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시냇물 같은 인생 소풍 이야기 - 웃음과 감동을 주는 따듯한 가족 드라마
우리 가족은 사이보그 인간이다. 엄마는 귀에는 보청기가, 발목에는 철이 박혀있다. 신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아빠의 틀니, 나는 임플란트를 해서 구강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꼭 터미네이터처럼 나사가 살벌하게 보인다. 우리 셋은 또 어쩌다 모두 디스크 관련 수술을 했는데, 몸이란 게 생물의 물성 때문인지 각자 고유하게 살아내는 일상이 다른지라 증상과 회복 결과가 자기 방식대로인 것 같다. 풀 뽑기 자세가 다 다른 이유인 게다.
엄마는 왼손 네 번째 손가락이 공장에서 잘렸고, 아빠는 오른손 세 번째와 다섯 번째 손가락이 그렇다. 누가 누굴 온전히 케어할 만큼 건강한 사람은 없다. 그중 가장 나이가 적은 내가 힘쓰는 일을 도맡아 할 것 같지만, 절대 아니올시다. 무거운 거들기와 오래 앉아있기를 절대 하지 말라는 한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내 인생 좌우명이 된 마당에 나는 나대로 이기적으로 일을 요령껏 안 한다. 그래서 우리 갖고의 가훈은 '알아서 각자 아프지 말자' 이다.
저자는 72년생 평범한 여자. 내세울 건 없지만 지인들이 부러워하는 것이 몇 개 있다면 혼자 산다는 거, 출퇴근 안 하는 거. 십여 년 다닌 회사에서 어느 날 문득 각성한 바가 있어, 한창 일할 사십 대에 자발적 조기 은퇴를 감행한 용기 있는 여자다
퇴직금 털어 땅을 샀고, 연로하신 부모님과 밭농사를 짓고 있다. 이 책은 밭농사를 지으며 소소한 이야기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