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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술잔
빈 술잔에 취해 눈을 뜨니 12시
그게 아침이군요.
더듬더듬 몇 마디
그것을 삶으로 배웠습니다.
얻은 자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허 한자 먹어도 먹어도
빈 술잔인 것을,
있을 때 취하라는 스승님의 가르침
옷깃에 적어두고 행할 뿐
삶의 미련은
빈 그릇된 지 오래인 듯합니다.
눈을 뜨면
그것이 아침이 않을는지요.
눈을 뜨지 않으면 아침도 오지 않고
빈 그릇 소리도 나지 않겠죠.
빈 그릇이 다른 빈 그릇에 다가가 음탕하게 속삭이며……. 반박자(글)
Little happy a big pain.
루앙프라방을 거닐다 작은 절에서 그녀와 처음 마주했다.
아담한 그녀는 큰 눈을 가졌으며 미소를 지을 때면 한쪽 볼에만 작은 보조개가 앙증맞다.
그리고 웃을 때 아래로 살짝 드러나는 덧니가 무척 매혹적인 그녀다.
지금부터 그녀를 사랑해야지 나 자신에게 일단은 최면부터 건다.
나는 드넓은 대지를 관장하는 주인이고 최고의 사냥꾼이며 검고 긴 날개를 펄럭이는
하늘의 제왕이다.
지루하였던 겨울과 작별을 고하고 낯선 환경의 무더움과 조금은 다르게 내려 보이는
환경의 낯섦에 잠시는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지만,
내 대지의 영역에 늘 초록은 무성하고 바람은 그저 그렇게도 변함없이 여전하건만,
삶의 혹독한 환경과 이질적인 거친 풍토 속, 살기 위해 높이 날고 느끼기 위해 멀리 보며,
내게 주어진 외로움도 즐길 줄 알고 삶의 고독조차도 사랑하며 소리 없이 다가오는 이별 또한
거부치 않고 사랑할 줄 아는 나는 하늘을 다스리는 진정한 검독수리다.
어둠이 내리는 대지를 기다란 검은 날개를 펼치고서 삶을 느끼기 위해 발톱을 세우고,
내 영역의 대지를 관장하며 초록 무성한 넓은 영역을 강한 눈으로 지극하게 내려다본다.
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짧은 비를 피하고 드넓은 내 들판의 바람을 타는…….
난, 때론 외로움과 지독한 사랑
그리고, 이별의 슬픔조차 사랑할 줄 아는 하늘의 사냥꾼.
나는 Golden Eagle.
내가 내게 독백하듯 중얼거린다.
그리고…….
난, 내 영역에서 굶주림 속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토끼를 사냥하듯,
내 하늘 아래의 대지에 먹잇감을 한참을 노려보다 내 신조대로 무작정 다가가 말을 건다.
고니 찌와?
내 예기치 않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뒤로 약간 젖히며 깜짝 놀란다.
그리고 반 보 정도를 잠 짓 뒷걸음을 친다.
이런! 내가 너무 겁을 줬나, 조금은 더 부드럽게 억지웃음을 띠며 그녀에게 다소간 순진한 척,
영어도 약간 미숙하게 더듬더듬 거리며 내 먹잇감 그녀의 눈을 강하게 응시하며 사랑한다며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 애써 낮은 톤으로 나름에 유혹을 시도해보고, 이어, 가당치 않은
나름의 어설픔으로 가장하여 그녀에게도 최면도 시도한다.
허허허,
인생이 뭐 그리 복잡하다고, 살아보니 별것 없이 삶도 이상도 별반 다르지 않은 그것이 그것은 아니던가?
다만, 어설픈 사람이 자신의 단순한 인생을 복잡하게 역어서 스스로 꼬아갈 뿐인걸,
난 될 수 있으면, 필요한 요점만 전달하고, 그 요점 또한 지금의 인연이 아니라면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인연을 거슬러 꼭 보고 싶다면 다음의 생에서나 그나마도 인연이 이어질 때 말이지…….
그녀가 멈칫하다가 나를 유심하게 보더니 잠시 골똘하다 다소 늦게 볼에 보조개를 옅게 드리우며
배시시 웃는다.
느낌이 좋다?
난 그녀가 내게서 도망갈 틈을 주지 않기위해서 라도, 난 그녀에게 거침없이 지껄인다.
혼자 여행 와서 외로운데(?)…….
제때에 밥만 사주면 루앙프라방을 며칠간 무료로 파격적인 신변 보호와 여행의 가이드해주겠다고,
조금은 색다르고 우아한 거짓말로 그녀의 마음을 흔들기를 시도해 본다.
그녀가 믿든지 말든지 상관 않고 그냥 순서대로 지껄인다.
사실의 논점은, 여행의 가이드가 주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예의상 그녀의 자존심을 건들지 않고서 한번은 돌아서 간다.
물론 그녀도 다소간의 내 두서없는 허구적 사실 속에서 내 본심의 의도를 알면서
내가 깔아놓은 판에 속아주기를 바라며…….
어차피, 인생은 연극이고 속느냐 속아주느냐 그것이 조금은 다를 뿐.
난 그녀에게 자신의 잠재된 욕구를 걸고 이성의 호기심에 도박을 걸 판을 마련하여 주었을 뿐이고,
루앙프라방 여행에서의 이질적 색다른 경험에 대한 호기심에 취하여 자신의 육체를 걸고
나와 포커의 하이 로우 게임에 들어가 그녀는 Low를 잡든 High를 잡든 사실상 별 의미 없는…….
모두가 삶의 이질감을 충족할 수 있는 도박판에 그녀를 난 초청하였고, 그녀 또한 자신의 카드로
내 히든의 카드까지도 볼 기회가 생겼을 뿐.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어설픈 인간이 어설픈 생각으로 자신의 치부를 숨기려 들 뿐,나도 한때 세상을 복잡하게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뭐가 그리도 복잡한지 그곳을 빠져나오는데 긴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의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아주 간단명료하다.
아니면 말고,
그녀는 배시시 웃으면 하얀 덧니가 살짝 드러난 이를 손으로 가리며 내 직설적이고 다소 무례한 제안에
당황스럽고 다소 엉뚱하다는 듯한 표장으로 쳐다보다. 내 상당하게도 불량스러워 보이는 거친 카드가
그녀의 호기심 어린 색다른 충동에 땡기는지 조금 더 지켜보다가 커트하기로 한듯하다.
그녀는 큰 눈으로 내게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아주 낮은 소리로 또박또박 말을 한다.
Buy only what you eat? (밥만 사주면?) 을 약간은 장난기가 발동한 모습으로 고개를 약간은 갸우뚱하며
내 눈에 드리대고서 바라보는 눈매가 또렷하게 재차 내게 확인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녀는 너에 음탕한 장난기가 어느 수준인지 보자며, 내게 먼저 자신의 히든카드를 던진다.
이런 젠장, 내 선글라스 너머를 훔쳐보듯한 그녀의 당찬 모습에 뜨끔하며, 가슴속으로만 그녀로 부터 한 걸음 물러선다.
그녀가 던진 카드가 작은 절 바닥에 내동댕이쳐있다.
설렌다. 그녀의 카드가 무엇일까 확인하는 일만 남았지만, 난 고수처럼 미소만 띨 뿐.
작은 절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그녀의 카드 패를 난 확인을 하지 않았다.
거만하게도…….
그녀의 카드가 Low일까? 아니면 High일까?
그녀가 내게 던지 히든카드패에 따라 내 카드의 색도 달리 해야하는데, 이젠 그녀의 카드의 볼 수 없으니,
난 내 손에 준 히든카드를 손에 꼭 쥔 채, 다시 호주머니 속으로 슬그머니 밀어넣는다.
그녀가 내 덫에 걸린 걸까? 아니면, 걸린 척 애써 내게 들어오려고 수작을 부리는 걸까?
아무튼, 그게 무슨 상관이람…….
내일을 기약하지 않은 하루살이 삶에 그저 오늘이 좋으면 그만이고 내일까지도 기대되면
이 또한 덤엔 덤의 즐거움인걸,
허허허,
나는 그녀에게 보여주지 않은, 아니 엄밀하게 이미 열린 거나 다름없는 카드를 애써 들키지 않으려고
잠시 골똘하게 생각하는척하다가, 단호하고 명확하게 그리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응, 오케이, 아리가또, 내 의지의 확고함을 3개국의 단호한 언어를 통해 그녀에게 의지를 확인을 해줬다.
우리들의 여행지에서 자신을 건 큰 도박은 이렇게 시작을 하였고, 작은 행복은 서서히 열어둔 작은 심장을
두드리며 내게 찾아들어 오기 시작한다.
시간은 흐르고 그녀와 함께한 즐거움은 루앙프라방에서의 일정을 땅겨 국경을 넘어 덤으로
그녀의 느낌에 취해 메콩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슬로 보트를 타고서 치앙마이까지 이어지며 나도 치앙마이까지 흘러오게 됐다.
그녀는 눈에서 시작하여 열린 작은 심장 안으로 내 동의는 필요치 않다는듯 거만하고 도도하게 서서히
밀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어지러운 삶의 희락에 단련된 내 심장은 늘 그러하였겠지만, 그래도 카드를 깔 때마다 나름은 늘 설레고
나름은 늘 두근두근 뛴다.
그래도 세상을 향해 이도 저도 에둘러서 부인해본다. 어차피 도박판에서 부도난 기약 없는 심장이 아니었던가?
내 자신의 인생도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면서 누구의 인생을 감히 책임질 수가 있을까?
이건 분명 난센스다. 그녀의 패가 일단 Low인지 High인지만, 확인하고 볼 것이다.
아니 시작한거 무조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것이다.
늘, 그래 왔듯이 아수라장 도박판에 선수끼리 좀 속인다 하여 그리 대수인가?
자신을 건 도박판에서 난 삶을 배워왔고 내게 채워지지 않는 빈 그릇을 바라보며 그 빈 술잔에
삶을 채워 마시며 아침에 눈을 뜨면 그것이 아침이 않을는지요?
눈을 뜨지 않으면 내게도 아침도 오지 않고 요란한 빈 그릇 소리도 나지 않겠죠…….
난 지금의 보이는 그대로를 가식없이 받아들이며 늘 사랑해왔고 앞으로도 내게 허용될 삶의 그 순간만은
죽도록 기식없이 사랑할 것이지 않는가? 되 묻는다.
내일이 오면 그리 좋지 않은 내 머리는 어제를 밀어내며 오늘의 기억은 잊어버리겠지?
간혹, 오늘이 지난 어제가 간간이 심장에 남아 나를 종종 괴롭히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그것 역시 어지럽혀진 삶 속의 걸러지지 않은 내 숙제이고 내 업보가 아니겠는지?
난 오늘이 보이는 그 대로에 열중할 것이고 내 느낌에 가식 없이 보이는 세상에 나름은 충실할 것이다.
시한부적 타성적인 느낌에 열정적으로 내일은 없다는 신조대로 오늘의 도박판에 항상 그래 왔듯
내 모두를 집어넣으며 사랑할 바에는 죽도록 사랑할 것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녀의 시간 속 허용되는 시간의 틀에서 그녀를 사랑할 바에는 죽도록 사랑해야지…….
그녀가 내 심장에 태엽을 감은 것처럼 째깍째깍 나를 조여 온다.
내게도 그녀에게도 마법 같은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은 저 너머의 세계로 흘러 들어가지만,
그녀가 내 심장에 감아준 마법의 태엽이 멈추기 전까지는 지금 이시간을 난 죽도록 그녀만을 사랑해야지.
째깍째깍…….
시간은 멈추지 않고 어디론가 빠져 세어나가고 있다.
아름다운 그녀와의 세상 속 내 심장의 마법이 멈추기 전에…….
사랑할 바에는 죽도록 사랑할 것이다.
그녀가 내 심장에 감아둔 마법의 태엽은 이제 얼마 남지가 않았다.
어둠이 내리자 서둘러서 우린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치앙마이 고성에 왔다.
치앙마이 고성에서 우리에게 다가온 풍 등을 파는 어린 소녀의 말에 의하면,
풍 등에 기원을 담아 띄어 올려서 저 달까지 풍 등이 도달하면,
풍 등에 적어 둔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 한다.
큰 사기꾼이 그 소녀의 작은 사기에 속아 풍 등에 돈을 건다.
허허허,
우린 소녀의 그 전설을 믿든지 말든지…….
치앙마이 고성 한편에서 어린 소녀에게서 산 풍 등에 서로의 알 수 없는 기원을 담은 메모를 각자가
적고서 나와 그녀의 사랑을 담은 그 풍 등을 어둠 속으로 띄운다.
풍 등은 붉은빛을 내며 올라가고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저 달까지…….
달을 향해 올라간 저 풍 등의 불이 꺼지면, 그녀와의 열정의 밤도 사랑도 우정도 모두 한여름의 꿈처럼
사라지겠지…….
아마도…….
내게도, 그녀에게도…….
작 사요나라.
Good night Chiang Mai's 나의 사랑이여…….
..............................
루앙프라방의 작은 절에서 그녀가 내게 던진 히든카드는 Low일까? 아니면 High?
내 카드는 A big pain.
다시는 도박을 하지 말아야지 다짐해 본다. 늘 하는 소리겠지만…….
그녀가 떠나고 없는 이곳에서 나도 떠날 생각이다.
국경을 넘어 다시 루앙프라방의 작은 절로, 그녀가 루앙프라방의 작은 절에서 내게 던진 카드를 보기 위해…….
그녀의 마법에 갇힌 내 마음도 그 작은 절에 다시 돌려놓기 위해서…….
빈 술잔
빈 술잔에 취해 눈을 뜨니 12시
그게 아침이군요.
더듬더듬 몇 마디
그것을 삶으로 배웠습니다.
얻은 자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허 한자 먹어도 먹어도
빈 술잔인 것을,
있을 때 취하라는 스승님의 가르침
옷깃에 적어두고 행할 뿐
삶의 미련은
빈 그릇된 지 오래인 듯합니다.
눈을 뜨면
그것이 아침이 않을는지요.
눈을 뜨지 않으면 아침도 오지 않고
빈 그릇 소리도 나지 않겠죠.
森羅萬象 모든 四物 [法鼓, 雲板, 木魚, 大鐘]에게도 늘 그대로 阿彌陀佛 _()_
Whether intentionally fake stories. [ Design fiction ]
첫댓글 여전하시네요 형님..
항상 건강 유의하시구요...
안전 여행돼시길....
(^_^)
픽션을 가장한 넌픽션일것이란 기대를 하며....항상 설레임으로 글을 읽어 내려 갑니다.
글이 경험한 것 처럼 너무 리얼하네요. 잘 보고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