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에 등룡실(登龍室)이란 현판을 단 교실이 있었다. 입학시험에 합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등용문이란 말을 본떠서 지은 이름이겠지만, 이것은 잘못 지은 것이다.
등용문(登龍門)은 등용(登用)되는 문이 아니라, 용문(龍門)에 오른다[登]는 뜻의 말이기 때문이다. 용문은 황하 상류의 한 급류의 이름이다. 이곳은 물살이 매우 세어, 힘 좋은 잉어도 이 급류를 거슬러 오르기가 어렵다. 만약 급류를 거슬러 이 용문만 오르면 용이 된다는 전설에서, 뜻을 이루어 크게 영달한다는 직접적인 계기를 이르는 말이 되었다.
그전에는 이 말을 ‘등룡문’이나 ‘등용문’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또 발음도 [등용문]과 [등뇽문] 두 가지를 다 허용했다. 그러나 새 맞춤법과 발음법에서는 등용문이라 표기하고 [등용문]이라 발음하는 것을 올바른 것으로 규정하였다.
그 이유는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두 개의 단어가 결합하여 된 합성어의 경우, 두음법칙을 뒤의 단어에 적용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역이용(逆利用), 연이율(年利率), 열역학(熱力學) 청요리(淸料理) 등과 같이 적는 것이다. 곧 ‘등(登)’ 뒤의 단어 ‘룡문(龍門)’을 두음법칙에 따라 ‘용문’으로 한 것이다.
[등용문]이란 발음은 새 표준 발음법에서 6․25[유기오], 3․1절[사밀쩔], 송별연[송벼련]처럼 ‘ㄴ’이나 ‘ㄹ’이 덧나지 않는 것을 표준으로 정했다. 즉 ‘ㄴ’이 덧나는 [등뇽문]이 아니라 [등용문]으로 발음하도록 한 것이다.
‘등용문’의 반대말은 ‘점액(點額)’이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이마에 점을 찍는다는 뜻인데, 시험에 낙제한 것을 가리킨다. 용문을 오른 물고기는 용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물고기는 이마를 부딪쳐 시퍼런 점 즉 멍만 들고 되돌아간다는 고사에서 나온 것이다.
첫댓글 장진호 선생님!, 오늘의 주제는 '登龍門:을 주제로 "용문"은 황하 상류의 한 급류의 이름이다~~부터, 표기법, 발음법, 두음법칙 까지 열심히 읊었습니다. 등용문의 반대말은 '點額"- 이마에 점을 찍는다는 뜻인데~~~ 시험에 낙제한 것을 가리킨다~~는 뜻 풀이..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 선생님, 열심히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