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도리탕을 오랬만에 만들었다. 겨울학기종강을 기념하여 한국음식을 만들어 급우들에게 맛을 보이기로 했는데 조만간 이사예정이어서 가지고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다 보니 닭이 주재료로 낙점된 것이다. 친구중의 하나는 무슬림이라 돼지고기를 먹지않아 자연스럽게 대상은 소와 닭으로 좁혀졌는데 그중 닭이 더 많았기때문이다. 원래는 감자가 없어 닭죽으로 하려했지만 적당한 양의 감자가 조달되어 닭죽보다 더 화끈한 닭도리탕으로 최종 결정했다.
부수적으로 콩밥과 김치, 그리고 디저트로 과일을 추가했다. 이사준비중이어서 대부분의 주방기구를 집주인이 박스에 넣는 바람에 아주 작은 냄비하나만 있어 3인분에 필요한 밥을 두번에 나누어 해야 했다. 닭도리탕 재료가 확보되었으니 레시피차례다. 우선 닭1키로, 감자2, 청양고추2, 대파1, 양파1/2, 당근/버섯 약간이 재료인데 버섯은 없어서 생략했고 양념으로 간장1.5국자, 고추가루1국자, 설탕3술, 마늘2술인데 역시 고추가루가 없어 파프리카가루로 대체했고 닭이 작은듯해서 퓨전으로 참치와 소고기로 보강하려고 했으나 냄비가 작아서 소고기만 추가했다.
레시피는 닭을 씻어 우유에 30분 담가 잡내제거와 숙성을 하라고 되있지만 나는 36시간 해동한 닭에 와인1술, 메이플시럽1술, 간장1술, 후추가루1술, 페퍼소스1술과 로즈마리로 8시간을 냉장고에서 재웠다. 일부러 그런것은 아니고 등하교 시간에 따르다 보니 그렇게 된것이다. 역시 냄비가 작아 우선 닭만 나머지 설탕을 넣고 끓여주면서 야채를 입크기로 잘랐다. 닭이 익은후 꺼낸후 소고기를 익히고 이어서 감자, 마늘, 양파, 당근을 넣고 세번에 나누어 조리했다. 끓기 시작한후 간장1.5국자와 고추가루1국자를 넣고 다시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5분정도 지난후 파와 고추를 넣어 완성했다.
보통때는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지난 성탄디너에 집주인이 정장을 강요해서 집에 초대하지않고 학교로 장소를 변경했기에 음식과 그릇이동이 필요했다. 우선 콩밥은 미리 만들어서 냉동했다. 포장무게를 최소화하기위해 1.5인분씩 지퍼락에 넣었다. 실험해보니 3.5분정도를 렌지에 돌려주니 먹을만하다. 그래서 30초를 돌려 우선 해동하고 그릇에 옮겨 3분을 추가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김치는 도시락통에 넣고 육수는 유리병에 따로 넣어 냉장했고 메인요리인 닭도리탕의 닭은 뼈를 제거한 살을 적당하게 나누어, 그리고 소고기도 먹기 적당하게 나누어 역시 지퍼락에 넣어 냉동했다.
결국 지퍼락으로 냉동보관한 것이 밥1, 밥2, 닭고기, 소고기로 총 4개고 냉장보관한 것이 지퍼락 야채, 유리병 육수고, 김치는 실온보관했다. 혹시 너무 맵거나 싱겁거나 하는 상황에 대비하여 파프리카가루, 간장, 그리고 온수와 냉수도 준비했다. 그릇은 렌지가열용 유리그릇하나와 사과와 오렌지, 그리고 바나나를 자를 식도, 그리고 식사용 접시를 준비했고 과일용으로 몇개의 접시를 추가해서 준비에만 10시간이 걸렸다. 배낭에 넣어 운반했는데 가벼운 것이 아래, 자주 사용하는 것은 위, 그리고 무거운 것을 등에 분배하는 정통 배낭꾸리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찌그러짐을 방지하기위해 냉동과 육수는 아래, 그릇/김치, 그리고 위에 냉장보관했던 것을 넣었다.
학교에 도착하여 우선 냉수를 커피포트로 끓여 보온병에 넣고 그릇과 과일을 앃어 나열한후 렌지용 그릇에 냉동밥과 냉장야채를 넣어 5분돌려 기본으로 준비하고, 육수와 토핑으로 닭고기 혹은 소고기를 취향대로 뿌려 뜨거운 밥과 차가운 고기가 어울리도록 했다. 물론 더 따뜻한 것을 원하면 보온병의 온수나 렌지를 사용하여 조절가능하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과일을 잘라 디저트까지 준비했다. 취파키스탄과 방글레디시 출신의 학생들이나 매콤하게 해도 큰 문제가 없어 맛있게 먹을 수있었고 덕분에 나도 오랬만에 한국음식을 즐길 수있어 좋았다.
의외로 김치가 인기있어서 김치워크샵을 열기로 했다. 여기에 다음주 금요일의 학생무료찬스를 활용하여 박물관관람을 하면 종강기념행사는 대체로 마무리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