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사람은 누구나 자기 우물을 파고 산다. 태어나서는 부모님이 파놓은 우물 속에서 운신 하다가 커가면서 사회가 파놓은 우물속으로 들어간다. 사회가 파놓은 우물속에서 서로 각자의 우물이 생겨나고 그 우물은 나름의 성향과 주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일부는 자신이 만든 우물에 만족하던지 또는 움츠려들던지 아니면 그 우물의 벽을 넘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보통의 모든 사람들은 그 우물의 벽을 의식하지 못하고 벽속의 내가 전부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사실 그 벽은 내 혼자만의 작품이 될수는 없다. 무수한 세월과 외부로 부터 침습해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에 의해서 쌓여진 굳건한 성과 같은 것이다. 그것이 내 삶과 앎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앎의 토대가 자신의 확고부동한 것이고 그로 부터 파생되는 앎이 전부라고 믿고 그기에 갇혀 있는 상황조차 인식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견고한 옹벽을 통해 세상을 보면서 평가한다. 옹벽은 또다른 벽과의 부딪힘으로 소근대기도 하지만 가끔은 굉음을 내면서 내 우물의 우월성을 뽐내려 한다.
그것은 나만의 것이고 나의 자존심이고 나라는 존재를 지탱하고 있는 우물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알지 못한다. 그 우물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속성과 쌓여진 철벽의 두께를, 그에 따른 무지는 스스로를 묶는 밧줄이되어 내 속의 나를 감금하고 있는 것이다.
"無石"
禪士가 말 합니다. 오랫동안 자신을 시봉해온 제자에게 며칠 동안 절을 비워야 할텐데 하시면서 절 마당 에 막대기로 크다란 원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 내가 며칠 절을 비우는 사이 자네는 이 원안에서 생활하되 이 선을 넘지도 말고 지우지도 않으면서 먹고 마시는 것은 허용한다. 그리고 禪士는 훌쩍 떠나 버렸습니다. 차~암 막막한 상황이 아닐수 없습니다. 공양간과는 한참이나 떨어진 마당 한가운데 그려진 원안에서 선을 지우지도 넘지도 말고, 실행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며칠 동안이라면 물도 마셔야 될것이고 배고픔도 이겨야 할 것입니다.
자아, 이 侍者(시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