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가 자주 틀리긴 하지만 어제처럼 완벽하게 맞지않는 경우도 있을까요? 완이에게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달려볼 수 있도록 자전거까지 트럭에 싣고 모구리야영장 트랙을 갔는데... 엄청 쏟아지는 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바로 저기에 트랙이 있건만 그림의 떡일뿐입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바로 이 곳에 날씨는 흐린듯 맑음인데 돌아다니다 마음내키는대로 마구 뿌려대는 강한 소나기는 예측불허인가 봅니다.
간만에 도예수업하는 날! 태균이 살짝 흥분모드입니다. 도예쌤이 중요한 기능대회에 참가하느라 근 20일간 수업을 못 했습니다. 자랑스런 은메달 획득이라니 태균이 준이 수업 못간 댓가라고나 할까요.
간만에 민속촌을 찾았으니 나무와 꽃을 열심히 깨우쳐주려 하건만 완이 전혀 관심도 없고 손가락으로 꽃을 가리키게 할 때마다 왕짜증... 세상지식에는 전혀 관심없는 눈길이 안타까웠던 어렸을 때의 태균이 눈빛이 생각납니다. 완이랑 달리 태균이는 먹을 것에도 별로 관심이 없었고 참 회의가 일던 그 시절이 소환됩니다.
1시간을 훌쩍 넘겨 직장선배 가게에서 간만의 왕수다를 끝내고 돌아왔는데 간만의 수업이 좋았는지 물레작업에 흠뿍 빠진 태균, 오늘도 서너개 완성, 태균이 그릇들이 쌓여갑니다. 오늘도 준이는 한 개도 완성을 못 했으니 준이에게 어떻게해야 의욕이란게 생길지 고민해 보아야 되겠습니다. 요새 아세틸카르니틴이 떨어져 한달가량 못 먹였더니 급격히 살도 찌고 움직이는 폼이 더 의욕저하 상태입니다.
어제도 노을이 짙게 내려앉을 때까지 늦게 이어진 완이의 물놀이. 태균의 너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느림보평형도 모두 한 폭의 그림입니다. 모구리야영장 갔을 때 몰려왔던 먹구름이 이 쪽으로 번지는 묘한 풍경도 시야를 황홀하게 합니다.
지금 머무는 곳, 그 곳이 천국처럼 행복감을 줍니다. 태균아빠 직장후배 제주도 처가집에서 자주 보내주는 감귤착즙 쥬스의 기막힌 맛 또한 요즘의 큰 기쁨 중의 하나! 큰 정성이 들어갔다는 그 손수착즙 쥬스를 태균이가 비워대는 모습은 이 녀석 한번에 감귤 20개쯤 한꺼번에 먹이는 듯 합니다. 환상의 진정한 참맛을 아는 듯! 감귤을 그토록 좋아하는 완이는 이 변형된 형태를 이해하지 못해 쥬스를 주면 기겁을 하고 도망갑니다.
또 그렇게 하루가 숨가쁘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첫댓글 태균씨 케이스는 세상 장애인 중 최상위 0.1퍼 안에 드는 혹은 0.001퍼 안에 드는 운 좋고 복 좋은 케이스라 생각됩니다.
행복한 자폐아 라는 문패에 맞게 키워 내신 대표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준이 완이 그 어려움을 감내 하신 용기에 사실 처음에는 이해 불가인 저도 이젠 많이 배우고 대표님의 깊은 뜻에 존경을 표합니다. 애 쓰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