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힘
난 오늘도 거울을 들여다 보며 눈썹을 그린다. 그것도 앞쪽만....ㅎㅎ
지나간 어느날,
눈썹과 눈썹사이가 너무 멀다는 아들의 지적을 듣고 난 후부터
난 틈만나면 눈섭 앞대가리만 정성스럽게 그리는 버릇이 생겼다.
아직까진 손도 안떨리고 또 그리는것은 전문이니까
문신을 한 것보다 자연스럽고 보기좋게
별 어려움없이 즐기면서 그릴수 있으니
이나마도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ㅎㅎ
그러던 어느날, 또 아들이 나를 보며 말했다.
" 엄마 이제 보니 엄만 눈과 눈썹사이도 상당히 멀어졌는데 ? ㅎㅎㅎ"
내 눈치를 보며 재밋다는듯 웃는다.
나~쁜놈, 저희 엄마 얼굴만 분석을 하나?
안그래도 요즘 갑자기 거울을 보며 나도 느끼고 있었던 터라
괜히 들킨듯 무안하고 기분이 별로 였지만
맞는말을 하는 아들말에 화를 낼 수는 없잔아
속으로만 " 야 ~이놈아!! 너도 늙어봐라
얼굴 ,몸, 이목구비가 예전만 같은줄 아냐 ?
오만데가 늘어지고 처지고 빠지니 이 정도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다 ."
혼자서 거을을 들여다 보며 생각을 해봤다.
눈썹끼리 서로 먼 것은 임시방편으로 그리면 되지만
눈과 눈썹사이가 멀어진건
도대체 내 능력으론 처리가 불가능한 것이
줄여서 꿰멜수도
찝어서 갖다붙일 수도 없는 노릇,
키메라처럼 가지각색으로 눈두덩에 황~칠을 할 수도 없으니
멀면 먼데로 사는 수 밖에....
지가 멀어봤자 얼굴밖으로 나가기야 하겄어? ㅎㅎㅎ
아들의 지적을 받고 난 이후부턴 거울을 들여다 볼때마다
유난히 더 눈에 띄는 훤~한 내 눈두덩
눈썹이 올라간 건지, 아님, 눈이 내려온건지,
눈과 눈썹 사이가 십리나 떨어진듯 정말 훤~~ 하네.
작년 언젠가
이사를 한 옥규집에 갈려고 왕십리 천철역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한 친구가 늦게사 오더니만 느닷없이 하는말이
"오랫만에 보니까 모두들 눈들이 왜이리 쪼매네 졌나?"하며 막 웃는다.
" 사돈 남말 하네 그랴 그러는 자네눈도 만만찮으이 ㅍㅎㅎㅎㅎㅎ"
우린 서로 쳐다보며 모두들 전철역이 떠나가도록 웃었다.
그래 맞어, 그러고 보니
늙으면 얼굴에서 가장 많이 변하는 곳이 눈쪽인 모양이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몸의 각 부분이 이렇게 살곰 살곰 늙어가고 있었는데....
초롱초롱한 눈도 모양도 모양이지만 흐릿흐릿~
팽팽하던 피부도 흐물흐물 주름살에 힘을 잃고
백두대간을 누볐던 튼튼한 다리도
이젠 동네 한바퀴조차도 머뭇거려지니
노화가 현재 진행중이라는 걸 실시간 생생하게 느끼는데도
마음은 별로 불안하지가 않은걸 보면
인생이 다 이런 과정이라는걸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받아들여 진 거겠지.
이렇게 살아가다가 어느날 나도 모르게 모두의 곁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떠나가게 되나보다
먼저 간 친지들 처럼 ...
그러기전에 이만이라도 할때 자주들 만나야 되는데 ...
그것도 마음뿐 , 실행이 잘 안되네 .
기동력도 떨어지고, 의욕도, 자신감도 떨어지고
말로는 보고싶다, 만나자, 하면서도 정작 만나자면
친구들의 호응도도 전혀 예전만 못하니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요즘은 서글프단 생각이 때때로 든다.
그래도 난 아직까진 불러주면 원근을 불사하고 금방 달려갈 수 있는데...
이젠 부르는이 조차 드무니 왕성했던 예전이 그리울 뿐이네.
모두들 나름데로 잘~ 지내고는 있겠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장마철에
후덥지근한 날씨가 몸보다 마음을 더 덥게 만들고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밥하는거 조차 꾀가 나니 툭하면 외식이라
밥중에 제일 맛있는 밥은 남이 차려주는 밥이라는 말을
요즘은 실감을 하고 있는 중이라네
이 날 평생 더위라곤 타지않던 울영감이
팔순을 넘기니
올핸 부쩍 초여름부터서 덥단소리를 입에 달고 살아
내귀를 의심케 하니
늙으면 덥고 추운걸 더 못견딘다는 옛날 엄마말씀이
새록새록 생각나는 요즈음이다.
젊었을때부터 씻는게 취미인 영감은
일년 365일 아침 저녁 씻는건 기본인데
요즘은 잠깐 나갔다 들어와도 씻고 또 씻으니
저러다가 몸이 다 닳이 없어질까 걱정까지 되네 ㅎㅎ
내 별명이 중국유씨가 된 이유도 본인만큼 안씻는다고
영감이 내게 붙여준 별명이라
난 아직도 씻는게 디기 귀찮은데
씻는게 가장 행복하다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부부가 별탈없이 지금껏 잘 살아왔으니
칭찬(?) 받아 마땅한 일 아닌가 하노라.
한때, 어떻게 하면 잘 늙어갈까?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
근데, 난 이젠 그런 걱정 않기로 했다.
특별히 노력을 하지않아도 그냥 가만이만 있으면
세월이 알아서 만들어 주는건데 ㅎㅎ
장마같지않은 장마지만 끝날때 있겠지.
끝나고 나면 우리 시원한 곳 찾아서 한번 만나세나.
둘도 괜찮고 셋도 괜찮고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고,,,,,,
어예꺼나 몸조심 마음조심 ~ 코로나 조심~
건강들 하시고
몇년째 잘 만날 수 없는 남친들까지 ..
가능 하다면 먼길 떠나기전 한두번이라도 얼굴보면 더 좋고,,,,^^
모두 모두 행복 합시다~~~~~~~~~^^
그냥 생각나서....
첫댓글 방법은 성형수술~
70넘은 노인들도 많이 한대
딸과 영상통화하다 보면 내 얼굴이 심히 가관이라 쪼매 불편해서 보톡스 생각도 나고 고치고 싶기도 하다가 에헤이~ 주시는대로가 내 길이거니 하고 다잡는다
딸같은 아들 재현이의 엄마 사랑, 관심은 금메달감이로다
산책로 볼 때마다 혼자 걷기엔 아깝단 생각이 들어 자주 부르고 싶지만 폭염에 먼길 오다가 노인네들 병날까 노파심도 생기고...
옥이 좋아지면 가까운 친구끼리라도 하남 오는 건 언제나 환영이야
눈거풀이 얇아서 자꾸 쳐져서
눈을 덮어 불편하지만
늙어서 눈 잘못 건드리면 험상궂어보이고 인상이 달라지더라
쳐져서 눈이 삼각형이 되더라도
난 이대로 자연스레 늙고싶어
우리 친구들은 다들 성형을 안해서 다행이야 어색한 얼굴보면 곤란할텐데,,ㅋ
옥이 이제 괜찮데 한의원만 다니고
정상 일상으로 돌아왔데
마음은 아직도 오락가락
언제 한번 출동하자 우리~~^^
@향수기 감사하고 감사한 일일세
항상 오케이~
내가 이방은 매일 한두번씩 빼놓지 않고 딜다보는데,
어제도 딜다봤고....
오늘 아침에도 딜다봤고, 그런데 있는것도 못보고,
오늘저녁먹고 "설마"하면서 딜다보니,
귀신 곡할 노릇으로 .....
눈썹과 눈썹사이가 멀다는 소리는 들어봤는데,
눈과 눈썹 사이가 멀다는 말은 듣다 듣다 첨 들어보네,
과연, 화가 아들은 다르구만,
나도 특히 아침에 면도하고 세수하면서 거울을 보면,
눈밑이 "축"쳐져서 잠간 나이 탓을 하다가 잊어버린 후에,
전철타면 노약자석에 앉은 영감태기들 중에 눈밑이 안쳐진 사람을 보면,
늙어빠져서 "돈쓸 데가 그키 없나, 얼굴에다가 돈 쳐바르게" 하면서
속으로 욕할 때도 있는데....
옥이가 아팠구나,
그래도 나았다니 다행일쎄,
건강이 염려될 나이들이 되었지
ㅎㅎㅎ 니가 안보여서 웬일인가 했지
너만 그런거 아니고 모두다 보였다 안보였다해여 ㅋㅋ
옛날 어른들이 눈과 눈섭사이가 너무 좁으면 속 좁다고 했던거 같어
난 속이 너무도 넓은가벼 ㅎㅎㅎ
울아들은 나 놀리는 맛에 살아여 ㅋㅋ
지아버지도 나 삐지까바 못하는 말을
잘도하지 ㅎㅎ
남자들은 허리 다리 잘 안아프지 ?
여자들 흔히 다 아픈거
옥이가 허리가 좀 아파서
지난번 모였을때 못나왔거든
이젠 괜찮디야
모두들 아팠다 안아팠다 그러며
늙는중일쎄 넌 아픈데 없지?