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많아 다도해라 불리는 한반도 남단의 어지간한 섬엔 크고작은 다리가 연결되고 있다.
남도는 물론 한려수도에도 연륙교 개통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제 섬마을 선생도, 섬마을 아가씨도 사라진지 오래다.
얼마전 거제도의 부속섬 산달도도 산달 연륙교 개통으로 본섬인 거제도와 연결됐다.
거제도에 딸린 섬 가운데 산달도는 칠천도와 가조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연륙교 개통은 섬의 크기순으로 개통됐다.
이번에 연륙교가 개통하면서 도로 교통망이 연결된 산달도의 당골재산(235m)과 뒷들산, 건너재산이 지역 언론사의 산행 가이드에 올랐다.
이 산들의 이름은 지형도에 올라있지 않지만 지역민들이 오래전부터 불러왔던 친숙한 이름이다.
처음엔 삼봉 사이로 달이 솟아 오른다고 삼달이라 불렀다고 하는데, 발음변이 또는 표기하는 과정에서 산달이라 불려진 듯하다.
산달도(山達島)는 해안선 길이 8.2km의 타원형으로 생긴 섬으로 거제만 가운데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다.
거제도 본섬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통영의 한산도, 추봉도, 용초도 등 크고 작은 섬이 지척에 놓여있다.
산행은 산달도 남북으로 등줄기를 드러낸 세 개의 봉우리를 차례로 타고 넘아야 된다.
200m대의 나즈막한 봉우리들이지만 세 봉 모두 시원한 조망을 누릴 수 있다.
첫봉(당골재산) 정상의 조망이 제일 빼어나고, 마지막 건너재산 부근에 있는 데크전망대에서도 남쪽 수평선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다.
거제시가 만든 ‘산달도 해안일주길’은 산후마을에서 남쪽의 산전마을을 잇는 등산로이고, 거제 법동리의 툭 튀어나온 땅끝은 한반도 모양을 닮아있다.
처음 당골재산을 오를 때는 해발 235m의 고도를 오롯이 올라야 하는데, 고도계를 살펴보는 한덤 님이 "고도계가 마이너스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아니 그럴 수가~
그렇다면 그러한 마이너스 고도는 고도계의 결함인가, 편차인가, 이도저도 아니면 과학의 불가사의인가?
우리나라 해발의 기준점은 서해안(인천)의 평균 해면을 사용하고 있고, 제주도에서는 본토와 달리 제주 서부두에 설치되어 있는 검조장의 성과를 높이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은 원산 앞바다를 수준원점으로 삼아 높이를 재기 때문에 우리 것과 약 6m 정도 차이가 나고 있다.
◇ 다리밑 주차장-산후마을 정자-안내판-포장임도-당골재산-할묵재-뒷들산-펄개재-데크전망대-건너재산-산전마을 데크등산로-해안로-주차장(6.15km, 2시간 20분)
산행궤적
6.15km로 2시간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고도표
국제신문 개념도를 따랐다.
산방산 산행을 마치고 두 번째 산행지인 산달도로 이동을 한다. 정면으로 얼마전 개통된 산달연륙교가 보인다.
개통된지 두 달이 채 되지않은 산달연륙교.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로 빙돌아 다리 밑 주차장에 차를 대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산길을 재촉한다.
산달연륙교 건너 다리가 놓인 작은 산은 사슴산.
주차장과 우리 버스. 버스 앞으로 진행하여 버스 뒤로 회귀할 것이다.
좌측으로 바다를 끼고 진행하노라니 해수면이 불과 2~3m의 높이에 불과하니...
고도계가 마이너스가 나오는감. 다리 건너 오전에 다녀온 산방산의 위용이 사뭇 위압감이 느껴져...
살짝 당겨 보았다.
잔잔한 물결과 거제만의 온갖 수산 양식시설.
바다 건너 멀리 거제의 지맥 등줄기를 살짝 당겨보니...
계룡산(?)
해안로를 15분 정도 걸어 산후마을 해오름 팔각정자가 있는 본격 들머리에 도착을 한다.
등산로는 안내판이 있는 우측 임도.
산달도의 유래가 상세히 적혀있는 산후마을 등산로 입구.
처음엔 포장 임도이지만...
금방 포장임도 곡각지점에서 좌측 비포장 임도로 꺾으면...
얼마 안가 이정표가 가리키는 산길로 접어든다.
당골재 735m라고 가리키는 이 지점의 이정표.
산길 입구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보라색 꽃향유.
야생화 스승이신 한덤 님이 '주홍서나물'이라 일러준다. 전화기 메모함에 기록을 해 두었다가 이름을 달았다. 주홍서나물 주홍서나물~
오름길의 이정표.
그리고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산국. 한 움큼 꺾어다가 병에다가 덤뿍 꽂아 놓으면 가을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가을꽃이다.
아버지와 엄마는 가을걷이를 하고 어린 나는 소를 먹이며 국화향 잔뜩 머금은 산국을 꺾으며 놀았다. 다시 돌아 가고픈 그 시절.
등로 우측 잡목사이로 한반도를 닮은 지형이 있어...
살짝 비켜 당겨 보았더니 여느 한반도 닮은 지형보다 더 닮아있다. 목포와 신의주도 그렇고, 만주벌판으로 뻗어나가는 대륙의 기상도 그렇다.
곧 산달도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당골재산이다.
당골재산에선 남해바다 조망이 열려 가슴이 후련. 건너 산줄기는 산방산에서도 보았던 동망산 포록산과 그 뒤로 거제지맥과 노자산.
그 좌측으로 계속 북병산에서 선자산 계룡산까지 거제지맥이 이어진다.
우로 카메라를 급선회하면 가까이로 동망산 우로 가라앉은 잘록한 함박마을과, 함박마을 뒤 가배만과 볼록 솟은 안산.
그 뒤로 솟은 도드라진 봉우리가 홍포의 망산인 듯.
이리도 급(急) 노화(老化)할까? 이 백 미터대의 산에서 맥이 빠진다.
다시 계단길 고도를 낮추면...
임도.
임도 이정표의 좌측 뒷들산(530m) 방향으로...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거제시가 메달아 둔 <섬&섬길> '산달도 해안 일주길' 안내판.
두 번째 봉우리 뒷들산에 카메라맨 문채 씨가 기다리고 있다.
뒷들산.
뒷들산의 이정표와...
삼각점.
펄개재에 내려서면...
서거리 이정표.
통나무 계단은 걷기에 썩 편하지 않지만...
10분이 채 걸리지 않아 계단길이 끝이 나고...
널따란 데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데크 전망대에서 열린 전망. 함백이 코앞이고, 우측에 살짝 떨어진 작은 섬은 구도. 그 뒤는 추암도와 추봉도.
구도(땅구섬) 뒤로 좌측이 예곡망산(256)이 있는 추암도(秋岩島)와 우측에 대봉산(239)이 있는 추봉도(秋峰島). 두 섬을 잇는 곳에 포로수용소가 있다.
이 두 섬은 한산도에서 다리(추봉교 400m)가 개통되어 있어 차로 또는 도보로 건널 수 있다.
멀리 홍포의 망산을 짚어 보다가...
살짝 당겨 보았더니 도드라진 봉우리가 망산인 듯.
좌측에서부터 추암도, 추봉도 그리고 한산도로 연결되는 다리(추봉교)가 보인다.
이제 마지막 봉우리인 건너재산을 마저 찍고...
제법 가파른 내리막 계단을 내려서는데, 시큰시큰한 게, 아뿔싸~ 무릎보호대를 하지 않았네.
산전마을 등산로 입구가 440m 남았고...
이제 등로는 훨씬 완만해지더니...
옆으로 인위적인 돌담이 있어 살펴본다. 무슨 용도였을까?
바다가 보이는 데크계단에 내려서...
잔잔한 옥빛 바다 건너 산달연륙교와 산방산을 바라다 본다.
당겨본 산달연륙교와 산방산.
길가에 내려서서 올려다 본 데크계단.
이 지점은 산전마을 등산로 입구.
굴 껍질을 꿴 것들은 수산물(굴?) 양식 용도로 쓰기위한 것.
산달도의 주민들은 대개 섬을 방파제로 삼은 서쪽에 밀집해 있고, 특산물인 유자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어...
탐스런 모습을 가까이에서 담아 보았다.
이 마을은 산전마을로...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있고, 액막이를 비는 장소로, 또 상여를 꾸미던 장소로 신성한 곳이란다.
산전마을 경로당.
산달마을 앞쪽에 있다고 산전(山前)마을로 불리고, 또 수군절도사 수영이 설치된 곳이란다.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유자.
산달연륙교가 보이는 곳에는...
등산 안내판이 있다.
연륙교 다리 밑 우리 버스.
산달도 연륙교는 올해 9월 22일 개통되었으니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다.
뒷풀이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모두 승차 완료된 후...
바라보는 연륙교는 지나다니는 차량이 없어 쓸쓸하기 이를 데 없다.
- 쓸쓸한 섬 -
우리는 서로를 보지 못했는지 모른다
서로 바라보고 있다고 믿었던 옛날에도
나는 그대 뒤편의 뭍을
그대는 내 뒤편의 먼 바다를
아득히 바라보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는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섬이다
그대는 아직 내릴 곳을 찾지 못해 떠도는
저녁 바다 갈매기다
우리는 아직 서로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내 밤은 오고 모두 아프게 사무칠 것이다
<정 일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