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 소구니 춘흥(春興)
흥분한 처녀치마 팬티도 벗어내려
봄 꿩은 꺽꺽 울어 까투리를 호린다만
버덩은 춘심(春心)이 동해 사타구니 만지작
* 소구니산(800m); 경기 양평. 한강기맥으로 두루뭉술하게 생긴 버덩 같다. 에이! 엉큼한 산꾼아! 산이 춘심이 동하겠니? 봄이 되니 네가 동하겠지?
* 처녀치마; 성성이치마, 치마풀이 바른 이름이다. 3월경 산 속의 습한 응달에서 총상(總狀)으로 피는데, 겨울에도 마르지 않아 잎은 보이지 않고 바로 꽃대가 올라와 흡사 치마를 내려 하반신을 노출시킨 것처럼 보여, 한참 주시하면 성적 충동이 일어난다.
* 버덩; 좀 높고 평평하며 나무는 없이 풀만 우거진 거친 들(어학사전).
* 춘치자명(春雉自鳴); 봄 꿩이 스스로 운다는 뜻으로, ‘제 허물을 제 스스로 드러냄으로써 남이 알아봄’을 비유하여 이름.
* 허물은 숨겨가면서 자기 스스로 고쳐나가야지, 남이 모르고 있는 것조차 일부러 드러내어 촉 잡힐 이유가 없지 않을까?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산영(山詠) 제1-361번(285면) ‘소구니 춘흥(春興)’ 시조 참조.
* 매혹적인 처녀치마꽃. 사진 우향 박경하 교수 밴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