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오늘도 폭염 예보,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 덕유산 향적봉으로 떠나련다.
갈마역 3번 출구; 매우 익숙한 곳 , 만남의 장소이다.
만날 때마다 가로공원의 변하는 모습이 계절의 시계인양 새롭다.
맥문동 꽃이 이쁘고, 그위로 가을을 준비하는 감나무의 땡감이 따가운 여름 햇살에 여물어 가고 있다.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귀청을 찢어버릴려고 한다.
7년의 한을 풀려는 숫컷 매미의 필사적인 짝찾기 아우성을 들으며 차 오기를 기다린다.
9시에 만나 고속도로를 달려 무주 리조트 곤도라 탑승장에 도착한다.
10시 반이 넘은 시각
역시 시원하다. 예로부터 피서지로 소문난 곳 무주 구천동, 거기에 설천봉까지 고산으로 올라 간단다.
벼르고 별러서 찾아 온 곳이다.,
선풍기, 에어콘 같은 냉방시설이 필요 없는 곳임을 익히 안 지가 벌써 반 세기 가까이 되는데..
옛생각이 새록새록 나는 곳이다. 산풍기 대신 한 여름 여관 방의 솜이불,, 한 여름 더위에 첨벙거리고 들어간 계곡 물속에서 발이 시려 뛰쳐 나온 백련사 하산 기억, (갑자기 계곡의 파란 물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음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겨울이면 눈이 많이도 내리는 곳 중의 하나, 그래서 스키장이 생겨나고..
정읍 내장산 설경, 무주 구천동과 수안보 스키장 , 태백 눈꽃 축제로 이어지는 강설 지대를 눈꽃열차를 타고 가던 시절을 그려본다.
- 왕복 2만원 짜리를 경노우대권(1,4천원)으로 구입해서 들어간다.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제공한 덕유산 향적봉 코스를 들여다 본다..
주로 스키어들을 위한 시설이 많다.
'곤도라'가 맞아? '콘도라'가 맞아?
궁금증이 사전을 뒤적거리게 만든다.
gondola : 곤도라. 콘도라가 아닌 것임을 이제야 안다.
흔히 말하는 케이블 카(cable car)f를 가리킨다.
또 하나 배우고 가는 하루이다.
이태리(이탈리아) 베네치아 (베니스) 운하를 오르내리는 교통수단인 배의 이름으로, 길고 좁으면서 탑승인원이 몇 명에 불과한
노 하나로 움직이는 이물(배 앞전)이 올라 간 작은 배로 이탈리아 어원은 "흔들거린다 ( to rock )'의 뜻에서 나왔단다. 외줄타기 광대처럼 굵은 케이블에 대롱대롱 매달려 가는 차다.
너댓 명이 탈 수 있는 이것을 타고 하계를 내려다 보는 맛도, 멀리 산천경개를 보는 맛도 한 여름 더워를 날려버리는 좋은 피서법이리라. 다만 요금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콜택시 탄 셈치면 되지만.
한 편의 자연 파노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하다는 생각을 한다..
메리골드꽃 활짝 핀 화단을 지나 탑승장으로 간다.
푸른 하늘의 하얀 구름만큼이나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전면으로 보이는 설천봉까지 타고 올라가서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까지는 걷는 길이다.
( 옆에는 겨울에 이용하는 무주스키장 리프트 시설이 보인다.)
뜨거운 한 여름에 스키장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더니
곤도라에서 적상산 쪽 바라보기 : 성지기의 모습
목적지인 설천봉 정상 가까이 다가가자 곤도라 아래로 하얀 꽃무리가 나타난다.
작은 산지기가 말한다. 구절초 무리라고.
가을에 대표 꽃인 구절초가 벌써 피다니.
계절을 잊은 듯 하다.
곤도라 승강장인 설천봉에서 내린다.
기념 사진 한 컷 찍어본다.
산성(읍성) 성벽 흉내 낸 모습들이 산성 답사팀들 눈에 친근하게 다가 온다.
설천루 성벽 너머로 멀리 향적봉 탐방길이 보인다.
햇살은 따가워도 고원 특유의 시원함이 느껴진다.( 누군가가 27도라고 말한다.)
폭염주의가 심각 수준임을 알리는 안내 메시지가 햔드폰에서는 연신 뜨고,
이곳은 별천지 이다.
탐방로 입구에는 돌탑(제주도에서는 방사탑, 흔히 서낭당 돌탑)이 보인다.
우리의 전통 신앙 속에 나오는 돌탑의 의미가 궁금해진다.
탐방로 안내판을 들여다 본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판도 보인다.
구상나무 군락지, 주목 군락지. 가문비나무, 희귀식물 등 보호구역이란다.
-고사목이 보이는 곳, 고산지대의 상징물 앞에서 사진도 찍는다.-
(뒤 로는 무주군 안성면 일대가 보인다)
-고사목 쪽에서 반대로 향적봉 방면도 본다.
만용으로 맨발 등산을 시도하지만, 흙은 없고 폐타이어로 만든 깔개가 등산길 대부분을 덮고 있어 실망이다.
뜨겁기는 왜 그리 뜨거운지(아마도 강선 가닥이 햇볕을 받아서인지.)
고도에 따라 수림이 관목 지대로 바뀌어 가고.. 하얀 물게 구름이 내 머리 색깔과 같다.
마침내 정상에 오른다.
기념 사진 한 장 찍고. 1614m 정상에 올라 우쭐해 본다.
향적봉 정상에 설치된 조망도 보기
서쪽으로 계룡산도 보이고, 남으로는 지리산도 보이고
그 어느 곳 하나 정들지 않은 곳이 있으리. 감상에 젖어 본다.
바짝 다가 가서 본다.
젊은 날에 가 본 산들이 기억 속에서 만큼이나 아스라히 보인다.
백련사를 들려 정상에 올랐다가 중봉을 거쳐 동엽령을 지나 안성 칠연계곡을 지나갔던 시절,
임진왜란 때 의병의 은거지였던 곳.
멀리는 지리산 천왕봉도, 남덕유산도 보이고...
그 어느 곳 하나 아련하지 않은 곳이 있으리.
우리 조국. 우리 산하!
-노란 점 표시 봉우리가 중봉.-
-정상 부분에는 관목조차 없이 풀꽃들만 만발해 있다.-
(목도 축이고, 간식으로 시장끼도 달래고는 다시 곤도라를 타고 하산한다.
구천동 골짜기를 거쳐서 영동군 용화면 조동리를 지나 도마령을 넘어 물한리 계곡을 따라 황간에 들려 어중간한 식사를 한다.)
(-2편에서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