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시 코로나 19가 消滅(소멸)되는가 싶더니 생활 속의 거리 두기로 변경한 지 2~3일 도 안 돼 교회의
소모임중지로 전국을 냉탕으로 만들어 버렸다.
온몸이 욱신거려 참을 수가 없다.
잠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싶다는 마음에 청계산 매 봉까지 오르고 내려와 지하철 신분당선을 타고
강남으로 가는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광교 방향으로 잘못 타서
떡 본 김에 제사를 지낸다고 판교에서 내려 경강선으로 갈아타고 여주를 다녀오게 되었다.
요즘 나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지하철 방향을 잘 못 타는 일이 빈번해서 약속장소에 늦는 일이 가끔 있고
이럴 때마다 친구들은 치매 증상이라고 놀려 댄다.
보건소에서 안내하는 치매 전조 증상이란 걸 보면
- 지하철 선반 위에 우산을 놓고 내렸거나
- 지하철 방향을 잘못 타는 경우
- 외출하려고 집을 나왔으나 지갑을 두고와 회비를 친구에게 부담토록 했거나
-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찾는 경우 등이 3회 발생했다면 가벼운 치매 증상이 시작된 것 이라며 검사를
받아보도록 권고를 하지만 이런 증상 말고도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지하철을 타기만 하면 눈이 감기며
잠을 잔다.
오늘도 예외 없이 한잠을 잤는가 싶더니 어느새 세종대왕릉역에 도착했고, 천천히 숨을 내쉬니 여의도와
청계산 호흡보다도 더 편하다.
몰려있는 인파들 사이를 지나 세종대왕릉과 효종대왕릉을 구경하고 도자 마을과 신륵사를 가기 위하여
여주 시내를 들어가는 길 양옆으로 잘 가꾸어 놓은 가로수 길을지나 40분 쯤 걸어가니 여주 구도시에
도착하게 되고
오래전부터 조성된 재래시장을 돌아 잘 가꾸어 놓은 남한강 데크 길을 걷다가 힘이 들면 쉬어가면서
한가롭게 여흥을 즐기니,
분명 행정구역상으로는 市(시)이건만 모든 조용하고 한가로운 생활상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다 여유롭기만 한 것이 서울에 비하면 사람이 사는 곳 같지 않았고,
남한강을 끼고 달리도록 조성해 놓은 도로이건만 지나가는 차량이 뜸할 정도로 한산했으며
정치, 경제, 문화 모두가 잠을 자는 것처럼 평온한 것이. 어쩌다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들도
더 이상은 평화로울 수가 없는 모습들이었다.
평일이라 도자 마을은 문을 닫고 있어서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봉미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신륵사로 향했다.
삼국시대 신라 진평왕 시절 승려 원효가 창건을 했다는 신륵사는 경내에 보물180호 조사당과
보물 225호로 지정된 다층석탑, 보물 226호 다층전탑, 보물228호 보제존자석종, 보물230호 대장각기비
등의 유물이 있지만,
신륵사의 명소는 동쪽 강변에 삼층석탑 옆에 있는 江月軒(강월헌)이라는 육각정자 주변의 경치로,
해가 질 남한강 강물 아래로 잠길 때 강물위에서 흐느적거리는 나룻배와 황포돛배를 보면서 온갖 시름을
달래주는 기쁨을 맛볼 때이다.
이럴 때 에는 거침없이 노래를 불러도 좋다.
- song by 서유석
장난감을 받고서 그것을 바라보고
얼싸안고 기어이 부숴버리는
내일이면 벌써 그를 준 사람조차
잊어버리는 아이처럼
오~ 오오오 오오 오오오 오~오 오오오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
다음엔 택시를 타고 명성황후 생가와 파사성을 방문하고 다시 시내로 들어와
尤庵 송시열(1607~1689)선생의 영정을 모시는 "大老祠(대로사)"를 들렸다.
우암 선생님은 이조 600년사에 제일 꼿꼿한 선비로 이름을 날리셨고 붕당정치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노론의 영수이자 시상적 지주로서 한세월을 풍미하셨던 어른이시기에 조선왕조실록에도 3,000회 이상
등장을 하신다.
대로서원에서 바라본 여강(남한강), 지금은 빌딩들이 보이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여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과 강변의 경관이 얼마나 좋았으면 "江漢"(강한)이란 이름으로 불리웠겠는가?
대로사를 강한사라고도 불리우는데, 이는 대원군이 도처에 있는 각종 서원들을 撤廢(철폐)할 때 대로사 만큼은
철거하지 못하고 강한사로 바꾸면서 간신히 존치하도록 했다고 한다
대로사 정문을 나와 길을 건너면 여주 재래시장과 통하게 되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재래시장 입구에 있는 대산정육점 식당에서 한우 채끝으로 주문하고, 소주 한 잔과 참 숯불에 살짝이 구워진
소고기 한 점을 씹어 먹으니 그 맛이란 정말 끝내줬다.
혼자 여행하면서 제일 난처할 때는 먹을 때다. 어느 식당에서건 혼자 먹을 것이라고는 탕 종류 아니면
중국집이거나 백반뿐이다. 한우 고기 150g당 29,000원 혼자 먹기가 미안했는데 불쾌한 내색 없이 음식을
내어준 사장님이 고마웠고,
내가 먹은 150kg은 서울의 150kg 하고는 달랐다. 저울은 정확했을 텐데 왜 차이가 날까?
여주는 모든 것이 풍족하기 때문이리라~~~~~~
식사를 끝낸 후 집으로 돌아올 시간은 넉넉했지만 20:00시 뿐이 안 되었건만 온 시내가 쥐죽은 듯이 조용하다.
시계가 멈추어 선 듯 잠들고 있는 여주에 오늘 하루는 나를 묶어 두기로 했다.
그 이유는 驪州(여주)는 여주이기 때문이다.
(대로사에서 바라본 여강 & 남한강의 모습)

첫댓글 여주쌀 때문인지
그 이름만으로도 황금물결치는
너른 들판이 연상 되는 곳
몇 해전에 한 번 가본적이 있는데
능수버들 늘어진 호수가만
생각이 나고 아무 것도
생각이 안나니
이 것 또한 치매인가 싶어
큰일이에요ㆍ
유인님의
수필방에 올라오는 글로 보아
여행메니아 이신 듯하네요
저는
여행을 다녀오면
어디를 갔다왔는지
도무지
지명도 잘 생각이 안나고
맛 있게 먹었던
맛집들만 기억에 또렷해요
하여ㆍ
기행문 쓰신 분들을
존경합니다ㆍ
단정하게 입은 교복차림처럼
써 내려간
여주기행 잘 읽었습니다ㆍ
아ㅡ생각 났어요
명성황후 생가
그리고
강가 나릇배
함께 했던 친구들ᆢ
이렇게 기억이 되살아나는 걸 보니
신기하네요ㆍ
다녀와서 한 번도
기억해 보지 않았던 여주가
오버랩 되다니 ᆢ
뚜렷한 목적도 없이 늘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을 떠나면 일기처럼 여행기를 쓰고요~
여주는 제가 썍컨하우스로 생각을 해둔 곳입니다.
언제 장만할까? 생각중이구요~~~~
방장님의 댓글을 보면 본문보다도 더 잘쓰셔서 샘이 납니다.
멋진 글을 한 번 읽어보고 싶군요~
좋은 하루 되십시요.
삶의 여백속에 그려지는
유유 자적한 여유로움
걷다가 가다가 지치면
임금님 수랏상에 올랏다는
따끈한 여주쌀밥위
소고기 한점 구워
올려놓은 밥 숫가락을 연상 하며
침을 꿀꺽 삼켜 봅니다
그냥 지나치지 아니 하시고
역사. 지명 등 등
자세한 기록으로 다녀온듯한
느낌을 주는 글
항상 고마움으로 잘보고 있습니다
여행은 다리떨릴때 다니지 말고
가슴 떨릴때 떠나라는 말속...
고희의 세월을 넘겼어도
언제나 청춘
유인님의
풍요로운 삶이 부럽습니다
여름의 절정을 이루는
매미소리 벗삼아
고향길을 찿아 다니시는듯
발걸음 가볍게 좋은 시간 되십시요~^^
저도 임금님의 수랏상(이천 쌀밥) 같은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애석하게
여주 시내에는 없었습니다.
경강선은 원주까지 증설되고,
가까운 부발이라는 곳에서는 수안보까지 전철로 연결된다니
여주에 썍컨하우스를 장만 하고 싶어지더군요~
도시가 너무 조용하고 한적한 것이 호흡도 편하고
여유로운 도시였습니다.
한 번 다녀 오세요~~
150g아닌가요? ㅎ
글 잘 보고 갑니다.
네. k 오타가 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요~~
@유인
ㅎㅎㅎ
덕분에 웃었는걸요.
유인님 행복하세요~^^
여주 신륵사 기억도 가물가물 언제 가보았는지, 다음 한국행에는
유인 님 여정따라 저도 한나절 보내야 되겠습니다.혼자 여행은
번거롭지 않고 자유로워 좋은데 식사 시간은 좀 그렇치요.
즐거운 일상 보내시기를..여행기 제가 좋아하는 쟝르입니다,
네. 귀국하시면 제여행에 동행해 주신다니 환영합니다.
늘 혼자 다니다 보니 식사가 불편했어요.
그 옛날 가보신 여주하고는 많이 다르실 겁니다. 강천면에 강천섬에 캠핑하는 사람들로 꽉차있습니다.
귀국하시면 꼭 연락주십시요.
건강하십시요.
내킬 때, 떠나보는 마음과
쫒기지 않는 여유로움을 함께 하여
적당히 조물조물 떡고물 주무르듯이
여행의 맛을
인생행로의 한부분으로 만들어
홀로임에 괘념치 않고
단짝 찾는 일 없이
발길 닿는 곳을 찾아가는
이 시대의 김삿갓이군요.
다른 것은 방랑이 아니라
유람입니다.
옛날 한창 좋았던 시절,
삶방 방장님이셨던 은숙님이
지금 여주에 사십니다.
홀러간 세월,
삶방 가족들이 재미있었지요.
그런 옛날이 다시 올까마는...
신륵사,
커피방에서 다녀 오고
또 한 번 길동무에서도.
유인님의 수필기행은
그 지역의 특성과 역사적 사실등을
빠짐없이 올려 주시니
유익한 글이 됩니다.
건필하시고
또 감사합니다.
창밖으로는 장맛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쯤은 멋진 소녀쩍 추억속으로 긴 여행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첫사랑 소녀의 감성에 빠져 풋풋한 글귀로 적어내려간 선뱌님의 수필을 읽어보고 싶네요 ~~
저도 한달 쯤 전이던가
고딩동기가 거기 근무하여 차로 한 바퀴 돈 적 있는데요 ~^
(신륵사 만 빼고)
오일시장 에서 참깨 사오라는 거를
진짜로 볶은 깨 를 사들고 집 갔더니
기름oil 안샀다고 엄청 구박....
담부턴 홀로 가실 길 이믄 저도 함께, 플리즈 .
여주 강천섬이 좋더군요~
저는 여행습관이(흡연) 남달라서 좀처럼 동행이 어렵습니다.
언제 함 동행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