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집안일 22-5, 식물이 자라나는 202호에 식물등을 더하니
3월 가구 회의 때 새로운 식물을 들이고 가꿔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봄이 왔으니 집 안에 봄 기운을 한껏 담을 수 있도록 꾸며보자고 했다. 김민정 씨 집은 햇별이 창 안으로 잘 들어오지 않는 구조라서 식물등을 사서 흐린 날이나 비오는 날에 켜두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김민정 씨도 식물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있으면 좋겠다고 하기에 인터넷 쇼핑을 도왔다. 이틀 간 쇼핑몰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제품들을 비교하고, 한 제품 디자인을 고른 후에는 가장 저렴한 사이트를 찾아서 사는 것을 도왔다.
신은혜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김민정 씨 택배가 왔고, 사물함에 넣어두었다고 하시기에 감사를 전하고 출근 후에 김민정 씨에게 택배를 전했다.
“김민정 씨, 이틀 동안 고민해서 식물등 사셨죠? 이게 바로 그 택배입니다.”
“예!”
“지금 뜯어서 확인해 보시겠어요?”
“예.”
김민정 씨가 상자의 비닐을 뜯으며 웃는 것을 보니 곁에서 함께하는 내가 다 설렌다. 다 뜯고 나서는 박수를 친다. 인터넷 쇼핑을 하는 설렘 중 하나가 상자 뜯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김민정 씨도 그러한가 보다. 식물등을 꺼내 포장되어 있는 비닐을 벗기고 네 개의 헤드를 살짝 흔들어보다가 또 웃는다.
약간 메두사 같은 비주얼에 당황해서 “으악, 그런데 어딘지 좀 징그럽네요.” 하며 탄식하니, 그 반응에 김민정 씨가 헤드를 더 흔들며 장난치고 한참을 웃는다.
혹시 몰라 케이블 연결선과 충전 단자를 추가 주문하는 것을 도왔는데, 마침 설치를 해보니 줄이 살짝 짧았다. 추가 주문한 연결선과 충전 단자가 요긴하게 쓰였다. 적당한 위치에 고정해두고 불을 켠다.
“김민정 씨, 어떠세요? 직접 고른 식물등 설치하니까 더 근사하지 않으세요?”
“….” 미간에 주름을 잡고 살펴본다.
“주황 조명이라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 보여요.”
“음.”
“와, 민정 씨 고마워요.”
“민정, 고마워.”
함께 사는 김경선 아주머니와 김경선 아주머니를 돕는 이상화 선생님께서도 식물등을 보고 몇 번이고 김민정 씨에게 고맙다고 했고, 안목이 좋다고 했다.
김민정 씨와 함께 사는 김경선 아주머니와 돕는 이상화 선생님께서는 식물을 가꾸는 것에 마음을 다한다. 그래서 덕분에 집 안이 화사하다. 덕을 많이 본다. 두 분의 손만 거치면 식물들이 생기가 난다. 거기에 더해 김민정 씨의 식물등까지 설치하니 김민정 씨 집이 정말 환해졌다고 느꼈다.
“김민정 씨, 작은 식물원 같아요.”
“음.”
식물이 자라나는 202호 김민정 씨 집에 식물등을 더하니 정말 식물원 같다.
거창에서도 매일 백 명 후반대에서 이백 명 초반대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요즘, 안전안내문자에는 “이동‧만남‧외출 자제”, “외출‧모임을 삼가고 가급적 집에 머물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쓰여있다. 여느 사람들이 그렇듯 김민정 씨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김민정 씨는 요즘 집을 가꾼다. 당신이 사는 집과 가장 많이 머무르는 공간을 당신의 취향대로 꾸미고 가꿀 수 있게 잘 돕고 싶다.
2022년 3월 11일 금요일, 서지연
요즘은 택배 받고 상자 뜯는 게 유행인지 낙인지 ‘언박싱’이라며 영상으로도 많이들 공유하더라고요. 김민정 씨도 언박싱! 202호 식물원, 202호 실내 정원!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