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매동 성 바오로 성당 박현배(야고보) 신부
가톨릭은 가정에 대해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며, 인간다움을 구현하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우는 場이다”라고 말한다.
인류 최초의 가정은 하느님에 의해서 창조와 함께 시작되었다. 하느님은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
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라”(창세1,28)고 하셨으며, 하느님에 의해서
창조되어진 아담은 하와를 보자 “드디어 나타났구나!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
로구나.”(창세 2,23)라 외쳤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가정이라는 토대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 가정은 우리 모두의 행복의
근원이다. 그래서 가정은 인류를 지키고, 키우며 정화시킨다. 왜냐하면 가정은 하느님에 의해
서 축복되어진 성스러운 삶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가정은 아이의 울음소리와 어머니의 노래가
들리고, 아버지의 사랑이 드러나는 곳이다. 가정이란 행복의 눈동자가 마주치는 곳, 서로의 성
실함과 우정과 도움, 일치가 만나는 곳이다. 가정은 하나의 작은 교회로서 자녀들이 무엇이 바
르고, 무엇이 사랑인지를 배우는 곳이다. 그리고 상처와 아픔은 가정에서 싸매지고, 치유되며,
기쁨과 슬픔은 가정에서 나눠진다. 아버지가 존경받는 곳, 자녀들이 사랑받는 곳, 부부가 일치
하는 곳이 가정이다. 가정이야 말로 고달흔 인생의 안식처요, 사랑이 싹트는 곳이며, 큰 사람은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다. 가정은 하느님 사랑의 결정체 이며 축복의 보금자리이
다.
그런데 현대 사회의 가정은 참으로 복잡하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많은 부분들이 깨어지고 그
래서 그것들을 가정에서 찾기가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가정의 위기는 성가정의 분
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는 노력의 不在라고 말하고 싶다. 성가정의 분위기가 조성이 안 되는 가정
에서 부부 사랑과 친밀감은 상실되어지게 되어 있고, 이런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결국 사회
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탈선의 길을 걷게 되기 쉽다. 가정에서 평화를 누리지 못한 부모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 역시 포악해 지는 것이다. 그래서 가정이 건전할 때 사회도 건전하
게 발전되는 것이다. 가정이 폭력적이면 사회 역시 폭력적으로 변하게 되어 있다. 에이브리는
“사랑이 없는 가정은 魂이 없는 육체가 사람이 아니듯이 가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가정이라는 자리를 발하면서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가정이 오늘날 우리 가정에 모범이 되는 표
본이라고 말하고 싶다. 두 분의 성덕과 거룩함의 행위는 성서 안에서 마리아를 둘러싸고 있는
가정 분위기로부터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 두 분은 분명히 열심히 하느님을 믿었다. 자신의 의
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돈독한 신앙생활을 통해 메시아를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화목하고 굳
게 일치하는 가정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따라서 화목한 가정에는 웃음이 있다. 즐거움과 행복이 있다. 밝은 빛이 있다. 화목하지 않은 가
정에는 어두움이 있을 뿐이다. 모두의 얼굴에는 그늘진 모습만이 보일 뿐이다. 웃음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지 않고 얻어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가정
이라는 자리는 하느님의 사랑이 가족과 함께 머무는 곳이다. “임금이든 백성이든 자기 가정에
서 평화를 찾는 자는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괴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