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돈중의 넋두리
―윤동재
가을날 강화도 고려궁지에 갔더니
김돈중이 나를 보고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윤회설을 믿은 적도 없는데
팔백 년도 더 지난 세상에
다시 태어나게 하신 건
무슨 뜻인지
젠장, 하필이면
최씨들이 득세하던
무신들이 득실거리던
강화도라니
마누라더러
그토록 절에 다니지 말라고 일렀건만
부처님과 얼마나 친했으면
이런 세상에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하셨을까
그때는 좋았지러
과거에 차석으로 붙었는데
인종 임금께서
우리 아버지 김부식이
섭섭해할까 봐
알아서 수석으로 올려 주셨으니
그때는 좋았지러
공부할 게 있으면
종놈한테 시키면 되고
그때는 좋았지러
음식 맛있게 얼른 해 오지 않으면
죽도록 패 주고
아니, 아예 죽여 버리고
그때는 좋았지러
나라 지킨다는 놈들
그깟 놈들
말 타고 활이나 쏠 줄 알지
제놈들이 알기는 뭘 알아
그런 놈들은
수염 기를 자격도 없지
촛불로 태워 버려도 그만이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렇게 불편한 세상에
왜 다시 태어나게 하셨는지
종놈도 없고
애비 빽도 필요 없다니
이게 말이 되나
종말론, 종말론 하더니
종말이 온 건 맞긴 맞나 봐
#김돈중 #강화도 고려궁지 #윤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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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
<김돈중의 넋두리>가을날 강화도 고려궁지에 갔더니 김돈중이 나를 보고 넋두리를
푸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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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0.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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