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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쿠데타에 의한 브라질 민주주의의 전복
지금 브라질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 브라질 민주주의 위기의 특징은 검찰과 사법부의 법 기술자들이 법적 수단과 장치를 동원하여, 보이지도 않고 의식할 수 없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야금야금 민주적 제도와 규범을 침식하여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는 사법쿠데타라는 것이다.
브라질의 사법쿠데타를 주도한 법 기술자는 세르지우 모루라는 브라질의 엘리트 연방판사였다. 모루의 사법쿠데타 작전명은 ‘세차작전’(Operation Car Wash)이었다. 2014년 모루는 이탈리아의 정치부패를 소탕한 ‘깨끗한 손’(Mani Pulite)을 모델로 한 세차작전의 수석 판사가 되어 브라질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의 대규모 돈세탁, 거대한 반부패 스캔들, 뇌물과 공금유용 사건 수사를 지휘하여 수많은 선출직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를 구속시키고 사법처리하여 국민들로부터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모루의 세차작전 수사는 방법과 목적에서 깨끗한 손과 달랐다. 모루는 예비구금제도를 이용하여 구속을 유도하고, 대중의 분노를 폭발시켜 용의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언론플레이를 통해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을 공격하였다. 이탈리아 마피아 조폭과 부패 정치인들 간의 연결 고리를 깨려는 반부패 수사를 목적으로 하였던 깨끗한 손과는 달리 세차작전은 민주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사법쿠데타였다.
모루는 세차작전을 통해 브라질 집권당인 노동당(PT)과 정부 인사들을 구속시켰고, 모루와 야당은 2016년 5월13일 룰라 대통령의 후임인 여성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를 예산작성 규칙 위반이라는 정책적 실수 혐의로 탄핵시켜, 노동당 정권을 붕괴시켰다. 모루는 사법쿠데타를 멈추지 않고, 차기 민선정부로 표적을 옮겼다. 사법쿠데타 세력인 호드리구 자노트 검찰총장은 호세프를 계승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을 2017년 6월26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였으나, 테메르는 하원의장인 호드리구 마이아의 도움으로 탄핵 소추는 면할 뿐 식물 대통령으로 남은 임기를 마치고 차기 대통령에 출마하지도 못했다. 모루의 최종 목표는 세계적 민주화 지도자인 룰라 전 대통령이었다. 모루는 당시 지지율 80%의 룰라에 대한 사법 공격에 들어갔고, 2017년 돈세탁과 간접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시킴으로써, 룰라의 2018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저지하는 데 성공하였다.
모루의 사법쿠데타로 2018년 과거 군부독재 시절 대령 출신인 우익 포퓰리스트 보우소나루가 룰라가 지명한 후임자 페르난두 아다드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모루는 사법쿠데타의 공으로 2018년 법무장관에 임명되었으나, 2020년 보우소나루가 연방경찰청장을 해임한 데 대해 항의하면서 법무장관직을 사임한 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부패한 우익 포퓰리스트라고 공격하면서, 2022년 보우소나루에 대항해서 대통령 선거에 나설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브라질의 신흥 민주주의는 과거처럼 군부 쿠데타에 의해 전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법권력과 법률지식을 동원한 검찰과 언론에 소리 없이 스텔스적인 방식으로 전복되고 있다.
https://news.v.daum.net/v/20201224161606383
룰라 브라질 전대통령의 후회
https://www.netflix.com/kr/title/80190535
2020년 2월, 윤석열 검찰은 왜 ‘조국 재판 판사’들을 사찰했나?
검찰의 반발이 극에 달했던 정경심 교수 재판장
그러나 당시 조 전 장관 관련 재판은 시작도 하기 전이었고 정경심 교수에 대한 재판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던 상태였다. 검찰은 정경심 교수 재판장이던 송인권 판사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었다.
송인권 판사는 2019년 12월 정경심 교수 재판의 준비기일 공판 과정을 통해 검찰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에 대한 공소장 변경 신청을 "죄명과 적용법조, 표창장 문안 내용은 동일성이 인정되지만 이 사건 공범과 범행일시, 장소, 범행방법, 행사목적 모두 동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다섯가지 중 어느 하나 정도만 동일하면 동일성이 충분히 인정되지만, 모두 중대 변경돼 동일성 인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정에서 공판에 참여한 모든 검사들이 돌아가며 일어나 고성을 지르며 재판장을 공개적으로 성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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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 재판 국면 전환 위한 사찰
송인권 판사는 공판에서 펀드 사건 관련 가장 중요한 쟁점이었던 ‘투자냐 대여냐’에 대해서도 "민사 재판에서는 투자나 대여냐를 다툴 때 원금이 보장되고 일정 수익이 지급되면 대여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를 뒤집을 확실한 증거를 내달라"며 말 그대로 검찰을 곤혹스럽게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사모펀드가 주된 혐의인 정 교수에 대한 추가 기소 내용을 감안해 이 사건을 경제 전담 재판부인 형사합의 25부에 배당했었다. 정 교수와 조범동과의 거래 관계를 ‘투자’로 규정하고, 정 교수가 관련 업체들에 대한 경영권까지 행사했다고 주장하는 검찰보다 송인권 재판부가 훨씬 더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검찰은 송인권 판사에 대한 인사 이동을 앞두고 “송 판사가 유임되면 재판부 기피 신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법원은 2020년 2월 송인권 판사의 인사 이동 이후 정경심 교수 재판부를 전원 교체하고 3명을 모두 부장판사로 구성했다.
따라서 정경심 교수 재판이 송인권 부장판사 때문에 자신들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검찰이 재판의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임정엽 재판장을 비롯한 새로 교체되는 재판부에 대해 사찰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3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재판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언론으로부터 '좌편향 판사'로 공격받고 있던 김미리 부장판사에 대한 사찰도 함께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김미리 판사는 조 전 장관 동생 재판에서 교사 채용과 관련된 업무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판결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바 있다.
http://m.thebriefing.co.kr/news/newsview.php?ncode=1065582716218392
저렇게 판결하니 검찰들 돌아가며 소리지르며 고성 ㄷㄷㄷㄷ
인사이동에 송판사 유임되면 재판부 기피신청 하겠다 협박 ㄷㄷㄷ
시민단체는 송인권 판사 직권남용으로 고발 ㄷㄷㄷ
검찰은 해당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5g속도로 배당 ㄷㄷ(성상헌 부장검사)
그리고 인사이동후 재판부 일괄 교체로 "징역4년 벌금5억" 나옴
기분이 참...변호사로서 기분이 참 더러운 때가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더러운 것이, 법원이 법대로 판단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분명히 말합니다만, “법원과 법리적 견해가 다른 경우”와 “법원이 법대로 판단하지 않은 경우”는 구분할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법원이 법을 잘 몰라서 법대로 판단하지 않은 경우”와 “법원이 일부러 법대로 판단하지 않은 경우”도 어느 정도는 구분이 가능합니다. 저도 변호사니까요.
법원이 법을 가장 잘 아는 거 아니냐고요? 정확히 말하면 법원이 법을 가장 잘 아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제가 어쩌다보니 후임 변호사 실무 지도를 제 경력에 비해 꽤나 많이 해봤는데, 신임 변호사에게 꼭 해주는 말 중 하나가 “당신과 판사와 검사, 모두 같은 시험 통과하고 같은 교육 받았습니다. 저들이 당신보다 법을 더 잘 아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쫄지 말고 변론해야 합니다. 그래야 싸울 거 싸울 수 있고, 자기 실력 다 발휘할 수 있습니다”입니다. 전관 출신 변호사들 중 실력 형편없는 사람들 한둘이 아닌데, 그들이 법대 위에 앉아 판단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그들은 그저 법에 의해 “판단”할 권한을 “부여”받았을 뿐입니다. 그들이 실제로 그럴 능력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게다가 법원이 작정하고 법대로 판단 안 하는 경우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제가 그런 경우를 직접 겪어본 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판사도 “사람”인지라,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어서 그런 듯합니다.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더럽죠. 진짜 기분이 더러운 건, 상급심 법원도 마찬가지로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들은 더 높은 자리에 있는지라 더 잃을 것도, 얻을 것도 많거든요.
글 쓰다보니 옛날 기억들이 밀려와 화가 확 치미는군요. ㅋㅋ 그런데 어쩌다보니, 변호사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법원이 “법이 일부러 법대로 판단하지 않은 경우”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날이 다 오는군요. 제가 그럴 때마다 느끼는 그 더러운 기분을 나라 전체가 경험하다니, 이걸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제 주변 사람들이 제가 틈만 나면 업계를 뜨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
아, 하나만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윤석열이나 정경심 교수 사건 같은 경우가 그렇게 특이한 판결이 아닙니다. “검찰”이 그런 조직이라는 것을 얼마 전까지 국민들이 몰랐지만 사실 그런 조직이었던 것처럼, “법원” 역시 국민들이 몰랐을 뿐이지 그동안 계속 이렇게 판결해왔습니다. 그나마 이번 판결들의 미덕이라면, 국민들이 법원의 실체를 실감하게 되었다는 것 정도겠네요. 윤을 통해 국민들이 검찰의 실체를 봤던 것처럼 말이죠.
이번 윤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이 왜 법을 위반한 것인지는 지난 번 제가 윤에 대한 직무정지명령의 집행정치 결정에 대해 쓴 글을 보시면 됩니다.
https://www.facebook.com/pilsung.kim.92/posts/10225102557096984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에 따라 윤의 징계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이 가능하려면, 윤이 검찰총장 직을 수행 못하게 되어 월급을 못 받아 곧 굶어죽을 상황이라는 등의 사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윤이 월급 두 달 못 받아 굶어죽을리가 없음에도 법원은 윤의 징계에 대한 집행정지를 인정했습니다. 이게 “법적인 견해”의 차이 문제인지, 아니면 대놓고 법을 위반한 것인지는 법을 몰라도 쉽게 판단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https://www.facebook.com/pilsung.kim.92
브라질의 제35대 대통령 룰라. 그는 가난으로 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닌 게 학력의 전부인 노동운동가였으나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되어 재임 기간 중에 악명 높았던 브라질의 빈부 격차를 줄였고 교육과 복지를 바꾸는 정책으로 브라질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끌어올기기도 하였다.
개혁은 기득권과의 갈등이고 싸움이다. 부자에게 돈을 쓰는 건 투자라고 하면서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쓰는 건 왜 비용이라고 하는가. 그가 남긴 명언이다. 그의 지지율은 퇴임을 앞둔 때에도 80%가 넘는 고공행진을 했었다.
퇴임 후에도 그는 존경받는 지도자였다. 그랬는데, 그가 부패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걸 국내 언론의 보도로 알게 되었다. 재임 중에 건설회사로부터 아파트를 뇌물로 받았다는 보도였다. 실망이 컸다. 몹시 컸다. 가면을 쓴 이중인격자처럼 느껴져 욕도 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룰라에 대한 수사는 룰라 이후로도 계속 이어진 진보 정권의 개혁에 대한 수구 카르텔의 정치 쿠데타의 한 부분이었고, 룰라에 대한 기소는 수구 카르텔의 협력자인 브라질 검찰의 정치적인 기소였다. 증거는 없었다.
아파트를 뇌물로 받았다는 증거를 내놓으라는 룰라의 요구에 기소 검사는 이렇게 답한다. 증거는 없다. 당신이 증거를 없앴으니 증거가 없는 거다. 그러니 증거가 없다는 게 바로 증거다.
증거를 없앴기 때문에 증거가 없는 것이 범죄의 증거라는 해괴한 논리, 물론 증거를 인멸했다는 증거도 없었다. 법정에 나온 룰라는 이렇게 말한다. 헌법과 법률을 존중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내가 원하는 건 나를 이 자리에 서게 한 범죄가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판사는 룰라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기소를 한 검사와 판결을 내린 판사는 한 몸이었다.
룰라 퇴임 이후에 벌어진 브라질의 정치 퇴행을 서술한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룰라에서 탄핵까지>를 보고 알게 된 내용이다. 그 다큐를 보면서 몹시 미안했었다. 검찰과 마찬가지로 수구 카르텔의 협조자인 브라질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옮긴, 룰라에게 비우호적인 국내 언론의 보도에 부화뇌동하여 룰라를 비난하고 욕했던 것이 몹시 미안했고, 정치 후진국이라고 브라질을 조롱했던 것이 또한 했다. 브라질이나 한국이나, 글쎄 얼마나 다를까. <위기의 민주주의> 꼭 보시라, 강추!
덧. 수구 동맹의 정치 쿠데타로 브라질에서 진보정권은 무너지고, 독재시절의 고문 등 민주주의 탄압을 두둔하는 퇴역 군인이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악어로 변할까봐 맞기 싫다는, 갖가지 기행과 막말로 브라질을 모범국가가 아닌 ’망신국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룰라를 수사하고 기소한 검사는 법무장관에 발탁되었다.
https://www.facebook.com/100001513976609/posts/368611464811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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