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1(목)~ 08.04(일)
뜻하지 않게 기회가 왔다. 삐삐방에 백두산 한 자리 남은 공지를 우연히 본 것이다
출발 이틀 전, 폭우로 망가진 백두산 오르는 길을 복구하느라 8월2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걱정되었지만 대체 프로그램을 믿었다.
첫날, 새벽부터 서둘러 11시 연길공항에 도착해 점심으로 냉면을 먹고 연길자치시 도문으로 갔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지대였는데 두만강은 생각보다 강폭이 좁았고 북한 쪽 산엔 나무가 없어 이상했다. '북한주민의 탈출을 막는 일인가보다.'
용정시 용두레우물을 보러 갔으나 공사중이라 아쉽게도 천막 틈 사이로 들여다 본 후, 버스를 타고 가며 비암산 일송정을 멀리 보았고, 선봉령휴게소에선 모두들 옥수수를 사서 맛있게 먹었다.
5.4km의 긴 터널을 지나니 끝없이 펼쳐진 만주벌판의 옥수수밭이 한달 전 가 본 북해도의 패치워크로드를 연상시켰다. 큰 대륙임을 실감하며 이도백하의 보석호텔에 도착해 온천욕을 한 후 푹 잤다.
둘째날, 7시20분 서둘러 장백산 관광지구 5D박물관으로 갔는데 줄서서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놀라웠다. 관람내내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눈으로 귀로 피부로 생생하게 백두산의 사계와 중국 유명지를 넘나드니 매우 기쁘고 신기했다.
장백산 부석림과 인근의 빙수천을 돌아본 후 점심을 먹고 발맛사지를 받으러 갔다. 돈을 벌려고 각질제거를 종용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지만 잠시 쉴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침향숍에서는 우리의 무반응에 가이드의 표정관리가 안되어 매우 불편했다.
미인송공원에서 자유롭게 쉬다 저녁을 먹으러 간 진달래식당의 삼겹살구이는 좋아하지않아 대강 먹고, 호텔로 돌아와 따끈한 온천욕으로 하루 피로를 풀었다.
셋째날, 북파로 백두산에 오르기 위해 바람막이와 비옷을 배낭에 넣고 일찍 출발, 장백산풍경구에서 50인승 버스를 갈아타고 50분쯤 달려 10인승 봉고차로 옮겨 타고 정상 근처까지 올랐다. 구불구불 봉고차를 타고 오르는 창밖엔 화산지대 특유의 풀과 야생화만 자라고 있었다.
차에서 내리니 서늘해서 옷을 단단히 여미는데 안개 속에 주변이 희미했다.
줄을 지어 오르며 안개가 걷히기를 간절히 빌었다. 천지를 보려고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겨우 비집고 들어 간 곳은 천지가 잘 안보여 자릴 옮기려고 내려 오다 고개를 돌렸는데
"와~ ~ 천지다! "
안개에 덮힐 까 부지런히 사진을 찍으며 푸른 천지를 볼 수 있음에 안도하며 감사했다.
전신맛사지를 받고 천지를 봤다는 성취감에 몸과 마음이 편해진 일행은 돌아오는 길에 들른 대나무숍에선 소소한 물건들을 많이 구입했다.
넷째날, 8시 짐을 챙겨 호텔을 떠나 8시40분 농산물 가게에 도착, 필요한 목이버섯과 도토리가루, 건블루베리를 사고 9시 연길공항에 도착했다.
마음이 풀린 가이드의 친절 속에 수속을 잘 마친 후, 갑자기 생각나 백두산 특산품인 호두대추를 샀다. 남편이 좋아하길 바라면서...
버킷리스트 하나를 이루고 좋은 길동무를 알게 된 의미있는 이번 여행, 오는 비행기가 난기류에 두 번이나 뚝 떨어지며 흔들려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무사히 마쳐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하다.
첫댓글 네~~
상세한 여행후기 잘 읽으며 느꼈습니다.
마치 현장에 있는듯 마음이 다시 설레이고 또 가고 싶은 아쉬움이 밀려오네요.
무엇보다 새파란 물의 천지를 마주했다는게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어요.
우리 모두 삼대가 덕을 쌓은 모양이지요?. ㅋㅋ
이 훌륭한 후기를 남겨주신 똑순이님!
감사드립니다. 또 봬요.
백두산 여행기 생생하게 잘 봤어요 ㅡ공지보고 계단을 오를수 있을까 망설이기만 했네요ㅡ세세히 함께 한듯한 여행기 감사 합니다 모두들 미인이십니다 ㅡ
함께 인솔 하신 삐삐지기님도 수고 하셨네요 ㅡ^^
천지가 선명하네요
나갈때는 안개가 끼여서 잘못보고와서 아쉬움이 남아있는데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