
십자바위 올라서니 마산합포만의 정경 새간척지, 잔잔한 바다, 돝섬. 마창대교, 빼곡히 들어선 집들 한눈에 펼쳐지고 어느 목사의 애국기도 소리도 들리는 듯
돌아보니 용주사 저 너머 작은 시루바위 아래 거대한 폭포암((瀑布庵)이 자태를 뽐내고 운무(雲霧)가 무학산 정상을 휘감으며 하늘로 빨려 들어간다
학봉 올라서니 닭의 장풀 파란나팔 불면서 버선발로 마중나와 미소지으며 바위가 솟은 봉우리 여기가 선경(仙境)이라 말하네 옛 유선(儒仙)들이 머문 곳 부엉산, 고운대, 학봉 이름도 다양 뭇 사람 사랑의 증표이리라
내려오니 지금껏 펼쳐진 모든 풍광 나에게만 살짝 비추고 먹구름 불러 감추네 요단강 건너는 모세는 알리라
전망대 들어서니 햇살 반기며 모교 교정이 한눈에 저멀리 봉암다리, 합포만 끝자락이 보이고 아련히 떠오르는 그 시절 그 추억 삼키며
너른마당 들어서니 사방은 고요하고 가슴팍 열어 젖혀 유장하게 울어대는 매미 단 한번의 사랑 매미인생 처절해서 어찌할꼬
도솔암 들어서니 담장아래 청초하게 핀 한송이 백합 갸날픈 허리 곧게 세우고 누굴 기다리시나 님은 가시었습니다
애닯은 목탁소리 님 부르는 소리 푸르디 푸른 청학(靑鶴)이 학봉(鶴峯)에 살포시 내려 앉아 춤을 추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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