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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진행 지하철 9호선 타고 혼자 놀기 심심해서 어쩔 줄 모르는 피가 요동치는 기분. 옆에서는 또 역마살이 도졌다고 했다.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지하철 노선도를 펼쳐 들었다. 지하철 9호선에 빨간 별표를 그린 다음 출발하는 오후의 행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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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역 |
출발하거나, 추억을 안고 돌아오는 공항은 하루 놀기의 시작점으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의류와 잡화, 휴대폰, 디지털 테크 제품 등 2백80여 개 브랜드가 모여 있기 때문에 규모가 꽤 크다. 휙 한번 둘러봤더니 백화점 2, 3층에 포진한 브랜드들이 30~70% 정도 할인한다. 인테리어 소품을 전문 판매하는 하우스 데코에 들러 여행자 기분 생색내 기 위해 친구에게 줄 기념 선물을 샀다. 코쿤 스타일의 코트에 4만9천원이란 말도 안 되는 태그가 붙어 있었지만 두 팔이 가벼워 야 기분 좋은 오늘의 여정을 생각하고 고이 지갑을 닫았다. 온은 공항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한 장소. 개인 비행기를 소유한 이들이 주정차하는 활주로를 보며 식사하는 곳이다. 창이 훤해 서 볕도 좋고, 분위기도 멋지다. 공항 내 카페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카페 드 스페셜 티스를 꼽는 이유는 국제선 2층에서 공항 전 체를 내려다보는 전망이 명당인 까닭이다. 주변에는 대부분 일본인 관광객이다. 옆에서 귀에 덜 익은 언어로 조잘거리니까 지난 휴가 때 나리타 공항 땅 밟은 여행 생각에 기분이 또 설렌다. 커피 한잔 마시고, 다소 부유해진 기분으로 컵케이크 하나 베어물면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저마다 다른 여행객들의 모습을 즐기며 오늘 하루 여행 코스를 점검했다. |
[스카이온] |
양촌향교역 |
눈에 크게 띄지 않은 채 조용히 흘러가는 유물이 많음에 매번 놀랄 뿐이다. 의 정체성으로 이끌어낸 화가. 누구나 그의 그림을 하루에 몇 번씩 마주한다. 천원 권 지폐 뒷면에 있는 ‘계상정거도’가 그의 작품이다. 겸재 정선의 전시를 보고 뮤지엄 숍과 카페테리아가 들렸다가 주변 궁산 근린공원을 타고 넘어가는 산책 코스도 싱 그럽기 그지없다. |
- 이용 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 오후 6시, 주말은 오후 5시, 월요일 휴관) |
전문 수라간을 택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맛집 50’에 선정될 정도로 유명한 기와 집이다. 소갈비찜, 남도 꽃게탕, 용봉탕, 비빔 밥의 일품요리도 좋지만 한상 거하게 대접받는 느낌의 남도한정식을 주저 없이 골랐다. 한술 입에 떠 넣는 순간, ‘요리 왕 비룡 ’의 팡파르가 혀 속에서 울렸다. 니나노, 풍악을 울려라. |
- 영업 시간 : (런치)정오~오후 3시, (디너)오후 5시~10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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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역 & 샛강역 |
도시 전체로 퍼져가는 생명력을 공급받는 기운이 전해진다. 선유도와 샛강은 꿈틀거리는 자연 그 자체다. 손을 흔들고, 히딩크가 악수를 청하는 밀랍 인형 박물관에서 시간과 장소를 아우르는 명사를 만나는 코스다. 63시티 내의 밀 랍 인형은 모두 작가 마쓰자키 사토루의 작품으로 약 70여 점의 유명 인사가 모여 있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 있다>처럼 밤이 되면 이들이 서로 수다 떠는 모습을 상상하며 킥킥거리기 좋다. 원래 밀랍 인형이 태어난 계기가 단두대 처형으로 목이 사라 진 희생자의 머리를 복원하기 위함이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도 그렇게 복원되었단다. 그러고 보니 조금 섬뜩하다. 200년 전에 이걸 봤을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을꼬! 사실, 메인인 밀랍 인형보다 5D 입체 영화관이 더 인상 깊었다고 고백한다.영 화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360도 원형 스크린이 펼쳐지는데, 입체 안경을 쓰고 들어가면 공룡이 파닥이고 티라노사우루스의 이 빨이 어깨를 찍을 듯이 쫓아온다. 안개가 코에서 느껴지고, 얼굴에 물방울이 튀니 다섯 살 꼬마와 함께 소리를 지르는 건 매우 당연한 정당방위다. 5분 안팎의 네 다섯 개 프로그램이 번갈아 상영하는데 시간만 허락한다면 모두 챙겨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또 빼놓지 않고 들러야 하는 코스는 공포체험관이다. 코웃음 치며 씩씩하게 들어갔다가 ‘살려주세요’를 외치고 나와서 좀 민망했던 곳이다. 불신지옥 솔로라면 담력 체험하면 되고, 커플이면 남자친구 어깨에 답삭 안겨 나오길. |
- 이용 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
출사 명소 샛강 생태공원 덕수변 생태공원, 콘크리트를 벗고 자연형 수변 사면으로 조성한 암사동 생태공원, 그리고 여의도를 에워싸고 있는 여의도 샛 강 생태공원. 샛강역 4번 출구는 네 번째 샛강 생태공원으로 발길을 연결해준다. 마치 깊은 산골짝에 들어선 듯한 운치다. 어느 방향으로 고개를 들이밀어도 시야 한가득 동양화 수묵 화폭이 그려지는 곳인지라 출사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높은 빌딩들 사 이에 구석진 숲 속의 기운을 지닌 요런 공원이 있는지 신기할 뿐. 샛강이란 본디 ‘큰 강에서 일부분이 잘려 나가 중간에 섬을 이 루고 흘러서 다시 본래의 큰 강에 합쳐지는 강’을 의미한다.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곳이 살아나기 위해 태동하는 모습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풍경이다. |
- 이용 시간 : 연중무휴(동물 산란기에는 일부 구간 제한) |
[출처] 제이컨텐트리 쎄씨 | 기획 박소현 | 사진 박유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