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십장이 아침에 오시긴 오셨다
세탁기용 수도관중간에 낮게 수도꼭지하나 달아달라했다
엑셀파이프 끊어내고 꼭지달면 된다는걸 미리 알아놨다
부속도 죄 사다놓고...
아이들이 화장실 샤워기가 높아(세면대 없음-달랑 샤워기 하나)이사와
손씻고 뭐 할때마다 싱크대에서 내가 씻겨줬다
두놈들 하루에도 수십번씩 손씻는데 이것도 죽을맛이다
파이프를 철판으로 덮어놨는데 그게 샌드위치판넬용 나사못이 아니라
무슨 핀으로 박았다
그럴줄 알았다
"이거 나사가 아니라 꼭지 못달겠네..."
ㅎㅎㅎ 이럴줄 알고 방법을 알아놨다
그간 우리집에 자칭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
집에대해 뭐좀 안다하는 분들이 월매나 다녀갔는디
"일자 드라이버를 대고 망치로 치면 핀머리가 나갑니다"
헉 아줌마는 별걸 다 아네
"연장좀 줘보소"
이 십장은 간단한 연장까지 늘 나보고 달란다 미쳐죽지
"아니 프로가 늘 연장을 안가지고 다니시니 이해가 안되네요"
궁시렁 궁시렁
달랑 달아놓고보니 찬물에 더운물꼭지를...
내가 정말 미친다니까...
그리 말했건만 와이라는데?
어쨌든 꼭지달고 내가 예상했던데로 기냥 가실라한다
바지가랑이를 붙잡았다
"선생님~오늘도 타일업자 안오면 저 죽습니다
오기전에 절대로 못가십니다"
"온다했으니 기다리소"
"저는 이제 못믿습니다 전화해 보세요"
띠리링~~~그럼그렇지 집에서 자다말고 전화받는다
내가 십장을 잡고 있으니 할수없이 둘이 어쩌구저쩌구
십장이 나좀 살려줘~~
오기전에는 절대 못놔주지
1시간쯤 기다리니 드디어 오셨다
여러님들이 기술자에게 잘해주라길래 오늘 간,쓸개 다 빼놨다
오자마자 (12시 좀 안되었다) 아침도 안먹었는데...어쩌구 저쩌구
얼른 라면하나 끓여 내왔다
십장이 트럭으로 시멘트 모래등 자재를 싣고온다
아는분은 아시겠지만 시멘트푸대 무게가 장난아니다
우리집 언덕은 그 경사와 길이또한 장난아니다 ㅎㅎㅎ
차가 아래집 마당까지는 돌아돌아 올라올수가 있다
"선생님~욕심부리지 말고 아랫집까지만 올라오셔야 합니다
내려갈때 책임못집니다"
십장...ㅎㅎㅎ 차가 올라오는 길이 있었구만 끝까지 몰고 집앞에서
푸대를 내려놓는다
그때까지는 좋았다
십장,중간 소개인,타일공 세분이 집에 있던 막걸리 3리터를 홀딱 비웠다
안주까지 마련하라 하면서리...
두릅에 취나물에 우리집 반찬 다 나왔다
그리고 십장은 가시는데 예상대로 백하다 언덕에서 밀려 차가 아래까지
떨어졌다
동네사람들 불러오라는데 옆 회관에는 죄다 노인분들이다
그시간에 젊은이가 있겠는가...
마침 길가집에서 공사가 있어 막걸리 드린다고하며 부탁했는데도
딱 잘라 거절하더라
흐미 사람들이 이러면 안되지...
애니카 부르라고 했더니 십장왈~
셋이서 밀면 된다나...
앞치마 두르고 트럭밀다 깔려죽을뻔 했다
"그냥 애니카 부르면 금방와요"
노인네가 말을 안듣고 우리더러 트럭에 죄다 올라타란다
내가 딸린식구 많아 그리는 못한다 내뺐다
사실 믿음이 안가서리 ㅋㅋㅋ
길가 아저씨 붙잡아 태우고 하는데 더 밀려 언덕 아래까지 내려갔다
결국 내가 길길이 날뛰며 소리질러 애니카불러서 십장은 보냈다
그후...중간 소개인과 막걸리 마시기 시작
나도 마음은 안그렇지만 분위기가 그래서 할수없이 몇잔 마셨다
나보고 데모도 하란다
그기 뭔데요? 잔심부름 하라는 얘기다
아침에 점심에 간식에 데모도에 저녁이 되도 끝날줄 모르는데...
타일자르는 다이아몬드박힌 물건(**님~이런거 있어야 하던데 제가
뭔수로 직접 타일을 시공합니까?)
온갖 본드와 자재들 기구들...
오늘 하는거 보니 장난아니더만요
내일 다시온다길래 죽어도 오늘 다하고 가라했다
저녁 8 시쯤 되니...
"아줌마는 밥도 안먹어요?오늘 하루종일 먹는걸 못봤네..."
이 와중에 밥이 넘어가나..막걸리가 밥이여유 ㅎㅎㅎ 속으로 그랬다
미련하게시리...저녁달란소리였는데 못알아 들었다
그전에 저녁은 어쩔까 물었더니 안먹고 집에 간다고 해서 밥도 안했다
남편오면 나가 사먹으려구 맛난거루다가...
아차싶어 그때부터 밥을 하고 반찬을 하고...
일은 끝났구만 갈생각을 안한다
이혼을 했다는데...
왕년에 잘나갔던 인생스토리를 꺼내놓으며
조금 기분이 묘해졌다
한참 뛰어놀아 곯아떨어진 두 아들놈들...
손씻으러 나간사이 큰놈을 마구 흔들어 깨웠다
겁이 좀 나길래(이러면 안되는것인디...)
다행히 징징거리면서도 큰놈이 일어나 밥을 먹는다
식사후 한참 여자들 얘기를 하던 아저씨...
오다가다 들릴께유 막걸리나 한잔해유
명함을 준다
(진짜 미쳐죽네...내가 아저씨랑 막걸리를 왜마시나?)
오늘이야 마침 집에 막걸리가 있었지만 저희집에 술 없어요..했더니
지가 사올께유 걱정마유 헉~~~
잘해주라 해서 마음껏 잘해줬더니 ,,도를 넘는구만 이 아자씨...
가고나서 생각하니 8년이나 혼자살면서 쓸쓸하니 편히 대하는 나에게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긴한데 좀 찜찜하긴 하네요 ㅠㅠ
드디어 타일붙이기는 끝났습니다
그런데...
장마전까지 최대한 두방은 장판을 걷어놓는것이 좋다네요
그간 습기찬거 다 말리려면 하긴 10년 걸려도 안마른다고
처음왔던 방수공아자씨가 그랬다
타일끝내니 또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방을보니 심란해 잠이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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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공사는 일단 끝입니다
버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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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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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방바닥의 시멘트가 완전히 마르지 않은 곳에 비닐 장판을 깔면, 벽과 바닥사이의 벅지가 썩어서 냄새납니다.3년이 지난 지금도 장판을 들치면 축축한 것이 보입니다. 그래도 작년에 일주일간 장판 절반을 열여 놓았기에 이만큼 된겨예요. 바닥이 완전히 마를때까지 장판을 밀봉시키지 마세요.
버들치님의 집을 내 머리속에 그려보게 되었네요... 어찌하면 도움이 될까? 에궁... 달리 방법은 없지만,,, 그 날렵한 몸짓으로 뛰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그래도 한여름이 장마철 전에 수습하게 되는것도 다행이라 생각하시어 위안이 되시길... 버들치님 홧팅 !
우왕~~~버들치님! 가다가 숨 고르게 행간 좀 띄우시징~ 웃다가 어질어질해서 줄 잊아뿔고..또 다시 올려 찾아 읽어내리고...한참 걸렸시유~~~암튼 씩씩하고 이쁜 아낙네셔요..(그 아자씨 또 올거구먼..ㅋㅋㅋ)
아무래도 난 걱정된다. 나라면 그러고 못 사는데..... 어쩌나요? 만약 장판을 해도 걸래받이는 붙이지 말라 하세요.
구절초님 벌써 곰팡내 납니다 장판걷은지 한 3주 되었는데...아직도 어제 이사온집 수준 ㅎㅎㅎ 파아란님 너무 걱정 마시길...섬하나님도 걱정해주셔 고맙고 각시님...저니까 살지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