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엔 일이 있어 서해선을 타고 부천에서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소사역을 출발한 전철은 퇴근길 치고는 승객이 없었지만 의자에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다.
바로 옆 승객의 검은 배낭에서 뭔가 '번쩍!'하더니 화염이 솟았다. 순식간이었으며 승객들은 다들 깜짝 놀랐고 가방을 열었더니 밧데리가 타고 있었다.
다행히 역에 기차가 서고 문이 열리자 불이 어느 정도 꺼진 가방을 들고 승객은 급히 나갔다.
객차 안에는 연기가 자욱하더니 바로 잦아들었으나 타는 냄새가 났다.
옆 칸으로 사람들이 가버렸고 안전요원이 바로 나타나 사고 현장을 방문하여 사고가 난 당시를 승객들에게 묻고 전화로 상황을 전파했다.
기차는 바로 떠났으며 기차가 설 때 마다 새로 타는 승객들에게 열차내 사고에 대한 것을 반복 설명을 했다.
사람들도 열차내의 냄새 때문인지 옆칸으로 갔고 새로 승차하는 승객들도 옆칸으로 갔다
안전 요원은 전화로 계속 보고를 하고 열차안 방송에서는 '객차안 밧데리 화재'에 대한 방송을 했다.
가끔 뉴스로만 보았지 밧데리 폭발로 인한 화재를 보면서 사고는 순간이라고 생각을 했다.
자신의 가방에서 불꽃이 솟아 놀란 승객은 재빨리 가방을 열어 조치를 했으나 더 있었으면 혼란이 있었을 것이고 다행인 건 바로 기차가 정차하고 문이 열려서 사태가 진정이 되었고 안전요원이 바로 와서 승객들을 옆으로 이동시키고 새로 타는 이들이게 설명을 해줬기에 열차는 정상적으로 목적지에 올 수 있었다.
평상시 훈련이 되어 있어도 막상 사고가 생기면 당황을 할 수 있고 혼란이 올 수 있다. 이 혼란이 또다른 2차 피해를 줄 수 있기에 승무원이나 안전관리자 그리고 군데 군데 역에서는 상황에 대비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어야 한다.
과거 시외버스에서 두 번 ( 한번은 막차) 엔진룸 화재와 연기로 두어번 정차가 되어 대피를 한적도 있었고 버스회사의 소극적 대응에 추운날 국도상에서 여러시간 고생을 하고 승객들이 경찰서에 고발을 한적도 있었고 또 한번의 화재에선 지나가는 차량에 도움을 받아 끈적이 있었다.
당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을 끈다는 생각은 나지 않았고 대피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또 한번은 횟집에서 술을 마시다 대형수조에서 전기 화재가 나서 대피한적이 있었다. 당시 복잡한 시장입구였는데 다행히 조기에 수습이 되어 가슴을 쓸어 내렸었다.
어제의 휴대폰 밧데리 화재는 불이야! 소리조차 낼 수 없었고 '비명소리 ' 비슷한 소리만 났으며 폭약이 번쩍하는 느낌과 테러로 인한 사고 같이 공포가 엄습했었다.
가방을 열었을 때 작은 밧데리라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그 공포심은 잦아들지 않았다.
사고는 순간이고 이것에 대한 대처는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 하루 하루 이동하는 교통수단 안에서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고현장에 달려와 애쓰시는 분들의 노고를 다시 한 번 느끼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