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덕화만발* 꿈이 있는 거북이

[카르멘]

*德華滿發*

꿈이 있는 거북이

도반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병만이라는 개그맨이 있습니다. 개그맨은 기쁠 때 남을 웃기는 것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슬플 때도 남을 웃겨야하는 것이 개그맨의 숙명(宿命)인 것입니다. 그래서 개그맨은 “앞에서 웃기고 뒤에서 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극배우 보다는 희극배우가 더 어렵다는 뜻이죠. 그만큼 남에게 웃음을 선사한다는 것은 공덕을 쌓는 일일 것입니다. 아마 힘들고 고단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웃음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이 아닌지요?

도반 동지 여러분!

그 개그맨 김병만은 외면상으로는 그리 잘난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키는 겨우 157cm라고 합니다. 해병대에 지원했다가 신장미달로 불합격되고 말았습니다. 그의 부모님이 하시던 농장이 태풍피해를 입어소출이 없었고, 그의 아버지는 몹쓸 병에 걸려 병고에 시달리셨습니다. 그는 서울에 와서 무도장(武道場)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살았는데 목욕할 돈이 없어서 남의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며 살았습니다.

개그맨 시험을 일곱 번 봐서 다 떨어졌고, 연극과에 아홉 번 시험을 봤는데 다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일반대학에도 두 번 시험을 봤는데 역시 다 떨어지고 말았다고 합니다. 18 번 시험을 봐서 다 떨어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나는 복도 더럽게 없는 사람” “아무데도 쓸모없는 사람”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자조(自嘲) 섞인 말 외엔 할 말이 없었죠.

도반 동지 여러분!

그러나 김병만은 이렇게 낙심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18 번의 실패를 디딤돌로 삼아 18전 19 기를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고 자심 감을 샀습니다. 마침내 KBS 개그맨 공채에서 합격하였고, 9년이 지난 지금은 “가장 노력하는 개그맨”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리고 못하는 것이 없는 “만물의 달인”으로 성장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그는 고급 공무원들에게 강의를 합니다. 소위 일류 대학생들에게도 강의를 합니다.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는다.”"고 역설을 합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나는 버림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꿈이 있는 거북이가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는 메시지인 것입니다. 그런 김병만이 이 푸로에서 한계를 느꼈는지 ‘달인코너’에서 내려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개그맨 김병만의 자전(自傳) 에세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를 발표했습니다. 그 책이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고 합니다. 종합 베스트쎌러 순위 6위에 올랐다고 하니 대단한 위력입니다.

이 책에는 김병만이 7전8기 끝에 공채 개그맨이 되기까지의 과정, 힘겨운 무명 개그맨 시절, 개그콘서트 속 인기 코너 ‘달인(達人)’으로 스타가 되는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렸던 어린 시절과 아픈 가족사, 오디션에 잇달아 떨어지면서 수면제를 모아 자살하려고 했던 일화들입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달인 칭호는 아무에게나 주는 것이 아닙니다. 달인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이나 기예(技藝)에 통달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 혹은 ‘널리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을 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개그맨 김병만은 개그 콘서트에서 3년 가까이 달인코너만 150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 김병만을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달인’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물론 코너명 때문만은 아닙니다. 매주 일반인이 하기엔 불가능한 연기를 펼치며 방청객들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박수를 받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물론 그 코너 속에 유머의 코드가 잔뜩 담겨있습니다. 재미도 있지요.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달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낱 말장난이 아닌 그의 곡예(曲藝)에서 나오는 땀의 가치를 사람들이 공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세상에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후과(後過)를 범하지 않는 사람은 적습니다.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 다시 잘못을 저지르면 안 됩니다. 두 번 실패는 인생을 망치는 길이니까요? 우리도 마찬 가지입니다. 언제나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다가 작심삼일(作心三日)로 흐지부지하기 일쑤입니다. 재능을 나누고 사회에 봉사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더욱이 물질적 소득이 없는 일은 반짝하다가 물러나기 쉽습니다. 이래가지고는 달인은커녕 중생도 면키 어렵습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저 또한 그런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런 별 볼 일 없는 인생이 일원대도(一圓大道)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30년 가까운 세월을『지성여불(至誠如佛)』의 정신으로 살아왔습니다. 지성이란 지극한 정성을 말합니다. 정성은 또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것을 이름입니다. 그러니까 부처란 다름이 아니고 지극한 정성으로 달려가는 한결같은 사람이 아닌지요?

*덕화만발*을 시작하고 3년째를 달려갑니다. 결코 만만하고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어떤 보수를 바라고 시작한 일도 아닙니다. 엄청난 시간과 공력이 투입되는 일입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그래도 만난을 무릅쓰고 저는 오늘도 달려갑니다. 저의 재능은 달인 김병만처럼 남을 웃기는 재주도 없습니다. 뛰어난 학식과 재능이라고는 거의 없는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남들과 나눌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죠. 그래도 한 가지 남다른 점이 있다면 남보다 조금 더한 이『지성여불』의 정신과 뜨거운 정열(情熱) 뿐입니다. 바로 이 점을 살린다면 저도 중생의 탈을 벗고 남에게 감동을 주는 달인의 반열에 설 수 있지 않을 런지요?

도반 동지 여러분!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는 “큰 도를 닦는 사람은 정(定)과 혜(慧)를 같이 운전하되, 정 위에 혜를 써서 참 지혜를 얻는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큰 사업을 하는 사람은 덕(德)과 재(才)를 같이 진행하되, 덕 위에 재를 써서 참 재주를 삼느니라.”하셨습니다. 우리도 정과 혜를 운전하고, 덕과 재를 함께 진행하는 꿈이 있는 거북이가 되어보시지요!

원기 96년(2011) 12월 9일 덕 산 합장

[카르멘]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는다- 김병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