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섬김으로 형제적 사랑 키워나가자"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애를 실천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라고 인사하셨지요. 주님을 따르는 우리부터 서로 사랑해야 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제46회 평신도주일을 맞아 만난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최홍준(파비아노) 회장은 "신앙의 해는 끝나지만 신앙생활은 끝이 없다"며 "이제부터 다시 서로 사랑하며 평화의 길로 걸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많은 신자가 신앙의 해를 계기로 하느님 말씀과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읽고 묵상하는 등 열심히 살아왔지만, 미진하고 아쉬운 점도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앙의 해 뜻을 이어가려면 '공동선'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주위에는 낙태와 이혼과 같은 반생명적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고, 이웃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웃도 너무 많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첫 미사에서 '걷기''짓기''신앙고백'을 교회 세 임무로 제시하셨습니다. 걷지 않으면 멈추고, 반석 위에 집을 짓지 않으면 해변의 모래성처럼 무너진다는 의미입니다. 초대교회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2010년 회장직을 시작해 올해로 임기 4년째를 맞은 최 회장은 "그동안 부족한 제가 평협 회장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많은 은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평협 식구들이 잘 협조해주셔서 어렵지 않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최 회장이 봉사한 4년 동안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시성을 위해 전국 교구 평협 차원에서 펼친 기도운동과 성지순례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는 한국교회가 하느님 은총으로 성장한 교회임을 깨닫고, 아직도 박해로 고통받는 아시아교회를 위해 나눌 것이 많다는 것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국평협이 평신도사도직협의회에서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로 이름을 바꿔 단체 사도직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것도 임기 중 일어난 변화다. 한국평협이 지난해 전 세계 가톨릭 남성 평신도 단체인 '우눔 옴네스'(Unum Omnes) 집행위원국으로 선정된 것도 기념할 만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우눔 옴네스는 '하나가 되게 하소서'라는 뜻의 라틴어로, 1948년 설립된 국제 가톨릭단체들 모임이다.
최근 방한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이 한국 평신도에게 전한 메시지를 주목하자고 말한 최 회장은 "필로니 추기경님은 한국처럼 사회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나라에서 세속화와 물질주의를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또 "유교적 사고방식에 젖어들어 주교와 사제, 사제와 평신도 간에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문화가 만연한 것을 경계하자고 말씀하셨다"며 "권위주의를 떠나 서로 형제애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본당 사목회 회의가 대기업 이사회처럼 성대히 열리는 모습에 매우 놀란 적이 있습니다. 사목회 임원이 본당에서 특별한 신자 계층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성직ㆍ수도자들이 외려 평신도를 보고 '우리도 잘 살아야겠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평신도가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박해시절 교우촌 신자 공동체처럼 나눔과 섬김으로 서로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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